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시즌 4. 연말 특집 1. 에디터의 취향고백

세 에디터가 각자 밝히는 '올해의 취향 저격'
글 입력 2017.12.27 09:0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우.사.인] 시즌 4. 연말 특집
1. 에디터의 취향고백
세 에디터가 각자 밝히는
'올해의 취향 저격'


우.사.인 취향고백.jpg
 

안녕하세요, 우.사.인과 아트인사이트를 찾아주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벌써 크리스마스도 지나고 이젠 정말 12월 31일, 그리고 새해로의 카운트다운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한 해를 정리해보는 우.사.인 연말특집 제 1탄, 에디터의 취향고백으로 올해 각자의 취향을 저격한 앨범과 곡들을 소개합니다. 에디터 주관주의, 덕심폭발 주의!



예진의 취향고백,



1.
바이바이배드맨 - '너의 파도'


"너의 파도 속을 헤매듯 숨을 쉴 수가 없어,
서로 닿을 듯한 거리여도 아직 말할 순 없어,
너게만은 들킬 수 없는 내 맘"




‘바이바이배드맨’은 정봉길(보컬), 구름(키보드), 이루리(베이스), 곽민혁(기타)로 구성된 4인조 밴드입니다. 치즈, 10cm, 선우정아 등 다수의 아티스트가 몸담고 있는 매직스트로베리에 소속되어 있으며, 스톤 로지스의 음악을 듣다가 제목에 이끌려 바로 팀명을 정했다는 일화처럼 그들의 음악은 신나고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바이바이배드맨은 쉽게 드러내기 힘든 잠재된 흥을 일깨워주는 밴드이기도 해요.

2011년을 시작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지만,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올해 봄에 발매된 <너의 파도>입니다. 듣는 이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바이바이배드맨 특유의 몽환적인 빈티지함이 가장 잘 표현된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영화에 빗대보자면, 80년대의 밴드 감성과 청춘의 열정이 돋보였던 <싱 스트리트>가 그려집니다.

올해 여름은 어땠나, 하고 시간을 더듬어 봐도 사실 마땅하게 떠오르는 기억이 잘 없는데, 그 중에서도 매일 들었던 이 앨범은 호젓하게 기억이 납니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가던 길, 이 노래를 들으면서 습관처럼 초저녁 하늘을 올려다봤었거든요. 자신이 쓴 책이 각자의 수많은 시간들을 채워주길 바란다던 한 작가의 이야기처럼, 뮤지션의 이 앨범은 제 여름을 온전하게 책임져 주었습니다.


2.
사뮈 - 춘몽


"곁에 있을 땐 몰랐던 방 안 가득한 향기.
이젠 옆에 없는데, 아직 곁에 있는 것 같아.
아직은 좀 어색하고 괴로워.
모든 걸 처음 보는 것 같아.
아직은 좀 어색하고 괴로워.
아무렇지 않게 돌아올 것 같단 말야."




<춘몽>은 신인 뮤지션 사뮈가 5월에 공개한 싱글앨범입니다. 짙은 악기소리와, 곧바로 이어지는 더욱 짙은 아티스트의 목소리에 개인적으로는 듣는 순간 매료되었던 곡이기도 합니다. 보편적인 경험을 다룬 많은 이별 노래 중에서도 개인적으로는 그 아픔을 잘 드러낸 노래 중 한 곡이라고 생각해요.

침착한 목소리에 반해 굉장히 직설적인 가사가 돋보입니다. 크게 화려하거나 시적이지는 않지만, 에두르지 않은 솔직함이 오히려 더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어요. 다소 허망한 의미임에도 예쁜 어감에 자꾸만 되새겨보게 되는 단어 ‘춘몽’처럼, 짙게 드리워진 쓸쓸함이 아프면서도 자꾸만 찾게 되는 음악입니다.

