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展

세련된 감각, 한 세기를 감동시킨 디자이너
글 입력 2017.12.1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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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 공식 포스터.jpg
 



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展
Alexander Girard - A Designer's Universe


올해 12월 22일부터 2018년 3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 展>을 개최한다.

알렉산더 지라드(1907-1993)는 굉장히 세련된 감각을 가진 디자이너이다. 그는 20세기 모더니즘 디자인을 대표하는 예술가로 폭넓은 디자인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상업디자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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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ander Girad, 베어브릭 시리즈, 가장 오른쪽이 < International Love Heart >


국내에서는 베어브릭 시리즈나 목각인형 컬렉션으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지라드의 작품이 프린트 된 베어브릭 1000% 모델은 가장 비싸게 팔린 베어브릭 시리즈 중 3위라고 한다.


Alexander Girard on the La Chaise lounge chair.jpg
Alexander Girard on the La Chaise lounge chair


지라드의 가장 훌륭한 점 하나를 꼽자면, '폭넓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세련된 감각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구상적이고 유기적인 디자인에서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패턴까지 자유롭게 넘나들며 디자인을 했고, 모던 리빙아트와 포크아트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포크아트란?

포크아트는 16세기~17세기경 유럽의 귀족이나 상류계급 사람들의 가구, 또는 함석재 주방용품을 장식하기 위해 그림을 그려 넣는 것을 시작으로, 농민 계층의 사람들이 겨울의 여가시간을 이용하여 옛 가구나 낡은 집기 등에 고풍스러운 그림을 그려 넣으면서 점차 유포되었다. 따라서 유럽 시골의 서민계층이 그들의 여가를 이용해 나타나게 된 보통사람들의 예술, 서민예술, 민속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포크아트 [Folk Art] (두산백과)


Alexander Girard in his office.jpg
Alexander Girard in his office


또한 주목할만한 점은, 화려하고 풍부한 색의 사용을 추구하면서도 구조적인 안정감을 통해 작품을 명료하게 표현했다는 것이다. 색이 화려하고 색상 수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 굉장히 어지러운 느낌을 줄 수 있고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생긴다. 물론 정돈되지 않은 색의 사용으로도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지만, 이런 화려한 색을 명료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계획적인 색의 사용과 구성에 대한 해박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이런 지라드의 감각을 바탕으로 탄생한 고급스러운 실내장식은 냉전시대를 기점으로 디자이너의 역할과 수요가 급증했던 시대적 상황에서 디자인 범주를 크게 확장시켜 전성기를 누렸다.


"인간의 아름다움과 사랑에 대한 표현은 한계가 없습니다. 눈과 귀와 마음을 열면 당신은 전 세계의 사람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습니다."
"Infinite are man's __EXPRESSION__s of beauty and love. Open your eyes, your ears and your heart to them and you will unite the peoples of the world."

- 알렉산더 지라드


Keel Construction Weldwood Chair, 4 Point Support Chair, 1944, 76,8 x 55,5 x 57,8 cm.jpg
Alexander Girard, Keel Construction Weldwood Chair, 4 Point Support Chair, 1944
출처 : ⓒVitra Design Museum

Wooden Doll. ca. 1952, 27,5 x 7,5 x 4,7 cm.jpg
Alexander Girard, Wooden Doll. ca. 1952
출처 : ⓒVitra Design Museum


이번 전시는 <인테리어 디자인>, <컬러, 패턴, 텍스타일>, <기업에서 토탈디자인으로>, <수집과 설치>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의 삶과 업적을 통찰해볼 수 있는 707점의 작품으로 종합적이며 다이나믹하게 보여준다. 아마도 알렉산더 지라드를 조명하는 국내 첫 대규모 회고전이 될 듯 하다. 알렉산더 지라드는 토탈디자인을 추구했는데, 이번 전시로 그의 디자인 세계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그가 디자인한 작품들을 보면, 원색적인 색의 사용과 조화로 화려하고 명랑한 느낌이 강하다.

