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진짜 페미니즘, 진짜 페미니스트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12.1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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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진짜 페미니즘을 구분할 수 있나요?


 최근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까지 오르며 사회적 이슈로 자리잡고 있는 '페미니즘', SNS를 비롯한 온오프라인에서 부쩍 대두되고 있는 주제이다. 더하여 최근 배우 유아인의 '애호박 논란'라고 하는 사건를 통해 페미니즘 관련 논쟁이 더욱 격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구설에 오르고 있는 유아인의 트윗 내용, "증오를 포장해서 페미인척 하는 메갈짓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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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갈은 페미니즘이 아닌가? 그럼 무엇이 페미니즘인가?
 그 기준은 누가 세우는가?

 '한국식 페미니즘', '꼴페미', '메갈', '워마드'
 어떤 사람들은 이게 가짜 페미니즘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진짜 페미니즘은 무엇인가? 과연 올바른 페미니즘이라는게 존재할까?

 유아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페미니스트다."라고 말했다. '방울'이라는 이름의 누나 밑에서 가족의 기대를 안고 살아가기 부담스러웠던 아들이며, 어머니가 불쌍하지만 자신을 비난하는 여성들에겐 "정신 차려라"라고 훈계하는 남자, 이런 '유아인식 페미니즘'이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페미니즘이라기엔 문제가 있다.

 반대로 미국의 TERF와 유사한 워마드의 페미니즘, 과격한 발언과 미러링으로 대표되는 이들의 페미니즘은 오히려 '오빠가 허락하는 페미니즘'식의 주장들보다 더 페미니즘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의 행동전략과 방향성이 여성의 인권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은 반박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결코 워마드의 페미니즘이 옳은 페미니즘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을 배제하고 페미니즘이 아니라고 단정짓는 것은 어떠한 담론도, 발전도 거부하는 행위와 같다. 페미니즘은 꽤나 깊은 뿌리를 가진 학문이다. 다양한 이론과 방안들이 제시되어 왔으며 각 분파들끼리의 충돌, 비판을 거쳐 다듬어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또한 인권 문제나 윤리적 가치를 대상으로 생성된 담론은 타협점을 하나로 모으기 힘들기 때문에 문제는 생기기 마련이며 약간의 혼란은 불가피한 것이다.

 모든 논의에서 가장 방해되는 요소는 논점을 벗어난 이야기이다. 페미니즘의 논점은 여성 인권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페미니즘 운동을 인정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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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서프러제트>는 20세기 영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을 다룬 영화로, 실제로 존재했던 사건을 영화화하였기 때문에 꽤나 많은 면에서 사실적인 묘사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여성사회정치동맹(WPSU)은 폭력적이고 전투적인 방법까지 이용하여 감옥에 수감되기도 하였으며, 에밀리 와일딩 데이비슨은 1913년 6월 참정권 운동을 위해 경마대회장에 뛰어들어 자살하기까지 했다.

 프랑수아즈 드본느의 책 <페미니즘이냐 죽음이냐>에서 처음 유래한 용어 '에코페미니즘'은 환경과 여성의 연관성을 분석하여 전개하는 페미니즘 운동으로 가부장제와 남성문화가 생태와 여성에게 주는 유해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페미니즘 학계에서는 돌봄의 윤리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음은 물론, 과격한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비판과 반성도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페미니즘이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자극적인 것을 전달하려는 일부 대중매체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는 개인 SNS를 통해 페미니즘을 보면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다.

 확실한 것은, 모든 사람이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고, 운동에 참여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여성인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음은 사실이고,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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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월에 열린 Women's March 행사는 미국 워싱턴을 비롯하여 전세계 168여국에서 400만명 정도가 참여한 거대한 행진 시위였다. 이 시위에는 엠마 왓슨, 앨리샤 키스, 마돈나, 스칼렛 요한슨 등 유명 여성 셀레브리티들은 물론 데이비드 베컴, 제이크 질렌할, 트로이 시반 등 남성 셀레브리티들까지 참여하여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전세계적인 물결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직 제대로 시작해보지도 못한 여성인권의 몸짓들 앞에 장애물은 넘쳐나고, 부정적인 반응들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 전에, 페미니즘을 욕하고 억압하기 전에 한 번 제대로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모든 사람들은 페미니즘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 계속해서 배워나가다 보면, 비로소 자신의 견해로 정당한 비판과 토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황인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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