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윤하의 5번째 정규앨범 'RescuE' [음악]

- 5년 5개월 동안의 고뇌와 아픔을 담고 있는 앨범
글 입력 2018.01.0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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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라는 가수


나와 비슷한 20대 초중반 나이대의 사람이라면 학창시절 윤하의 노래를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것이다. '비밀번호 486', '혜성','텔레파시' 등 경쾌한 멜로디의 노래를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부르는 피아노 락(piano rock)의 대표주자 이자 '우산', '오늘 헤어졌어요', '기다리다' 등 감성적인 발라더로서 자리매김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나같은 경우는 초등학생 때부터 윤하의 팬이였는데 '추억은 아름다운 기억', '빗소리' 등 윤하 특유의 쓸쓸한 감성과 피아노 연주가 어우러지는 곡부터 '앨리스', '오렌지 첫사랑' 등 톡톡 튀면서 동화같은 곡들까지 뭐라 정확히 찝기는 힘들지만 '윤하스러운' 노래를 늘상 들어왔다. 아이유, 에일리와 함께 여자 솔로 가수 중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윤하는 올해로 데뷔 14년차인 실력파 가수이자 직접 작사, 작곡에도 참여하는 싱어송라이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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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와 아픔을 담고 있는 5번째 정규앨범


윤하의 팬들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윤하가 5집을 내는 과정은 전혀 순탄하지 않았다. 5집 준비를 위해 별이 빛나는 밤에 DJ도 하차했고 계속해서 앨범 준비를 했지만 중간에 무산된 경우가 많았고 기다림은 커져만 갔다. 물론 중간중간 OST 발매 및 디지털 싱글, 피처링 참여도 많이 했지만 뮤지컬 도전으로 인해 소수의 팬들에게 앨범 준비가 뒷전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었고 비중격만곡증 수술을 받는 등 여러 사건이 많았다. 이번 앨범 트랙을 살펴보면 오랜 준비기간 동안 윤하가 느껴왔던 고뇌와 그동안의 아픔이 잘 드러나있고 그동안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윤하의 노래가 아닌, 새로운 느낌의 곡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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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1. RescuE

전부 영어 가사로 이루어진 곡으로 웅장한 느낌의 인트로 곡이다. 웅장한 피아노 소리와 비트, 윤하의 잔잔한 보컬이 어우러지는 곡으로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가장 자주 듣는 곡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영어 가사로 인해 가사전달이 되지 않아 아쉬워하고 의아해하는 청자들이 많은데 윤하가 직접 너무 자기고백적인 내용이라 부끄러워서 영어 가사로 쓰게 됬다고 밝힌 적이 있다. 실제로 가사 해석을 보면 "나를 구할 수 있는 것은 나 뿐이야." "빛나는 태양이 되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어, 가장 아름다운 것은 빛을 비추는 달인걸." 등 고민하고 좌절했던 자신을 다시 일으키고 용기를 주는 가사로 왜 제목이 구원이라는 의미를 가진 'RescuE'인지 잘 알 수 있다. 팝송을 듣는 것처럼 멜로디와 노래에만 집중해도 좋지만 가사 해석을 보고나면 이 곡을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Track 2. 종이비행기(Hello)

앨범 발매 전, 미리 선공개했던 곡이다. 여담이지만 해당 곡이 너무 좋아서 앨범이 정말 기대됬었다. 김이나 작사가와 윤하가 함께 공동작업한 곡으로 가사가 참 와닿는 곡이다. "지난 날과 오는 날의 사이에 서서, 오늘도 난 하루만큼 어른이 됐어" ," 어쩌겠어 해야지 보낼 준비, 네게 배운 대로 맘을 반듯이 접어"라는 가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종이 비행기를 접어 날리듯, 옛 사랑을 보내주며 한층 더 성장하는 내용으로 슬픈 가사와 경쾌한 멜로디가 잘 어울리는 곡이다. 또한 이전 피아노락 음악을 통해 보여주던 윤하의 파워풀한 보컬이 아닌, 잔잔한 보컬이 귓속에 내려앉는 곡이다.


Track 3. Parade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으로, 그루비룸이 작곡에 참여한 곡이다. 트랜드한 비트로 유명한 그루비룸답게 잘빠진(?) 비트와 윤하의 보컬이 잘 어울리는 곡이다. "눈에 보이는 거 귀에 들리는 거 전부 아름다워 지금, 다 이게 한 사람 때문에 벌어진 일이야." 라는 가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이후로 행복하고 설레는 일상을 노래하는 곡으로 윤하의 가성과 함께 톡톡 튀는 비트가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곡이다.


Track 4. 없던 일처럼

윤하의 트레이드 마크인 피아노 반주와 잔잔하게 내려 앉는 보컬이 잘 어우러지는 곡이다. "잊을 틈 없도록 매일 내게 들려주던 목소리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데 사라져가 없던 일처럼" 라는 헤어진 연인을 그리는 가사와 슬픈 멜로디가 잘 어우러지는 곡으로 윤하 특유의 발라드 감성이 잘 드러나는 곡으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다른 트랙이 아쉬웠다면 꼭 이 노래를 들어보기를 권한다.


