[Review] 모던 디자인의 선구자, '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 展'

글 입력 2018.01.1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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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에 '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 전시회에 다녀왔다. 당연시 느껴왔던 내 일상의 모든 것들이 누군가의 탁월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졌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듯하다. 매일매일 사용하는 가구, 소품, 로고, 거리 등 이 모든 것들이 섬세한 디자인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 전시회를 통해 새삼 깨달았다. 이 디자인은 누가 만들었을까, 이 디자인은 어떤 상상을 통해 완성되었을까 등 한 번도 떠올리지 않았던 물음표들을 이번 전시장을 다니면서 사색을 즐긴 듯하다.

전시장 구경을 마치면서까지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겹치는 디자인들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 의미는, 그가 얼마나 극찬받아 마땅한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사실 창작을 하다보면 똑같은 디자인이 하나쯤은 겹칠 법도 한데, 모든 작품들이 색달랐다. 모든 디자인들이 획기적이다. 그래서 더 놀라운 분이다. 어떻게 그는 5,000여 점 이상의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을까. 정말 하루하루를 디자인에 미치지 않고서야 이 정도로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5,000여 점 이상을 탄생시키려면 하루에 60개 이상은 제작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어떻게 가능케 한 것일까. 나는 시를 하나 완성하는 것만 하더라도 적어도 일주일, 길면 한 달 이상은 걸리는 편인지라 감히 상상이 가지 않는 생활이다. 그는 매일, 매 시간 어디서 번뜩이는 모티브를 얻었을까. 그의 작품을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존경심이 생기는 분이다.

나는 인테리어에 대해서는 그닥 조예가 깊지 않다. 엄마와 가구 쇼핑을 할 때에도 무조건 심플한 단색을 추구하는 편일 정도로 관심이 없다고 표현하면 맞을 듯하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가 나와 맞을까하는 우려감이 있었는데, 관람하면서 생각의 전환을 가졌다. 알렉산더 지라드의 작품을 보는 내내 너무 예뻐서 사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정말 돈만 많다면 알렉산더의 디자인을 사서 우리집에도 저렇게 꾸미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해봤다. 20세기에 만들어진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에서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훌륭한 작품에 속했다. 마치 현대에 만들어진 작품인 것 같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정도로 작품들이 참신하고, 독특하다. 사소한 디테일까지 살려 고급스러운 실내장식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처럼 알렉산더 지라드는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월등한 수준임을 입증했다. 가구, 텍스타일, 수집품, 장식소품, 레스토랑, 항공사 로고, 글씨체, 비행기의 외관과 내부, 식기, 티켓, 짐표, 베지, 탑승객 라운지와 그 안의 가구 토탈디자인, 워싱턴 거리 디자인, 모든 간판과 로고, 쇼핑거리, 식기, 가구, 소품, 인테리어 등 디자인 범주를 확장시켰다. 그의 작품들을 찬찬히 훑어보고 있노라면, 색상과 조합, 배치, 각도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승무원들의 직업 특성상 의상이 불편한 편인데, 이를 해결해주기 위해 편안한 착용감을 살린 아이디어들이 돋보였다. 지퍼를 달은 점퍼와 옆으로 떼어낼 수 있는 치마, 우비, 비를 막기 위한 투명 헬맷 등을 섬세하게 제작한 부분들이 감탄스러웠다.

평소에 건축과 디자인에 관심있거나 디자인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신 분들에게 꼭 추천해드리고 싶은 전시회이다.



< 전시 개요 >


□ 전시명  : 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展

□ 전시기간 : 2017년 12월 22일(금) - 2018년 3월 4일(일)

□ 전시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5, 6전시실)

□ 관람시간 : 12월, 1월, 2월: 오전 11시 - 오후 7시 (입장마감: 오후 6시) / 3월: 오전 11시 - 오후 8시(입장마감: 오후 7시)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1/29, 2/26) *크리스마스, 설연휴 정상운영

□ 티켓가격 : 성인(만 19세-64세) : 13,000원 / 청소년(만 13세-18세) : 10,000원  / 어린이(만 5세-12세) : 8,000원

* 특별할인
예술의전당 후원회원, 골드회원 : 2,000 원 할인(1인 4매)
예술의전당 블루회원 : 2,000 원 할인(1인 2매)
경로(만 65세 이상 본인) : 8,000 원(단체할인 없음)
48개월 미만 영유아(증빙서류 지참 시) : 무료
20인 이상 단체 : 2,000 원 할인(정가기준)
장애인(1~3급) : 본인 포함 동반 1인까지 50%할인
장애인(4급~6급) : 본인만 50%할인
국가유공자, 국가유공자유족증, 의사자유족증, 의상자증 : 본인만 50%할인

□ 주최 : 컬쳐앤아이리더스, 주한미국대사관

□ 전시문의 : 02-6273-4242



1부: 인테리어 디자인



AHG college drawing AA School of Arcitecture, 1925-1926, 77 x 105 x 3 cm.jpg
 AHG college drawing AA School of Arcitecture, 1925-1926, 77 x 105 x 3 cm


