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뮤지컬 '루나틱' [공연]

글 입력 2017.12.1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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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틱'은 가지각색의 사연을 가지고 정신병동에 온 환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극이다. 환자들의 모습에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다양한 문제가 반영되어 있다. 사랑에 미친 '나제비', 돈에 미친 '고독해', 그리고 말 그대로 '정상인'은 '굿닥터'의 치료를 받으며 자신의 상처를 관객과 공유한다.
 
극은 환자들이 자신의 사연을 역할극으로 꾸며 정신병동의 다른 환자들, 즉 관객들과 공유한다는 설정으로 진행된다. 미칠 수 밖에 없는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관객들 역시 주인공들과 다르지 않은, 마음 어딘가 조금은 아픈 사람들인 것이다. 그리고 굿닥터는 음악과 춤으로 이들을 치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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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에 대한 소개와 함께 나제비, 이어서 고독해의 사연이 펼쳐진다. 공연을 보기 전, 필자는 환자들의 캐릭터가 이 사회의 단면을 어떤 식으로 담아낼 지 기대했다. 그러나 보편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하다 보니 캐릭터와 사연들이 다소 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그것을 표현해내는 데에 깊이 있는 통찰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후반부로 가며 이 공연이 왜 '코스프레 뮤지컬' 인지 이해할 수 있었고, 극에 점점 몰입하게 되었다.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이 뮤지컬이 단순히 가벼운 코미디만은 아니었음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웃음과 감동을 전달하면서도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공감하고, 위로하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루나틱'은 또한 한국 최초 소극장 창작 뮤지컬이다. 소극장 뮤지컬을 접해본 적이 없는 필자로서는 일반 뮤지컬과 어떤 점이 다를 지 궁금했는데, 연극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대학로 커플 연극처럼 관객과 이야기하며 극이 진행되고, 춤과 노래 대신 말로 하는 대사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뮤지컬의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하기보다, 춤과 노래의 흥겨움을 곁들인 소극장 연극을 생각하고 관람한다면 더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부담 없으면서도 웃음, 감동, 위로가 모두 어우러진 흥겨운 작품을 찾는다면 ‘루나틱’이 제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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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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