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초대하고 먹고 사랑하라

『와비사비 라이프』가 전하는 풍요로운 삶을 위한 메시지
글 입력 2017.12.1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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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와비사비 라이프』가 도착했다! 와비사비 철학에 걸맞은 깔끔하고 여운을 남기는 표지 사진이 인상적이었다. 앞서 프리뷰 포스팅에서도 밝혔듯 이 책의 저자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킨포크(KINFOLK)'의 총괄 프로듀서 줄리 포인터 애덤스다. 그녀는 우리 삶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공간 '집'을 통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실현할 수 있는 와비사비 라이프를 소개한다. 책에 소개된 일본, 덴마크, 캘리포니아, 프랑스, 이탈리아 각각의 와비사비 라이프뿐만 아니라 따뜻함이 묻어나는 사진들도 엿볼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특징이다.
 
본문에 앞서 그녀는 "자신의 삶과 집을 보다 단순하고 덜 완벽한 방식으로 다른 이들과 나누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이 책의 가장 중심이 되는 키워드를 꼽는다면 단연 '초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녀를 포함해 그녀가 만난 와비사비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누군가를 집으로 초대해 시간을 공유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타인을 자신의 집으로 들이는 일의 개념을 정의하고 많은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레시피를 공유하는 등 그녀에게 있어 초대는 와비사비 라이프의 핵심적인 요소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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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초대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한 나는 애덤스가 소개하는 음식과 레시피, 와비사비 라이프를 위한 습관에 주목했다. 그렇지만 책장을 넘기다보니 친한 사람들을 우리 집으로 불러 모아 정기적으로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여기엔 덴마크의 휘게(hygge)나 스웨덴의 피카(fika)의 영향도 없지 않다. 본문에 따르면 휘게는 '편안함과 아늑함을 의미하며 친구나 가족과 함께, 또는 혼자 즐기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생활 방식'을, 피카는 '이런저런 일을 마치고 친구들과 커피 한 잔을 하는 시간'이라고 정의한다.
 
와비사비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편안하고 여유롭게 초대라는 행위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몇몇 습관들이 굳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저자의 말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지방 사람들은 언제나 느긋하다. 그들의 느긋함 아래엔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는' 믿음이 담겨 있다. "하찮은 일에 연연하고 전전긍긍해봤자 소용없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시들어가는 꽃으로 하는 일본의 꽃꽂이 '이케바나'를 보면 "죽음을 생의 일부로 포용"하는, "노화를 소멸이 아닌 아름다움이 무르익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와비사비의 철학이 잘 드러난다. 책 속엔 유독 시든 꽃으로 테이블을 장식해놓은 사진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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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일상이 시들하게 느껴질 때는
어떻게 해야 삶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까?
 
A. 와비사비에서는 주위의 모든 것들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평소 알아채지 못했던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라 말한다.
 
- 삶의 기쁨과 생활의 예술 (p.181) -

 
작은 것에 만족한다는 의미의 와비, 시간의 덧없음을 수용하는 사비가 합쳐진 와비사비. 프리뷰 자료를 읽을 때만 해도 이 책을 보고 나면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웬걸. 읽고 나니 뜬금없는 욕심이 생긴다.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지금의 집도 정말 좋지만 '내' 집을 마련해서 와비사비 스타일로 꾸며보고 싶다. 벽지부터 가구까지 자연을 똑 닮은 파스텔톤으로 배치하고 싶고 친한 친구를 불러 하루는 야외로, 하루는 집 안에서 재밌게 놀고 싶다. 제대로 요리를 해본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요리 자체를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자연스러움을 소중히 여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하지만 우선은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게 와비사비 철학에 맞는 일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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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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