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뮤지컬 루나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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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입력 2017.12.1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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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루나틱


루나틱. 이름만 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포스터부터 심상치 않다. '이 미친세상 우리가 정상이다.' 라는 글자가 한 눈에 들어온다. 공연 가기 전부터 내용이 참으로 궁금했다. 정신병동에서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형식의 뮤지컬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어떤 방식으로 그것을 풀어나가는지는 사실 예상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뮤지컬계에서 오래전부터 흥행을 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뮤지컬이 진행될 지 정말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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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을 자주 보지 않는 나에게는 루나틱은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공연 전부터 배우님들과 관객분들의 호흡이 이루어졌다. 분위기를 뛰어보려고 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서비스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뮤지컬이 시작되고 나서야 깨달았다. 배우와 관객이 미리 호흡하는 것부터가 이 뮤지컬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처음에 관객들이 뮤지컬에 잘 빠져들도록 하는 일종의 장치였다. 루나틱이라는 뮤지컬은 배우와 관객이 서로 합이 잘 맞아야 성공적인 뮤지컬이 되기 때문에 먼저 관객들과 친해져 뮤지컬에 더 잘 집중하도록 한 것이다.  루나틱이 정신병동에서 일어나는 특수한 공간 안에서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긍정적일수록 환자의 병의 치료가 빠르다. 이것이 루나틱이 계속해서 공연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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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환자 나제비. 그가 사랑했던 여인이 돈때문에 자신을 속였던 것 때문에 그는 충격을 받고, 정신병동에 입원하게 되었다. 많은 여자들을 유혹하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그는 그녀가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고 그의 모든 것을 바쳤지만, 결국 그녀는 다시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두번째 환자 고독해. 그녀는 남편은 일찍 죽고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의 병수발을 들면서 힘든 나날을 살고있다. 그녀는 집안에서 땅문서를 찾고는 기뻐하지만, 이미 땅은 팔렸다. 그리고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는 교통사고로 결국 돌아가신다. 시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는 도중 시어머니가 남기신 유언장을 보게된다. 시어머니는 그녀에게 그동안 고생했다며 땅을 판 돈울 그녀가 쓸 수있도록 했다. 하지만 그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시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 자신이 주의를 하지 않았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혔다. 그녀는 죄책감을 견디지 못해 정신병동에 입원한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다른 문제를 안고있는 정상인. 겉보기에는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보이지만. 마음 속에는 치료받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정신병동에 입원한 모두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주변 사람이나, 나 자신이 겪을 수 있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을 겪었다. 특별한 사람만이 입원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인'조차 정신병동에 입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그마한 상처입은 모두가 이 곳에 존재할 자격을 갖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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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의 환자들은 각자 정신병동에 입원하게 된 이유를 연기한다. 환자들은 자신의 아픈 상처를 드러낸다.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아 아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안타까워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 상처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도망치려하지 않는다. 다만, 아직 상처를 끌어안을 준비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정신병동이 지금의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이유가 이것에 있다.  상처를 마주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마주할 용기를 주고, 상처를 무의식 속으로 감춘 사람들에게 상처를 드러내도록 하는, 정신병동이 현대인에게는 필요한 것이다. 루나틱이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아온 것은 루나틱이 현대인들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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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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