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존재의 가치 < 마리 로랑생展 >

글 입력 2017.12.0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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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로랑생의 존재를 처음으로 인식하게 된 계기는 ‘미라보 다리’라는 시를 통해서였다. 피카소, 조르주 브라크, 앙리 루소와 같은 입체파 화가들과 교류하며 독자적인 화풍을 창조한 여성화가임에도 불구하고 ‘기욤 아폴리네르의 연인, 뮤즈’, ‘미라보 다리의 여인’으로 더욱 유명했기 때문이다. 남성의 연인, 아내, 뮤즈로 소비된 것이 비단 그녀 하나뿐일까. 카미유 클로데가 그러했고 오노 요코 또한 그러했으며 젤다 피츠제럴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것은 문화 역시 사회적 구성물로서 가부장제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방증해주는 사례이다. 뮤즈(대부분이 여성)와 뮤즈를 호명하는 예술가(대부분이 남성)는 여성과 남성의 기울어진 성권력을 대변해준다. 뮤즈는 영감을 주는 도구로서 존재하며 예술가는 뮤즈로부터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작품으로 구현해내는 존재이다.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의 말처럼 여성과 문화와의 관계는 간접적이었다. 심지어 직접적으로 예술을 향유했던 여성 예술가들조차 남성 중심적인 시각에 의해 뮤즈로 정의됐다. 그들의 작품, 예술적 가치보다 그들 옆에 자리했던 남성과의 관계 속에서 기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뮤즈와 연인이 아닌 예술가로서 마리 로랑생은 어떤 화가인가? 그녀는 화가인 동시에 시인이자 북 일러스트 작가, 무대 및 의상 디자이너로도 활약했던 다재다능한 예술가였다. 또한 세계 미술사에서 마크 샤갈과 더불어 색채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해낸 작가로 손꼽힌다. 파스텔톤의 색감을 즐겨 사용함에도 묘하게 음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녀의 독특한 화법은 한눈에 각인될 만큼 매혹적이다.


성(城)안에서의 생활, 1925, 캔버스에 유채, 114.4x162.3, Musee Marie Laurencin.jpg
 

이처럼 마리 로랑생은 야수파와 큐비즘을 대표하는 작가들과 교류하며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이들과는 전혀 다른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해낸 여성 화가라는 점에서 그녀가 서양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적지 않다. 때문에 이번 전시회는 나에게도, 전시를 감상할 다른 관람객들에게도 마리 로랑생이란 여성 화가의 작품에만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에는 유화 69점을 포함해 수채화와 일러스트, 사진, 도서 등 총 160점의 작품이 출품되어 마리 로랑생의 작품 세계를 20대부터 70대까지 총체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여성으로서, 예술가로서의 삶이 녹아든 그녀의 작품을 페미니스트가 된 이후에 관람할 수 있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다.





마리 로랑생展
- 색채의 황홀 -


일자 : 2017.12.09(토) ~ 2018.03.11(일)

*
1월 29일(월), 2월 26일(월) 휴관

시간
오전 11시 ~ 오후 7시
(입장마감 오후 6시 30분)

*
3월 : 오전 11시 - 오후 8시
(입장마감: 오후 7시)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티켓가격
성인 13,000원
청소년 10,000원
어린이 8,000원

주최
예술의전당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KBS

주관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KBS미디어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문의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02-396-3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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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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