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이미지에 생명을 불어넣는 마술사, 알렉산더 지라드 전

글 입력 2017.12.1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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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이미지에 생명을 불어넣는 마술사
알렉산더 지라드


누구나 한 번쯤 이 세계를 아름답게 느낀다. 어떤 장관을 목격했을 수도 있고, 평소와 같이 가던 길을 가다가 멈춰섰을 수도 있다. 아니면 그 길의 목적지가 설레서 일 수 있고, 길을 걷기 전에 좋은 일이 있어서 일 수도 있다. 아니면, 정말 아무 일도 없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평상시와 달리 파란 하늘이 얼굴이 비칠 것처럼 가깝고 맑게 느끼는 순간이 있다. 평상시와 같이 나무를 보더라도, 가끔 나뭇잎 사이사이 비치는 빛은 물질세계의 현상을 넘어 가슴팍에 파묻혀 있는 심장까지 비춘다.

인간은 어디에서고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 밖에서 느낀 어떤 '경이'를 나의 공간으로 들여다 놓고 싶은 인간의 마음은 어색하게 불을 피우던 시기에도 여전했다. 차이가 있다면 그곳이 아주 옛날에는 동굴이었고, 오늘날에는 집이라는 점 정도다. 알렉산더 지라드는 그 정신을 잘 계승하고 있는 디자이너다. 전시된 오브젝트는 지라드의 개성적인 색감과 균형으로 자연물과 같은 생명으로 반짝인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낯설지 않은 단순한 패턴과 형태는 지라드의 세련된 감각으로 다시 태어나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준다.


전시장 전경-1.jpg
 
전시장 전경-3.jpg
 

인간의 아름다움과
사랑에 대한 표현은 한계가 없습니다;
눈과 귀와 마음을 열면 당신은
전 세계의 사람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습니다.

Infinite are man’s __EXPRESSION__s of beauty and love;
open your eyes your ears and your heart to them and
you will unite the peoples of the world.

-알렉산더 지라드-


알렉산더 지라드(1907-1993)는 20세기 모더니즘 디자인을 대표하는 예술가로 당시의 인테리어, 건축, 가구, 소품, 텍스타일 등 폭넓은 디자인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상업디자이너이다. 지라드는 런던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돌아와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커리어를 쌓고 텍스타일 디자인 디렉터로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건축에서 시작한 그의 커리어처럼, 그의 디자인은 전체적이고, 치밀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이런 지라드의 예술적 감각이 어우러진 하나의 '완성된' 형태로서 전시되었다.

지라드는 생활 전체를 생각하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토털 디자인을 추구했다. '온전한' 디자인에 대한 갈망은 전시회에도 그대로 녹아들어, 전시관을 방문한 우리는 단순한 오브젝트의 나열이 아닌 환경, 건축, 인테리어, 가구, 제품디자인 등의 다양한 장르의 전문가들이 새로운 조화를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전시회에서 지라드 뿐만 아니라, 유명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및 예술가인 찰스 임스와 레이 임스, 조지 넬슨, 조지아 오키프, 미노루 야마자키, 에밀리오 푸치 등과의 관계와 영향을 찾을 수 있다.


Daisy Face, Environmental Enrichment Panel Motiv Daisy Face, 1971, 171 x 135 x 0,3 cm.jpg
Daisy Face, Environmental Enrichment Panel Motiv Daisy Face
1971, 171 x 135 x 0,3 cm

Love Heart, Environmental Enrichment Panel #3017, 1971, 134 x 129 x 0,3 cm.jpg
Love Heart, Environmental Enrichment Panel #3017
1971, 134 x 129 x 0,3 cm


지라드의 작품이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순수회화 작품의 그것과 조금 다르다. 순수회화는 작품 자체에 오래 머물게 하는데, 지라드의 디자인은 그 사물 자체보다 그 사물이 가져다주는 공간의 새로운 느낌을 더 즐기게 한다. 순수예술과 실용예술을 구별짓기 하는 것이 아니라, 지라드의 작품이 회화적 요소를 가진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좀 더 우리 공간에서 조화를 이루며 녹아든다. 지라드의 텍스처에는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가 사용하는 색과 형태는 때로는 복잡한 추상의 형태를 띠고, 때로는 단순하고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어떤 형태로든 그의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기묘한 낙관성은 그대로 남아 우리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Triple Eyes, 1971, 125 x 125 x 4,5 cm.jpg
Triple Eyes, 1971, 125 x 125 x 4,5 cm


지라드 전의 1부는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피렌체에서 공부를 시작하던 시절의 다양한 드로잉과 수집품을 전시한다. 피렌체 유학 시절 초기 디자인 프로젝트인 자신의 아파트와 우지엘리 아파트는 역사주의의 영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부는 그가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한 허먼밀러 사의 텍스타일 디자인 디렉터 시절의 작품으로, 구상적이고 유기적인 디자인부터 기하학적 추상패턴을 넘나드는 그의 역량을 엿볼 수 있다. 간단해 보이는 패턴 속에서도 이색적인 매력과 색깔에서 묻어나오는 열정은 감상자를 감탄시키기에 충분하다. Daisy Face와 같이 사랑스러운 모습을 띤 패턴도 전시되고,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Love Heart도 전시되니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

3부는 그가 추구했던 토털디자인 시절을 전시한 것으로, 7가지 색상으로 기업의 로고부터 글씨체, 비행기 외관과 내부, 식기, 티켓, 짐표, 베지, 탑승객 라운지와 그 안의 가구까지 맡아 진행했다. 이 세션에서 감상자는 그가 말했던 '온전한' 디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4부는 지라드가 16세부터 수집한 포크아트를 맛볼 수 있다. 포크아트만이 안겨줄 수 있는 어떤 향수와 원초적 감각은 지라드에게 평생 영감을 안겨주는 뮤즈였다. 그는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100 여곳 이상의 나라에서 10만점 이상의 포크아트를 수집했다. 필자는 이 마지막 세션이 지라드의 작품에 묻어나오는 발랄한 색깔들의 원천을 확인할 수 있는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지라드의 작품은 발랄하고, 우리를 기분 좋게 한다. 다양한 형태와 열정적인 색감은 일견 가벼워 보이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조화가 가져다주는 기쁨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일상에서 사랑을 느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일상을 사랑할 줄 알아 그 사랑을 이미지에 쏟아 넣을 줄 알았던 디자이너, 지라드를 만나러 가보는 것이 어떨까.


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 공식 포스터.jpg





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 展
- Alexander Girard, A Designer's Universe -


일자 : 2017.12.22(금) ~ 2018.03.04(일)

*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1/29, 2/26)
크리스마스, 설연휴 정상운영

시간
오전 11시 - 오후 7시
(입장마감: 오후 6시)

*
3월 : 오전 11시 - 오후 8시
(입장마감: 오후 7시)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티켓가격
성인 13,000원
청소년 10,000원
어린이 8,000원

주최
컬쳐앤아이리더스
주한미국대사관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문의
컬쳐앤아이리더스
02-6273-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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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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