더불어, 사뮈가 작년에 발매했던 앨범 <새벽 지나면 아침>을 들어보면 의외로 경쾌한 리듬의 음악도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아티스트의 또 다른 다채로운 매력을 들어보고 싶으신 분들께는 뮤지션의 데뷔 앨범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인수의 취향고백,



1.
마인드유 - 사랑해줘요


"사랑해줘요
나의 마음이 그대에게 날아가기를"




본디 음악에 대한 자신의 취향을 이야기할 때, '특유의 가사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할 수도 있고, '선율이나 멜로디가 아름답다', 혹은 '곡에 담긴 메시지가 의미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보컬이나 밴드 사운드 등 듣는 이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떠한 노래를 좋아한다고 할 때 그 이유는 굉장히 다양할 수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음악을 가려 듣지 않는 '잡식성 향유자'인 만큼 위와 같은 다양한 음악적 취향이 얽히고 설켜 반영되고는 한다. 그래도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일단 흔한 사랑 노래는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사랑 노래라 하더라도 수많은 곡들의 뻔한 스토리나 멜로디를 뛰어넘는 어떠한 감성이 존재한다면 오히려 무한 반복을 하기도 했다. 나에게 그런 곡이 바로 마인드유(前 어쿠루브)의 음악이었다.

마인드유의 노래에는 얼핏 보면 뻔한 가사, 흔한 멜로디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음악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굳이 표현하자면 가벼운 어쿠스틱 분위기이면서도 세련된 사운드를 가지고 있었고, 그와 동시에 풋풋하면서도 감미로운 목소리가 그들의 사랑 노래와 너무 잘 어우러져 특유의 매력을 냈던 것 같다.

팀명에 대한 논쟁으로 인해 고충을 겪고 난 이후 마인드유로 다시 돌아온 이들은 올해 7월 'RE:WIND'를 통해 다시금 기존에 가진 그들의 명곡과 함께 새로운 곡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 노래가 바로 '사랑해줘요'이다.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사랑하는 이를 찾는 이의 심정을 마인드유 특유의 감성으로 노래했다. 추가적으로, 함께 수록한 마인드유의 대표곡들은 약간의 편곡을 하여 변화를 주기도 하였다. 모두 혼자 있는 방안, 혹은 밤길을 걸으면서 들으면 좋을만한 깊이 있는 노래들이다.


2.
안녕하신가영 - '단편집'


"난 널 그리움에
가까운 너를 그리고 있는가봐
너는 여전한만큼 괜찮은거지
난 그런 널 그리고 있는가봐"




우사인에서도 프레스 공연과 인터뷰를 함께했던 '안녕하신가영'의 앨범, '단편집'이다. 평소부터 시적인 가사와 감미로운 멜로디로 많은 사랑을 받은 안녕하신가영의 매력이 너무나도 잘 묻어난 앨범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생각이 많아질 때, 그러다 보니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시절 안녕하신가영의 노래를 가장 많이 들었다. 그때는 그냥 듣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더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때로는 더 아름답게, 때로는 더 깊이 있게 세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해석했던 안녕하신가영의 노래에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그런 맥락에서도 앨범 '단편집'은 안녕하신가영은 아티스트로서의 기질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던 것 같다.
 
계절을 노래하는 곡들은 많지만 계절과 계절 사이의 외로운 계절을 노래하는 곡들이 없어 시작하게 되었다는 단편집 시리즈는 실제로 출판된 에세이집과 함께 시리즈별에 맞는 공연도 진행되어 완성도를 더하였다. 계절 사이의 4개 곡들과 함께 마지막으로 추가된 '그리움에 가까운'이라는 타이틀곡에서도 어김없이 그녀만의 세상을 노래하고 있다.

추가 추천곡 :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우리는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기 위해서', '10분이 늦어 이별하는 세상'


3.
장미여관 - 옥탑방


"그래도 나는 나는 괜찮아
오늘도 평상에 누워 꿈꾸니"




많은 이들이 그렇듯이 어떠한 이유이든 누군가에게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그저 자신의 일상, 특히 혼자 있는 시간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굉장히 힘든 일이다. 심지어 그것이 그저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전해야 할 이야기라면 우리는 더없이 작아지고 소심해진다. 사실 그저 음악적 취향을 고백하는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약간의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어떠한 비밀을 이야기할 때도 그 부끄러움과 비례하여 진정성이 담기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한다.

그러한 맥락에서 생각해보면 뮤지션들이 음악을 만들 때 자신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노래에 담으면서는 어떤 기분일까 궁금하다. 그리고 그렇게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담은 솔직한 이야기를 노래할 때 듣는 이가 더욱 진정성을 느끼는 게 아닌가 싶다.

