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쿨 하지 못해 미안해 [영화]

Vicky Cristina Barcelona
글 입력 2017.12.29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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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라면 고통도 달콤하다고 느낄 정도로
사랑 앞에 용감한 크리스티나와
 로맨틱한 낭만보다는
이성이 앞서는 지적인 현실주의자 비키.

가장 친한 친구이지만,
사랑에 관해서는
완전히 상반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은 바르셀로나로 휴가를 떠난다.

달콤한 지중해의 바르셀로나에서
휴가를 즐기던 두 사람은
우연히 매력적인 화가 후안을 만나게 되고,
후안의 초대로 오비에도로 주말여행을 가게 되면서
그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대부분의 우리들, 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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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는 매우 현실적인 캐릭터로 자신의 미래는 물론 남자관까지 지극히 현실적이다. 진지하고 안정적인 남자만 찾는 성격 덕에 뉴욕에서 잘나가는 성실 남 더그와 약혼 중인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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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 없이 탄탄대로의 길을 걷던 그녀의 삶에 후안이 등장하면서 드디어 그녀의 인생에도 업다운이 생기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노골적으로 대쉬를 해오는 후안을 거부하던 비키는 어느새 부터인지 모르게 그에게 푹 빠져버리고 만다. 약혼남의 존재가 비키에게 죄책감을 더해주지만 그를 잊기란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비키는 약혼남과 결혼을 하며 뉴욕으로 떠나게 된다. 그녀 앞에 놓인 현실을 외면하기엔 그녀의 천성이 놓아주지 않는다. 아마 우리들 대부분이 비키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평탄하기만 한 인생에 이벤트가 나타나도 위험을 감수할 수 없어 결국 외면하고 만다.



영화 속 주인공, 크리스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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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는 비키와는 완전 정반대의 스타일이다. 사랑에 관해서는 위험천만한 짓도 못할 거 없단 식이지만 그래도 싫은 건 딱 끊는 단호함도 가졌다. 그렇기에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비키와 친한 친구로 지낼 수 있었던 것이다.

난생 초면인 남자가 자신과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와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데 어떤 여자가 홀라당 넘어가겠는가. 그렇다 크리스티나가 넘어갔다. 초반엔 후안에게 거부감을 가졌던 비키와는 다르게 크리스티나는 그의 적극적 구애에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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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크리스티나는 영화 속 주인공이다. 마음이 끌리면 사랑을 하고 마음이 식으면 사랑을 끝낸다. 진짜 영화 같은 이야기는 후반부에 나온다. 극의 후반에는 후안의 전 부인이 후안의 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이미 크리스티나가 있었다. 둘이 치고 박고 싸웠을까? 아니다. 물론 초반에는 서로 경계하는 듯 했으나 나중엔 셋이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관계까지 진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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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서 넷플릭스 드라마 <당신과 나 그리고 그녀: You Me Her>가 생각났다. 서로 마음이 식은 부부의 관계에 매력적인 여대생이 들어오면서 부부의 관계도 진전되고 셋이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드라마를 처음 볼 때만 해도 소위 골 때리는 이야기라 생각하며 가볍게 웃으며 봤다. 근데 비슷한 이야기를 영화에서 또 만나게 되니 이거 원 내가 쿨 하지 못해 미안해야 되나 싶다.



사랑꾼의 탈을 쓴 사랑병자, 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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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사랑이 넘쳐난다. 그리고 그 사랑이야기들의 중심에는 오직 ‘후안’이라는 남성뿐이다.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운 분위기 덕인지 후안의 넘쳐나는 매력들 덕인지 극의 주인공들은 후안에게 정신을 못 차려 안달이다. 후안 또한 그런 그녀들을 전혀 내치지 않는다. 사랑을 주면 주는 대로 맘껏 받는다.

사랑꾼답게 그의 삶에 사랑의 간극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전 부인을 떠나보내고 젊은 두 여성에게 사랑을 내비쳤고, 크리스티나와 뜨겁게 사랑하는 도중 전 부인이 돌아왔을 때 두 여자 모두를 사랑하게 되고, 두 여자가 모두 그의 곁을 떠나자 다시 비키에게 사랑을 표했다. 좋게 말하면 사랑꾼 나쁘게 말하면 사랑병자다. 한시라도 누군가와 사랑을 나누지 않으면 큰 병에라도 걸리는 듯 사랑에 목매는 사랑병자 말이다.



진하게 남는 아쉬움, 제목과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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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라는
말도 안 되는 영화 제목부터
'둘이 하면 로맨틱 하고, 셋이면...환상적일까?" 라는 구린 카피에,
이해할 수 없는 대표 포스터 사진 선정까지.


배급사는 이 영화를 보긴 한 것 일까라는 생각부터 든다. 영화의 원제는 < Vicky Cristina Barcelona > 이다. 즉 영화의 주축이 비키와 크리스티나 두 인물이라는 것인데, 한국어 제목에서는 비키라는 인물을 지워버린 격이다. 포스터 사진을 그대로 쓰느라 제목의 포커스를 그쪽으로 잡은 것 같은데, 차라리 원작 포스터사진은 바꿔버리고 원제는 그대로 가져왔더라면 더 좋았을 듯싶다.


[김수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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