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한국 근현대 미술의 정수, 온고지신의 예술을 만나다 [전시]

서울미술관, 불후의 명작; The Masterpiece 展
글 입력 2017.12.2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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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즈음인가, 미술관에 전시를 보러 갔다가 우연히 다른 전시실에서 천경자의 그림을 보게 되었다. 이국적인 소재와 불타오를 것 같은 색감에서 뿜어 나오는 에너지에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작가가 한국에 있었다니,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던 나에게 충격이었다. 작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이중섭 전시회 역시 몇 개의 대표작만을 암기식으로 알고 있었던 내게 예술가 이중섭의 작품 세계를 열어준 기회였다.
 

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1976, 종이에 채색, 130x162cm.jpg
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1976.


지난 12월 8일부터 서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불후의 명작; The Masterpiece 展>은 한국 근현대 미술의 대표 작가 7인의 작품세계를 대중들에게 펼쳐 보이는 전시회이다. 흥선대원군의 별서였던 석파정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서울미술관이 개관 5주년을 기념하여 개최한 특별전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서울미술관의 비전을 바탕으로, 한국 미술이 전통을 바탕으로 어떻게 우리만의 미술을 창조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불후의명작_입구.jpg
 

이번 전시에서는 김기창, 김환기, 도상봉, 박수근, 유영국, 이중섭, 천경자의 작품 50여 점을 전시하는데, 김환기의 <산>(1958), 이중섭의 <황소>(1953), 천경자의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1976) 등 쉽게 보지 못하는 대표작들이 포함되어 있어 더욱 두근대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지만 화법이나 주제의식은 제각기 달랐던 일곱 명의 화가들의 작품세계를 비교해보며 관람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한국의 추상미술을 이끈 유영국과 사실주의 서양화가 도천 도상봉의 관점을 비교하거나, 이국적이고 환상적인 소재를 주로 다뤘던 천경자와 소박하고 일상적인 한국의 풍경을 담은 박수근 각각의 개성을 느껴보는 것이다. 역사적 격변을 겪고, 서양 미술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한국의 ‘전통’이라는 뿌리를 놓지 않고 창조적으로 발전시킨 한국 근현대 미술의 정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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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창, <예수의 생애> 중 7-요한에게 세례받음.


특히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운보 김기창의 <예수의 생애> 전작 30점을 모아둔 별도의 전시관인데, 성경의 내용을 한국적으로 해석한 수작이자 대작인 만큼 기대감 또한 커진다.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영문학 전공 특성상 항상 기독교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는데, 특히 한국 기독교가 그림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한국인의 모습으로 재해석된 예수의 모습이 세계적으로 선구적인 시도였다고 하는데,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볼 예정이다.


포스터_불후의명작.jpg
 


《불후의 명작; The Masterpiece》展
2017. 12. 8(금) - 2018. 6. 10(일)
서울미술관 제 3 전시실



[채현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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