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사랑하는 이들의 보물창고, 공연예술박물관

글 입력 2014.07.09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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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박물관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바로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뮤지컬과 관련된 잡지를 보다가 공연예술박물관이 열릴 것이라는 인터뷰 기사를 봤는데, 평소에 뮤지컬, 연극을 비롯한 공연에 관심이 많았기에 하루빨리 그 박물관이 지어지기를 내심 기대했다.
 
그로부터 시간이 꽤 흘러갔고, 대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공연예술박물관을 가게 되었다. 처음 발을 내민 공연예술박물관은 정말인지 신기하고 진기한 것들로 가득 찼고, 나는 그것들을 보면서 좋은 나머지 마냥 헤헤거렸다.
 
시간은 그 이후로 2년이 지났다. 대학교 2학년 때 이후로는 갈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문득 공연예술박물관에 가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운 여름날 땀이 흐르건 말건 박물관으로 향했다.
 
간만에 간 박물관은 처음에 갔을 때와 다르게 이상하게 작게만 느껴졌다. 물론 박물과 자체가 다른 박물관에 비해 규모가 작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이미 알고 있는 곳을 다시 봐서 그런지 이전보다는 작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처음 갔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전시된 물품 하나하나를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입이 벌어질 뻔했다. 또 그런 물품들을 볼 수 있다는 거 자체만으로 마냥 좋았다. 공연 당시에 쓰인 소품, 오래된 티켓이나 프로그램……. 그런 것들을 볼 때마다 내가 마치 그 당시에 살았던 관객 같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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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공연예술박물관에 전시된 물품들은 단순히 오래된 것을 넘어서 내게 그 당시의 공연문화가 어땠는지 생생하게 보여줬다. 사실 공연과 관련된 물품은 확보하는 거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를 이전에 들은 적 있었기에 그러한 물품들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1공간에서 3공간까지 둘러본 다음에는 무대의상과 예술인의 방, 무대디자인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갔다. 1공간에서 3공간까지는 연극, 무용, 국악의 역사의 흐름을 담은 곳이라면, 그 외의 공간은 무대의상과 무대디자인 등 공연을 구성하는 것들의 공간이었다. 솔직히 이전에는 그저 ‘신기하다, 예쁘다’고만 느꼈는데 이번에는 공연을 위해 얼마나 꼼꼼하게 무대를 디자인하고 소품 하나까지 신경 썼는지가 눈에 들어왔다. 또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 정성과 고민이 결과적으로 멋진 무대, 공연을 만든다는 것이 깊게 와 닿았다. 공연은 그렇게 하나하나의 고민과 땀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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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니 처음에는 작게만 느껴졌던 박물관이 결코 작지 않게 느껴졌다. 아직은 전시물품을 많이 확보하지 못했고, 그에 따라 박물관이 말하고자 하는 얘기가 적은 것이 한계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공연예술박물관만의 역사와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공연예술박물관은 공연을 사랑하는 이들의 ‘보물창고’가 아닌 ‘고장’이 될 것이다.

 
관람시간: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문의: 02-2280-5804, 5806 / http://museum.ntok.go.kr
[박은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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