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위대한 쇼맨’, 그는 정말 위대했을까? [영화]

글 입력 2017.12.2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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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달 개봉한 영화 ‘위대한 쇼맨’은 우리에게 ‘울버린’역으로 친숙한 휴 잭맨을 비롯해 잭 에프론, 젠다야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영화이다. 서커스단을 배경으로 한 화려한 무대와 배우들의 노래, 춤은 관객들을 흥분시키기 충분했다. 따라서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보았을 때부터 기대감을 가지고 개봉을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스크린에서 마주한 ‘위대한 쇼맨’은 기대한대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역시 뮤지컬 영화답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안무와 어우러진 OST였다. 이 영화의 주제를 담고 있는 곡이자 대표곡인 ‘This is me’는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희망적인 가사로 인해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또한 잭 에프론과 젠다야가 함께 부른 ‘Rewrite the stars’는 공중 아크로바틱을 접목시킨 안무로 인해 더욱 아름답게 전달된다. 그 외로 ‘Never enough’, ‘The other side’ 등 눈에 띄는 OST가 한 가득 들어있다. 뮤지컬 영화를 사랑하고 좋은 OST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러닝타임 내내 눈과 귀가 즐거울 것이다. 따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연말에 즐길 수 있는 한편의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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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바넘'의 실제 모습


 그러나 영화의 주인공이자 실제 인물인 ‘P.T.바넘’의 실체는 영화 속 환상과는 거리가 멀다. 영화 속에서는 자상한 남편이자 아버지이고 유쾌한 서커스쇼 단장인 바넘은 사실 사기꾼으로 악명이 높은데다 소외된 이들을 구경거리로 이용해서 비난 받는 인물이다. 그의 서커스는 동물학대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을 쇼에 동원하거나 흑인 여성의 몸을 해부하여 전시하는 등의 만행을 저질렀다. 따라서 이러한 행적을 가진 바넘을 미화하고 있는 이번 영화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뒷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인물을 모티브로 삼아 ‘내 모습 그대로 당당하게 살자’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은 엄청난 모순으로 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 인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관객들은 바넘과 그의 서커스에 대해 왜곡된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차라리 실제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기보다는 영화의 주제에 맞는 픽션 캐릭터를 새로 만드는 게 나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스토리라인 역시 작품의 전반적인 주제를 전달하기에는 다소 빈약하다. 바넘의 행적을 미화하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극 중에서 바넘은 서커스 단원들을 보듬으려는 모습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제니 린드’라는 성악가와 함께 하는 투어에 눈이 멀어 그들을 방치한다. 그렇기에 막판에 서커스 단원들이 바넘을 감싸고 그를 긍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졌다. 영화의 메시지를 위해서는 바넘의 가족적인 면모를 좀 더 부각하기 보다는 서커스 단원들과의 관계를 조명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따라서 배우들의 열연과 아름다운 OST는 매우 만족스러웠지만 그 외의 아쉬운 부분들로 인해 완전히 즐기기는 어려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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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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