Track 5. Ariplane mode

전화, 메시지 등 모든 통신을 방해하는 비행기모드를 통해 연인에 대해 식은 감정을 표현하는 곡으로 혼자 있고 싶음을 드러내는 곡이다. 마찬가지로 힘을 뺀 보컬이 주를 이루는 곡으로, "나 혼자 내버려둬"라며 혼잣말을 하는 곡으로 꼭 연인간의 관계가 아니더라도 끊임없는 연락과 인간관계에 지쳤다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Track 6. 예지몽

"설레임이 닳으면 달아오르던 만큼 빨리 차갑게 식어 사라질텐데" 예지몽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미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앞으로 점점 소원해질 연인 관계를 예측하고 이에 대해 연인을 계속 믿고 싶어하지만 계속해서 불안해져 가는 모습을 표현한 곡으로 잔잔하고 낮게 흐르는 곡이다.


Track 7. FEEL

사랑의 시작을 표현하는 곡으로 다가가는 여성과 천천히 알아 가고 싶다는 남성의 이야기가 담긴 달달한 곡이다. chancellor의 피쳐링이 매우 잘 어울리는 곡으로 윤하와 chancellor의 가성이 잘 어우러진다.


Track 8. Drive

이번 앨범에서 특히 좋아하는 곡 중 하나다. "어디로든 다 갈 수 있다고 기대를 걸었던 도로 위에선, 긴장을 놓지 않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어." 고민이 가득 찬 밤, 드라이브를 하면서 도로 위에서 방황하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곡이다. 요즘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기 때문인지 가사를 들으며 많이 공감이 되고 낮게 울리는 윤하의 보컬이 매력적인 곡이다.


Track 9. 가

연인과의 이별을 노래하는 곡으로 다른 트랙에 비해 짧은 곡이다. 이미 마음이 식어버린 연인하게 말하듯 별 감정 없이 가라고 말하는 느낌을 잘 살린 곡이다.


Track 10. 답을 찾지 못한 날

이번 앨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고 공감하는 곡이다. 4번째 트랙인 '없던 일처럼' 과 같이 피아노 반주와 윤하의 발라드 감성이 잘 어우러진 곡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윤하 노래에서 참 내 모습과 비슷하고, 그렇기에 슬픈 곡들이 있다. 이번 트랙인 '답을 찾지 못한 날' 또한 참 슬프고 공감이 많이 가는 곡이다. 나는 종종 잠을 설치곤 하는데 그럴때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잠을 못자서 갖는 피곤함이 아니라 계속되는 부정적인 생각과 낮아져가는 자존감,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등이다. "밤잠을 설치다가 문득 생각이 나, 이토록 모자란 난 어떤 쓸모일까" 라는 가사를 들으며 내 모습이 떠올라서 눈물을 흘리기


Track 11. Propose

"말 안해도 당연한거라 새삼스레 들리겠지만, 내 손을 잡아준 너는 내 전부야" 제목처럼 프러포즈하듯이 연인에게 하는 가사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팬들이 팬송이라고 생각하는 곡이다. 힘들었던 자신을 계속 기다려주고 손을 잡아준 연인에게 하는 말이 마치 그동안 묵묵히 믿고 기다려준 팬들에게 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팬들이 많다. 기타 선율과 맑은 윤하의 보컬이 잘 어우러지는 곡으로 가볍게 듣기 좋은 곡이다.



새로운 시도로 인한 호불호


사실 나는 음악 리뷰를 종종 쓰긴 하지만 꽤나 관대한(?) 귀를 갖고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를 잘 질려하지 않아서 몇년 전 노래가 아직까지 플레이리스트에 고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앞서 말했듯,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윤하의 팬이였던 만큼 (윤하 때문에 피아노를 열심히 배웠던 만큼 정말 팬이였다.) 내 플레이리스트에는 윤하의 곡이 정말 많다. 그리고 흔히 우리가 '윤하스러운 노래'라고 하기에는 이번 앨범은 느낌이 색다른 곡들이 많다. 대부분 잔잔하고 늘 들어왔던 힘있는 보컬이 아니라 낮고 힘을 빼고 부른 노래들이 많다. 여러 힙합 작곡가들이 참여한 곡들이 많은 만큼 노래에 낯선 비트가 실리기도 했다.

실제로 다양한 음악사이트 댓글을 보면 이번 앨범도 좋지만 예전 윤하의 색깔이 그립다는 평이 대다수이다. 그러나 나는 이번 앨범이 긴 준비 기간동안 느꼈던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새롭게 시도하는 곡들도 다 윤하의 색을 가진 곡이라고 생각한다. 데뷔 14년차, 이제 서른인 윤하의 이번 앨범은 윤하에게 있어 구원(Rescue)이자 (RE)다시 갖는 새로운 시작이라 생각한다. 내 학창 시절을 채워줬듯,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양한 노래들로 나를 채워주기를 팬의 마음으로 바라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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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소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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