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그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지금 우리의 이야기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

글 입력 2017.12.18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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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문제가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남에 따라 건강한 사회는 자연스레 병들게 된다. 때때로 여러 문제는 하나의 원인으로 귀결 될 수도 있다. 건강한 뿌리에서 건강한 가지가 자연히 자라나듯, 사회 또한 선순환 구조로 흘러가야 밝은 미래와 다양한 가능성을 마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오늘날 우리 사회를 보며 건강한 사회라 지칭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가 그렇게 암묵적인 동의하에 이 사회를 병든 사회라 바라보며 고질병에 가까운 사회의 문제를 그저 묵묵히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분명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몇 세대를 거쳐서 일어나는 사회문제는 언젠가 커다란 문제로 일상에 위협을 가하는 존재로 커져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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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예리한 눈으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바라본다. 그리고 ‘결혼’이란 일생일대의 사건에 집중한다. 연극은 결혼 자체에 대한 탓이 아니라, 행복한 결혼을 영위 할 수도, 심지어 꿈꿀 수도 없게 만드는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을 가하는 작업을 행한다. 부부인 종철과 선미는 여느 가정처럼 기분 좋은 날에는 외식을 하거나, 특별한 날에는 연애 시절을 떠올리며 영화관 데이트를 즐겨한다. 둘이 벌어 두 사람의 생활을 유지하기에도 급급한 사정인지라 가끔 기분 내는 정도로 둘 만의 시간을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선미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2인 가족으로도 겨우 삶을 꾸려나가는 이들에게 임신은 축복과 동시에 고생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다가온다.

 늘 바래왔던 일이건만 막상 현실이 되자 둘의 언어는 엇갈리기 시작하고 대화는 좀처럼 이어지지 않는다. 선미는 낳고 싶어 하지만, 여건을 고려하여 낳는 것을 망설이는 종철이다. 아이 소식은 곧 선미와 종철의 결혼 관계는 물론 부부 이전에 개인으로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으로까지 확대되어 두 사람의 일상을 마구 흩뜨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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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선미와 종철만의 갈등을 다루는 연극이 아니다. 사회 곳곳에서 맡은 바 묵묵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소시민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다. 연극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뼈아픈 우리 사회의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해마다 심각해져만 가는 저출산 문제는 더 이상 우려가 아닌 인구절벽이란 현실이 되고 있다. 또한 여성에게 집중되는 육아부담, 결혼을 애써 외면하는 개인주의 성향 등으로 인해서 저출산에 대한 다양한 원인이 드러나지만, 결국 이를 관통하는 하나의 근본 문제는 희망이라곤 마주할 수 없는 사회로부터 자라나는 불안과 절망이란 씨앗이다.

 고용불안, 저임금, 높은 실업률 등 아이를 낳아서 가정을 이루는 것은 사치이며, 결혼은 꿈도 꿀 수 없는 현실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극 중 선미는 “미래는 더 나으리라 믿고 살아야지.”라고 말한다. 과연 그녀의 소망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경남 창녕군 길곡면’이 막을 올린 지 어느덧 열 번째 해를 맞이했다. 지금으로부터 십년 전, 극단 산수유는 ‘경남 창녕군 길곡면’을 통해서 ‘결혼’에 대한 문제를 외쳤다. 그렇기에 이번 연극은 되돌아봄과 나아감의 경계에 서 있는 작품이다. 연극을 통해서 맨 처음 상연 시에 제기했던 ‘결혼’이 가져다주는 여러 문제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골머리를 앓게 하는 문제로 남아있는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딘지 모르게 더 암울한 미래로 걸어가고 있는 것만 같은 길목에서 극단 산수유는 ‘경남 창녕군 길곡면’을 통해 다시금 사회의 문제를 함께 바라보고 생각할 것을 상기시킨다.



:: 시놉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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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인 종철과 선미는
밤에 TV를 보면서,
또는 함께 식사하면서
잡담을 즐기고 휴일을 즐기는
평범하고 소박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지적인 것도, 부유한 것도 아닌 이들은
같은 직장에서 각각 배달 운전수와
판매 직원으로 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선미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이들의 대화는 어긋나기 시작한다.

즉 선미는 낳고 싶어하고
종철은 반대하는 것이다.

이들은 차츰 자신들의 정체성과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 공연 정보 ::



공 연 명
경남 창녕군 길곡면

기    간
2017년 12월 15일(금) – 2018년 1월 21일(일)

시    간
평일저녁 8시 / 토요일 4시 / 일요일 4시
* 월요일 공연 없음
*12월 25일 월요일 4시
*12월 26일 화요일 공연 없음

장    소
동숭아트센터 꼭두소극장
(서울시 종로구 동숭길122 동숭아트센터)

주최·주관
극단 산수유

후    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8세

러닝타임
90분

관 람 료
30,000원

작    가
프란츠 크사버 크뢰츠

번    역
이정준

번안·연출
류주연

출    연
이주원, 김선영, 주인영




:: 상세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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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010-3309-3818
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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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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