나온 지 조금은 시간이 지난 곡이지만, 2016년 3월 발매되었던 '오빠는 잘 있단다'에 수록된 옥탑방이라는 곡을 소개하는 이유도 그와 같은 의미이다. 옥탑방에 살면서 느꼈던 점을 담담하게 써 내려갔을 뿐만 아니라, 담백한 멜로디로 담았고, 아름다운 가사로 그 감성을 풍부하게 그려냈다.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어쩌면 어떤 드라마에서 보았던 하나의 장면일 뿐일지라도 시원한 가을밤 혹은 따스한 봄밤 옥탑방 문 앞 평상에 누워 한가로이 하늘을 바라보는 장면이 그려진다.



나연의 취향고백,



1.
적재 - 별 보러 가자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가볍게 겉옷 하나 걸치고서 나오면 돼."




세션, 기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아이유의 팬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그 이름, 적재. 뛰어난 연주 실력으로 많은 아티스트들의 기타 세션을 맡고 있기도 하지만 그는 2014년 정규 1집 이후 두 차례 싱글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다.

올해 3월 발매된 적재의 첫 EP 'FINE'은 적재의 따뜻한 목소리와 담담하고 다정한 가사가 담긴 앨범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타이틀 곡 '별 보러 가자'는 다정함과 달콤함이 담뿍 들어있는 곡이다. 어두운 밤길을 혼자 걸으며 듣는다면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곡. 하늘을 한 번 바라보고 별을 찾게 되는 곡. 그리고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는 곡.


2.
검정치마 - Diamond


"변하지 않는 건 다이아몬드 하고
널 사랑하는 나밖에는 없다고"




검정치마가 돌아왔다. 이번에는 작정하고 사랑노래밖에 없는, 앨범 커버도 아티스트 본인의 부모님 결혼 사진인 앨범으로. 제목도 'TEAM BABY'다. 지금까지 검정치마의 노래가 그래왔듯 단순히 '달콤하다'라는 표현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가사들이 넘쳐난다. 타이틀곡 '나랑 아니면', '한시 오분' 등의 곡이 가장 사랑받고 있지만 왠지 나에게 다가온 것은 Diamond다.

이대로도 괜찮을까 묻는 연인에게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며, 변하지 않는 것은 다이아몬드와 널 사랑하는 나밖에 없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사람. "내가 어디가 변했어!"하며 화내지도, "너 또 왜그러냐" 혀를 차지도 않고 적당한 그 중간에서 넘쳐나는 자신감으로 능구렁이처럼 슬쩍 넘어가려는 태도 같아서 웃음이 난다.


3.
디어클라우드 - 네 곁에 있어


"네가 아파하지 않길 기도해,
단지 네가 행복하기를 바래"




지난 18일, 우리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황망한 한숨을 내쉬고 눈물을 흘렸다. 종현은 뛰어난 아티스트였다. 그는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특유의 성실함으로 매일 밤 자정 라디오에서 청취자들을 만나 심야시간대 까다로운 청취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았고 그런 와중에도 솔로 앨범, 소품집, 소설집 등 자신의 이야기를 쉼없이 들려주었다. 그가 만든 노래들은 많은 사람들의 하루의 끝을 위로했고 한숨 자국을 지웠다. 많은 사람들이 그로 인해 위로받던 순간 속에서도 그는 외로웠고 힘겨웠다. 그의 유서는 라디오로 인연을 맺은 디어클라우드 나인의 SNS를 통해 공개되었고 그 이후 나는 이 노래가 종현에게 말하는 나인의 목소리로 들린다. 그저 아파하지 않기를, 행복하기를.

처음에는 그저 안타깝고 슬펐다. 우울증은 병이니까, 뇌의 장난이니까 나아서 삶을 이어갔기를 바랐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런 생각도 멈추기로 했다. 그저 아파하지 않기를 바란다. 더 이상 고통 없이 편안하기를. '행복'에 대한 압박과 강박 속에서 벗어나 편안함 속에서 자연스러운 행복을 얻기를. 그 곳에서 좋아하는 일들 맘껏 하며 편히 쉬기를 바란다. REST IN PEACE.




나예진, 선인수, 김나연
편집 김나연


김나연 서명.jpg
 

[김나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