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출판저널 통권 501호 [문학]

글 입력 2017.12.13 02:1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출판저널 501호 표지.jpg
 

 어디선가 들어본 듯 익숙한 이름의 잡지인 출판저널이 창간 3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받았을 때 살짝 당황하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재질이긴 하지만 잡지라기보다는 신문지를 보기 좋게 책으로 만들어 놓은 듯했기 때문이다. 다 읽은 지금도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그래서 신선하게 다가오는 ‘잡지(雜誌)’이다. 제일 큰 부분은 독자와 작가만 생각하던 편협한 내 시각에 편집자라는 중요한 인물을 깨우쳐주었다. 책을 펴낼 생각이 있으면서 왜 출판사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알려고도 하지 않은 걸까. 다른 의미로는 잡지이지만 일반 책들보다 위쪽 모서리가 더 많이 접혀있다. 내 독서 습관인데 다시 읽고 싶거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꼭 접어둔다. 줄을 치지 않는 이유는 내 생각을 그 밑줄에 가둬놓는 듯 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접은 페이지를 다시 읽으면 왜 접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부분이 종종 있다.


출판저널목차.jpg
 

 구성 내용들이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독자들의 이야기, 인터뷰, 칼럼, 에세이,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에 대한 편집자 기획노트, 그리고 특집좌담으로 도서관의 미래까지. 한 번도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들이라 처음 읽어나갈 땐 좀 방황하기도 했다. 칼럼들 중 제일 와 닿은 부분은 문화평론가 김헌식 작가님의 ‘글쓰기 교실, 의외의 부작용’이다. 내 책을 낼 계획이 있던 지라 좀 뜨끔하기도 했다. 나도 그렇듯 자신의 책을 출판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에 1인 출판사 얘기를 들으며 공감했지만 글쓰기 교실의 영향인지는 몰랐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에게 현실과 직접적인 조언을 해주셔서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 나는 당장 책을 쓸게 아니라 몇몇 조심해야할 부분만 알고 가지만, 누군가 원고만 있다면 이 칼럼을 보고 바로 수정하여 출판이 가능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잘 잡아주셨다.


특집좌담.jpg
 

 특집좌담의 주제는 “도서관은 우리에게 어떤 공간이어야 하는가?”는 정말이지 나를 깨우치게 만들었다. 먼저 나에게 도서관은 학생 때는 독서실이었지만 지금은 책을 찾아보는 지식의 홍수로 이용한다. 이 3시간가량의 좌담에서 독서실은 물론 지식의 홍수를 넘어 전문 사서와 행정인,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공간으로까지의 역할을 고민했다. 도서관에 대한 인식이 다른 것은 뉴욕 공공도서관과의 차이점으로 들은 적이 있다. 그러고는 나에게 너무 당연한 존재라 책을 빌려주며 반납 일을 알려주시는 분들도 당연하게 생각해버렸다. 사서와 도서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부터 해외도서관의 사례까지 진중하게 논의될 사항이란 것을 알게 된 후 내일 도서관에 갈 때는 마음가짐을 달리 하고 좌담의 내용들을 토대로 살펴봐야겠다.


 대망의 편집자 기획노트이다. 나는 신문을 보거나 어떤 매체를 볼 때 책 소개 부분을 제일 좋아하며 꼭 챙겨본다. 그 짧은 것을 읽는 것도 하나의 독서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흥미롭기 때문이다. 항상 몇 줄로 끝나는 것에 아쉬웠는데 여기서는 45권의 책에 대한 ‘편집자’의 시각을 두 페이지씩 읽을 수 있었다. 흘러가는 생각으로 이 책이 내 손에 오기까지 어떤 사람들이 어떤 대화를 통해 어떤 일들이 있었을지 궁금하긴 했다. 종이를 깨워 물어보고 싶었는데 지금 이 종이가 나에게 조금이라도 알려주었다. 나는 10개의 책을 내 독서 리스트에 추가했다. 이 책들은 그냥 읽는 책보다는 표지부터 내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상상되어 읽혀질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 달의 책을 선정할 만큼 일 때문에 많은 책을 읽는 출판저널 편집자분들이 너무나도 부러워지기도 한다.


 신세계의 충격에서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하는 중이다. 하지만 그 묘한 끌림에 이 충격을 기필코 정립하겠다는 의지가 생긴다. 출판저널 편집자들에 대한 부러움과 동경에 의한 반동형성일 수도 있겠다. 이번에 디지털 라이브러리 서비스도 출간하여 더욱 손쉽게 볼 수 있음에 더 감사할 뿐이다.


출판저널라이브러리.jpg

 
[유지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