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장 중요한 것은 아름다움, 곡선을 추구한 화가, '마리 로랑생'

글 입력 2017.12.29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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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가장 중요한 것은 아름다움


곡선을 추구한 화가
'마리 로랑생'


"우아함은 콘트라스트의 미묘함에서 시작된다."


벨 에포크(가장 좋은 시대), 피카소 등
많은 화가들과 교류하며
본인만의 세계를 구축해 온
화가 '마리 로랑생'에 대한 회고전으로
천천히 음미하면서 볼 것이 많은 전시였습니다.

(전시장 내부에서는 단 한 작품만 촬영이 가능합니다!
다른 작품들은 촬영이 불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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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움', '곡선', '자유로움', '신화적인'

 제가 본 전시를 마주하고나서 떠오르는 키워드였습니다. 화가 '마리 로랑생'의 삶은 상당히 역동적인 삶이었습니다. 당시 남성 화가들의 강세에 야수파, 입체파 등이 미술사조의 큰 흐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과 교류를 할 뿐, 그들에게 물들여지지는 않았습니다. 오롯이 그녀의 초반 작품부터 지속적으로 드러나던 그녀의 화풍이 후반기에는 안정화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즉 그녀에게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로 받아들여지는 분홍색과 파란색, 곡선과 부드러움, 여성이라는 주된 소재까지 그녀는 그녀의 화풍을 만들어갔습니다. 그녀는 그녀가 가진 여성성을 감추거나 남성 화가들에 대항하기 위해 왜곡하지 않았습니다. 프랑스의 비평가인 다니엘 마르세유는 이것이 그녀의 위대함이자 약점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러한 그녀가 말하는 아름다움이 참 좋았습니다. 그녀의 그림 속 말을 질주를 의미한다기보다 신화 속 백마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한 없이 부드럽고 주인을 모시는 말, 그 말을 타고 다니는 여성들의 모습은 자유로움이 보였고, 자주 등장하는 새 역시 부드러움 속 자유를 뜻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점차 그녀의 그림 속 여성들의 눈빛은 한 없이 몽환적으로 변화하는데 이는 그녀의 삶에서 스스로 안정기를 찾은 느낌이었습니다. 안정적으로 어떠한 것도 관조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불우했던 유년기, 벨에포크, 세기의 사랑, 두 번의 세계대전, 이혼, 홀로 된 삶, 화가로서의 삶, 후반부 그녀는 오롯이 화가로서 정체성을 완벽히 세운 느낌입니다. 그녀는 더불어 의상, 무대를 디자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녀가 그려준 초상화(여기서 상당히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샤넬과 무대의상 디자인을 하며 친해진 마리는 샤넬의 초상화를 그려줬으나 샤넬이 자신을 너무 약하게 그렸다면서 거절하며 수정요구를 했다고 합니다. 결국 마리는 수정 요구를 받아주지 않고 본인이 간직했는데 그것이 마리의 대표작이 되었다고 합니다.)가 없으면 안 될 정도로 다양한 커리어를 쌓아가며 화가 '마리 로랑생'을 만들어 갔습니다. 예술가로 살아가기로 결정한 그녀에게 최선의 길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저는 부드러움과 곡선 외에 그녀의 그림에서 신화적인 부분을 계속 느꼈습니다. 점차 작품이 중반부를 넘어가면서부터 그림 속에서 저는 신화이야기를 다루는 벽화에서 본 구도를 자주 마주했습니다. 종종 그녀의 그림에서는 여신이 등장하는데, 신화만큼 몽환적이면서도 그녀의 색채 사용이 잘 어울리는 소재는 없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신화적 모티프를 찾아내는 과정이 굉장히 전시를 보는 재미로 제게는 다가왔습니다.

 마지막 전시 파트 영상을 보면 그녀의 그림을 이렇게 말합니다. 거칠고, 조금은 난폭한 상황이든, 화풍이든, 역사든 그녀는 모두 부드러운 곡선 안에 담고 있다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감싸안아 위로한다고 말입니다. 제게도 그녀의 그림이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모난 돌의 결말이 항상 부드러운 모래이듯이, 강함을 이겨내는 것은 꿋꿋한 부드러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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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이 허용된 작품입니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그녀와 기욤이 서로를 생각하며 쓴 시를 필사하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작품을 회고하는 전시인만큼 마무리를 하는 과정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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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너무 만족스러운 전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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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전시관 사진입니다.
(주최 측 사진입니다.)
전시관 구성 자체도 상당히 안정적이었고,
액자 하나하나 독특해서
액자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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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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