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뮤지컬 < 난쟁이들 > : '어른이들'을 위한 발칙한 동화나라 이야기 [공연예술]

글 입력 2017.12.25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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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 난쟁이들 >이 2015년 초연, 2016년 재연에 이어 올해 삼연으로 다시 돌아왔다. 2015년 초연 당시 생일 선물 겸으로 아빠와 보러 갔다가 약간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아빠가 필자와 사이가 어색했다면 정말 중간에 많은 생각이 교차했을지도 모르겠다. 워낙 유쾌한 극이다 보니 웃어넘길 수는 있지만, 그래도, 혹시나 부모님과 이 극을 같이 보러 갈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왜냐하면 이 뮤지컬은 '' 뮤지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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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보러 간 날은 뮤지컬 < 아이 러브 유 >의 첫공 날이었다. < 난쟁이들 > 예매처에서 볼 수 있는 스케줄표에는 다른 공연들의 첫공, 막공 날이 표시되어있다. 이는 그날의 공연이 심상치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해주는 일종의 장치(?)이기도 하다.

이 공연을 처음 접한다면, 부디 스케줄표에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날에 관람하길 권한다. 왠지 소외당하는 기분을 느끼게 될 지도...

아니나 다를까, 이 날 공연은 < 아이 러브 유 >의 개막을 모르고 온 사람들은 영문도 모르고 웃어야 하는 장면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배우들은 본인들이 첫공인 마냥 굉장한 하이텐션으로 공연을 진행해나갔고, 이미 공연을 한 번 본 적이 있는 입장에서, 공연은 소위 말하는 '레전드'를 갱신했다.

개인적으로 이 뮤지컬은 두 번째 관극부터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라고 생각한다.





동화(童話)의 정의는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童心)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 또는 그런 문예 작품. 대체로 공상적ㆍ서정적ㆍ교훈적인 내용으로 되어있다.'라고 나와있다. < 난쟁이들 >의 주인공은 우리가 어렸을 적 보던 동화 속의 등장인물들이다. < 난쟁이들 >은 동화나라를 배경으로 '만 15세 이상 관람가'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 난쟁이들 >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동화의 법칙들을 한바탕 뒤집어버린다. 돈을 써야 마법이 이루어진다고 노래하는 마녀와 성욕 강한 백설공주, 비린내 나는 인어공주, 어딘가 모자란듯싶은 이웃나라 왕자들까지. 우리가 동화 속 이야기라고 상상도 할 수 없는 발칙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난쟁이 찰리는 공주를 만나서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이 꿈이다. 찰리가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책들에서, 공주님이 왕자님을 만나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로 끝났기 때문이다. 찰리는 백설공주를 꼭 만나고 싶은 일곱 번째 난쟁이 빅과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 떠날 준비를 하게 된다.


해피 해피 엔딩
현실에는 없는 동화나라 이야기
해피 해피 엔딩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이야기

- 뮤지컬 < 난쟁이들 > 중
'해피엔딩 rep.'에서


우리는 팍팍한 현실 속에서 항상 행복해지길 원하며 살고 있다. 우리의 현실을 담아내고 있는 듯하면서도, 행복한 엔딩을 맞이하며 '현실에는 없는 동화나라 이야기'라는 가사의 넘버를 부른다. 조금 슬프게 들릴지도 모르는 가사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벗어나 동화나라에 있는 120분 동안은 우리도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동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세상이 너무 힘들고 지칠 때,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동화책을 읽으며 어린아이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러기엔 조금 부끄러울 때. 어른이를 위한 동화나라 이야기 < 난쟁이들 >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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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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