4부로 구성된 모든 작품들을 보면 드로잉에서부터 수집품까지 단조로운 색으로 이루어진 작품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가구 디자인에서도 심플한듯 하지만 직선과 곡선의 부드러운 조화와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Love Heart, Environmental Enrichment Panel #3017, 1971, 134 x 129 x 0,3 cm.jpg
Alexander Girard, Love Heart, Environmental Enrichment Panel #3017, 1971
출처 : ⓒVitra Design Museum

Triangles No. 561, fabric sample, 1953, 60 x 60 x 0,5 cm.jpg
Alexander Girard, Triangles No. 561, fabric sample, 1953
출처 : ⓒVitra Design Museum

Daisy Face, Environmental Enrichment Panel Motiv Daisy Face, 1971, 171 x 135 x 0,3 cm.jpg
Alexander Girard, Daisy Face, Environmental Enrichment Panel Motiv Daisy Face, 1971
출처 : ⓒVitra Design Museum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고 기대되는 전시는 2부의 컬러, 패턴, 텍스타일이다. 패턴과 텍스타일은 디자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지라드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라드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을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딱 보면 '아, 그 베어브릭스에 프린트되어 있던 그림이다'라고 알 수 있다. 당시 지라드는 허먼 밀러 사의 텍스타일 디자인 디렉터로 근무하여 허만 밀러의 대표 상품을 만드는데 큰 기여를 했다. 구상적이고 유기적인 디자인에서도 두각을 드러냈지만 추상 패턴까지 지루하지 않게 잘 표현해냈다. 사진으로만 보아도 이색적이고 컬러풀하며 장식적인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지라드는 1971년, 허만 밀러와 함께 의인화된 환경패널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Braniff International, ca. 1965, 8,9 x 15,2 x 0,1 cm.jpg
Alexander Girard, Braniff International, ca. 1965
출처 : ⓒVitra Design Museum


1965년 지라드는 브래니프 항공사로부터 새로운 디자인을 의뢰받아 7가지의 색상으로 기업의 로고부터 텍스타일, 비행기의 외관과 내부, 식기, 티켓, 짐표, 탑승객 라운지와 그 안의 가구까지 토탈디자인을 맡아 진행했다. 한편 미국의 워싱턴 거리의 디자인도 진행했는데, 모든 간판과 로고, 쇼핑거리를 통일된 색상 조합을 통해 새로운 거리의 모습으로 탈바꿈시켰다.

"
토탈 디자인은
모든 디자인이 아니라 완전한 디자인이다.
완전한 디자인을 위해서는 모든 디자인을 해야 한다.
(문신규, 1971)
"

토탈 디자인은 즉, 생활 전체를 생각하는 디자인이다. 이를 위해 환경, 건축, 인테리어, 가구, 제품디자인 등의 다양한 장르의 전문가들이 재통합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건축 디자인과 텍스타일 디자인의 협업을 통해 더욱 다양하되 생활 전체를 고려한 조화롭고 통합된 느낌의 디자인을 창출하는 것이다. 지라드는 다양한 분야의 해박한 지식을 통해 디자인 분야에서의 컨트롤을 완벽하게 해낸 훌륭한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다.


The Nativity(Poster), 1962-63, 84 x 56 x 3 cm.jpg
Alexander Girard, The Nativity(Poster), 1962-63
출처 : ⓒVitra Design Museum

Triple Eyes, 1971, 125 x 125 x 4,5 cm.jpg
Alexander Girard, Triple Eyes, 1971
출처 : ⓒVitra Design Museum


마지막 4부는 수집과 설치로, 지라드는 이탈리아에 거주하던 16세 때부터 포크아트를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이탈리아 성탄화를 선물하곤 했던 할아버지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진 여행 경험은 수집에 대한 열망을 키웠고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다양한 나라에서 10만 점 이상의 포크아트 소품을 수집했다. 이는 지라드의 작품에 영감이 되어주었고 열정을 자극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디자인 작업에 대한 접근법과 포크아트로부터 영감을 얻어 새로운 디자인을 도출해내는 그의 능력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그의 작품들의 영감이 된 모티브인만큼, 포크아트 소품들은 화려한 색채와 의인화된 작품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다.

알렉산더 지라드의 전 생애에 걸친 작품들을 테마에 맞게 걸음을 옮기며 바라보면서, 디자인적인 영감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서 배울 점이 많은 전시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전공이 디자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창의성을 자극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연결지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전시라고 기대한다.



이 글은 아트인사이트의 초대로 쓰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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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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