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IM GOOD [공연]

글 입력 2017.12.05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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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GOOD
- 고갱 / 히피는 집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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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아주 많이 쏟아지던 날이었다. 추운 날씨에 오랜만에 비가 세차게 내려서 개인적으로 무척 설랬던 날이다. 물론 걷기에는 많이 불편한 날이었지만 그걸 감안하고서라도 비오는 날이 너무나 좋았다. 비를 겨우 뚫고 들어간 홍대 스텀프는 분위기가 묘했다. 추운 밖과는 다르게 안은 코트입고 그냥 앉아 있어도 괜찮을 적당한 공기였다. 지하에 소극장처럼 공연장이 있었는데 너무 작은 규모도, 너무 큰 규모도 아닌 그루브한 곡이 어울리는 좋은 공간이었다. 조금 늦어서 급하게 들어갔지만, 다행히 자리가 남아있었다. 비오는 특유의 축축한 느낌과 고갱 / 히피는 집시였다 의 노래는 너무나 잘 어울렸다. 남성 보컬의 낮은, 허스키한 목소리가 잔잔하게 깔려서 감성에 젖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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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갱

고갱은 소년같았다. 공연을 하는 순간이 너무 행복한듯 미소지으면서 공연을 했다. 노래를 부를 때면 노랫속에 빠져서 무게감이 느껴졌다. 가사는 한국어지만 외국 팝송을 듣는 느낌이었다. 어쿠스틱한 음악이 나를 녹였다. 인디 특유의 분위기로 곡 전체는 통일감이 느껴졌지만, 각기 다른 곡들로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곡은 <운명론>이었다. 공연 보러 가기 전 다양한 곡들을 들었지만 기억에 남는 제목은 <운명론>이었다. 물론 직접 들은 노래들은 전부 다 좋았다. 하지만 특별히 이 곡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음원과 라이브의 차이가 가장 크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조용조용한 노래는 어떨 땐 엄청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가 반면, 또 귀에 잘 들어오지 않을 때엔 졸리기도 했다. <운명론>은 내 귀에 크게 들어오지 않았는데, 라이브로 들을 때에는 푹 빠졌다.

목소리는 어떤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어떨 때에는 넬 같기도 하고 짙은, 검정치마, 오혁 등 다양한 느낌이 들렸다. 고갱만의 개성이 퍼져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곡 사이사이 멘트에서 곡에 대한 설명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서 곡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었다. 공연 마치고 사진찍고 싶다는 귀여운 멘트까지 기억에 남는다. 비오는 날 듣고 싶은 노래라면 단연 고갱 노래가 생각날 것이다. 새로운 좋은 곡들과 가수를 알게 되어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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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히피는 집시였다

처음 첫 소절만 들을 때에는 고갱과 비슷할 줄 알았다. 하지만 전혀 달랐다. 곡들이 특이했다. 보컬과 프로듀서라. 특이한 기계음을 많이 들었다. 프로듀싱에 대해 잘 모르지만 곡을 들으며 '아 이런 거구나' 느꼈다. 모스 부호 같이 일정한 톤의 목소리와 함께 묘한 기계음이 반주로 나왔다. 일레트로닉한 느낌이 입혀져서 새로운 곡이 되었다. 어떻게 이 목소리와, 이 곡과, 이 기계음이 어울릴 수 있을까 생소하면서도 특이하면서도 새로웠다. 

<한국화>가 기억에 남는다. 미리 들었던 <한국화>도 좋았고 라이브로도 좋았다. 고갱과는 다르게 <한국화>라는 곡이 음원과 라이브가 같아서 기억에 남는다. 몽환적이고 몽환적이고 더욱 더 몽환적이었다. 마치 수면제를 먹은 것처럼 귀와 몸이 나른했다. 힘빠지면서 온 몸을 이완시킬 수 있는 편안한 곡이었다. 나름함 속에 묘한 일레트로닉한 음이 섞여 있어서 듣는데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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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다 보고 느낀점은 IM GOOD 공연에서 왜 고갱과 히피는 집시였다 를 섭외했는지를 아주 가까이 느꼈다. 나른한 그루브를 탈 수 있게, 감성에 젖을 수 있게 만들어준 공연이었다. 몽환적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매력과 개성은 크게 상반된다고 느꼈다. 고갱은 다양한 곡들로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어? 이런 색다른 매력이 있었네? 이 곡은 이런 느낌대로 좋다'고 느껴졌다. 다양한 매력의 전체를 보니 고갱이라는 하나의 큰 개성이 되었다. 히피는 집시였다는 곡이 전부 그냥 히피 그 자체였다. 곡들의 차이가 크게 없었다. 대신 효과음이 다양하게 있어서 신기했다. 다양한 효과음을 넣었어도 모든 곡들이 히피는 집시였다. 그래서 재미있었다. 좋은 가수와 좋은 곡, 좋은 공연 모두 감사한 하루였다.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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