Keel Construction Weldwood Chair, 4 Point Support Chair, 1944, 76,8 x 55,5 x 57,8 cm.jpg
Keel Construction Weldwood Chair, 4 Point Support Chair, 1944, 76,8 x 55,5 x 57,8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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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ious types of fabrics


Wooden Doll. ca. 1952, 27,5 x 7,5 x 4,7 cm.jpg
 Wooden Doll. ca. 1952, 27,5 x 7,5 x 4,7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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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en sculpture, 37 x 44 x 25 cm


1부에서는 지라드가 피렌체에서 건축을 공부하던 시절의 다양한 드로잉과 수집품들을 보여준다. 피렌체 유학시절 초기 디자인 프로젝트였던 자신의 아파트(1929)와 구이도 우지엘리(Guido Uzielli)의 아파트(1939) 인테리어는 역사주의에 대한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 첫 프로젝트는 1935년 완성된 맨하탄 아파트(1935)와 함께 현대 인테리어 디자인 잡지에 선보여졌다. 이후 지라드는 1940년에 미시건주의 그로스 포인트(Gross Point)로 옮겨가 사무실과 카페테리아 인테리어, 디트롤라(Detrola)사의 라디오와 레코드 플레이어를 다자인 했다.


2부: 컬러, 패턴, 텍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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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isy Face, Environmental Enrichment Panel Motiv Daisy Face, 1971, 171 x 135 x 0,3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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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gged No. 982


Love Heart, Environmental Enrichment Panel #3017, 1971, 134 x 129 x 0,3 cm.jpg
Love Heart, Environmental Enrichment Panel #3017, 1971, 134 x 129 x 0,3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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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bbons No. 541, fabric sample, 1957, 60 x 60 x 0,5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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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iangles No. 561, fabric sample, 1953, 60 x 60 x 0,5 cm


1952년 지라드는 허먼밀러(Herman Miller)사(社)의 텍스타일 디자인 디렉터로 근무했다. 그는 이 기간 동안 찰스 임스와 레이 임스(Charles Eames and Ray Eames), 조지 넬슨(George Nelson)과 함께 일하면서 허만 밀러의 대표 상품을 만드는데 큰 기여를 했다. 1973년까지 지라드는 300점 이상의 텍스타일과 월페이퍼를 디자인 했는데, 구상적이고 유기적인 디자인에서 기하학적 추상 패턴까지 다양하게 선보였다. 1946년 그는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텍스타일 공모전에서 입상했으며, 1971년 지라드와 허만 밀러는 이색적이고 컬러플한 모티브의 장식적이고 의인화된 환경패널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3부: 기업에서 토탈디자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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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exander Girard working on the corporate design for Braniff International Airlines, 1965


Braniff International, ca. 1965, 8,9 x 15,2 x 0,1 cm.jpg
Braniff International, ca. 1965, 8,9 x 15,2 x 0,1 cm


Four Leaf Clover, 1971, 183 x 134 x 0,3 cm.jpg
Four Leaf Clover, 1971, 183 x 134 x 0,3 cm


La Fonda del Sol matchbox designs, 69,5 x 84,6 x 2,7 cm.jpg
La Fonda del Sol matchbox designs, 69,5 x 84,6 x 2,7 cm  


Old sun, 1971, 141 x 134 x 0,3 cm.jpg
Old sun, 1971, 141 x 134 x 0,3 cm


1965년 지라드는 브래니프 항공사(Braniff Internatinal Airlines)로부터 획기적으로 새롭게 디자인 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지라드는 7가지의 색상으로 기업의 로고부터 글씨체, 비행기의 외관과 내부, 식기, 티켓, 짐표, 베지, 탑승객 라운지와 그 안의 가구까지 토탈디자인을 맡아서 진행했다. 한편 미국의 모던건축의 주요 모델로 여겨지는 워싱턴 거리의 디자인도 진행했는데, 모든 간판과 로고, 쇼핑거리를 통일된 색상 조합을 통해 새로운 거리의 모습으로 탈바꿈시켰다.


4부: 수집과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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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lexity Diversity Enrichment Mythology - India, 1969, 65 x 145,2 x 5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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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aft for the poster Magic of a People, 1968, 83,3 x 63,7 x 3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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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Nativity(Poster), 1962-63, 84 x 56 x 3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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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iple Eyes, 1971, 125 x 125 x 4,5 cm


지라드는 이탈리아에 거주하던 16세 때부터 포크아트를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17세기의 이탈리아 성탄화를 선물하곤 했던 할아버지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어진 도시에서의 생활과 많은 여행 경험은 수집에 대한 열망을 키웠고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100여 곳 이상의 다양한 나라에서 10만 점 이상의 포크아트 소품을 수집했다. 포크아트 수집가로서의 지라드의 열정과 작품의 영감이 되어준 실제 소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디자인 작업에 대한 접근법과 포크아트로부터 그 정수를 뽑아내는 그의 능력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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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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