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2017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와이즈발레단의 “Baroque goes to present” (공연예술)

“현대로 온 바로크 음악가들이 예술의 본질을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
글 입력 2017.12.2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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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와이즈발레단의
“Baroque goes to present”


현대로 온 바로크 음악가들이
예술의 본질을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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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oque goes to present 무대 일부분

 
발레컬과 동화발레, 클래식발레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와이즈발레단이 신작 Baroque goes to Present를 창작산실 무대를 통해 처음 공개했다. 창작자들이 겪고 있는 예술적 고충을 무용으로 옮겼으며 바로크 시대 음악가 바흐와 헨델이 안무가의 상상력을 통해 재창조된다. 기본적인 스토리텔링은 바로크 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 현대의 작곡가가 그 시대 음악가들로부터 영감을 얻어 현대로 되돌아오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안무가 홍성욱 선생님 그리고 와이즈발레단과 친분이 있는 필자는 올해 봄부터 안무제작 과정과 중간발표 과정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제작 과정 그리고 중간발표 과정만을 지켜보았을 때는 홍성욱 선생님의 안무작 “Beatles suite”의 또 다른 자매 작으로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예상치 못한 창작물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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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이 오르기 전인 Baroque goes to Present 무대

 
첫 시작은 예술가 역을 맡은 남자무용수의 고뇌로 시작한다. 예술가는 무언인가를 끊임없이 적고 있지만 생각 이상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지 종이를 찢기고 새로 쓰기를 반복한다. 술을 마시며 고뇌하는 순간 책상 밑에서 여자 무용수가 튀어나오고 남자 무용수는 여자 무용수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창작 활동을 지속한다. 여자 무용수가 책상 밑으로 다시 들어가고 무대 막이 오르면서 남자 무용수는 시간 여행을 시작한다.
 
오묘한 먹색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은 헨델과 바흐, 비발디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첫 시작은 여자 무용수들이 바닥에 깔린 기다란 다섯 개의 흰 천을 들고 춤을 추는데 마치 오선지를 무대 위로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보였다. 오선지를 표현한 듯한 흰색 천과 먹색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은 음악 악보를 연상시켰다. 무용수들이 음표가 되어 흰색 천을 들고 음악을 작곡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예술가 역을 맡은 남자무용수의 몸에 흰색 천을 감싸 안고 첫 음악을 끝내는데 마치 오선지와 음표 안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작곡가의 고뇌를 보는 듯했다.
 
첫 음악에서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음표 같다고 생각해서일까? 보는 내내 무용수들이 오선지 위의 음표가 되어 음악에 맞춰 부드럽게 또는 과격하게 움직이는 듯 보였다. 느린 아다지오 음악에서는 우아한 파드되를 빠른 알레그로 음악에서는 역동적인 남자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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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발레단 - Baroque goes to Present 커튼콜
가운데 남성이 예술가 역을 맡은 무용수이다


팸플릿에서는 바로크 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난 현대 작곡가라고 소개했지만 보는 내내 작곡가 머릿속에서 아직 정제되지 않는 수많은 음악적 영감들이 음표와 오선지가 되어 떠다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안무가는 작품에 시간 여행과 작곡가의 창작 고뇌라는 스토리텔링을 넣었지만, 스토리텔링을 넣지 않음으로써 관객들이 다양한 시각과 느낌으로 작품을 받아들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바로크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작품을 오랫동안 찾고 있었고 제대로 된 작품을 만난 것 같아 매우 기뻤다. 와이즈발레단의 주요 레퍼토리로 자리 잡아 더 많은 관객이 접할 수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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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발레단 김길용 단장님(왼쪽)과
예술감독이자 Baroque goes to Present 안무가 이신
홍성욱 선생님(오른쪽)


[장세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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