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저스티스 리그, 최고 히어로들의 아쉬운 만남 [영화]

글 입력 2017.12.0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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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기다렸던 DC의 '저스티스 리그'가 지난 달 개봉했다. 원더우먼, 배트맨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히어로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고 하니 그 기대감은 엄청났다. 하지만 팬들 사이에서조차 개봉 이후의 평가가 많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나 역시 히어로물을 사랑하는 관객으로서 이번 작품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을 캐릭터별 평가와 총평으로 나누어 소개해 보고자 한다. (스포 주의)



캐릭터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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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인간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모습이었다. 너무나 강력한 적 앞에서 배트맨은 속수무책이고 여기저기 나가 떨어지거나 피하는 게 대부분이다. 따라서 배트맨의 액션으로는 어떠한 쾌감을 얻기가 힘들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저 나이 들고 지쳐있는 히어로의 느낌이 물씬 풍길 따름이었다. 물론 그런 모습에서 DC만의 감성을 느끼는 팬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경쾌한 느낌의 액션과 서사를 선호하는 나에게는 와 닿지 않았다. 또한 세상을 구할 멤버들을 모집하러 다니지만 왜인지 그만한 카리스마나 리더십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마블에서 '쉴드'의 수장인 '닉 퓨리'는 평범한 인간임에도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와 신비함을 풍겼던 것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배트맨'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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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우먼

이 영화에서 그나마 가장 빛나는 캐릭터이다. 전반적으로 가장 호쾌한 액션을 선보였다.  하지만 그 액션마저도 솔로 무비에서보다는 파워가 다운그레이드 된 듯한 느낌이었다. 물론 다른 캐릭터들과 함께 나오는 영화이기 때문이겠지만 그래서인지 액션이 '원더우먼' 솔로무비에서만큼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원더우먼1'을 재미있게 보고 이번 저스티스 리그에서의 활약도 한껏 기대했던 나로서는 다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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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한마디로 말해 저스티스 리그의 ‘웃음 담당’이었다. DC가 마블의 분위기를 따라 하기 위함인지 이 캐릭터에 과하다시피 유머 장면을 몰아넣었다. 그렇기에 유머 장면을 혼자 모두 짊어 지고 있다는 느낌이 매우 강해서 때로는 괜히 짠한 느낌마저 들었다. 마블의 경우, 많은 캐릭터들이 골고루 그런 장면을 나눠 가지면서 전반적인 분위기를 형성해나가는데 반해 저스티스 리그에서는 대다수의 멤버들은 심각한 와중에 플래시만 애를 쓰는 느낌이었다. 한편, 히어로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어리버리한 모습인 것은 마블의 ‘스파이더맨’과 상당히 유사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은 '캡틴 아메리카:시빌워'에 등장했을 당시, 전투에 잠시 동안 참여 하면서도 그 와중에 나름대로의 활약을 선보여서 관객들에게 확실히 '그래도 역시 스파이더맨이구나.'라는 인상을 제대로 심어 주었는데 플래시의 경우 그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서투른 모습이 주를 이루고 눈에 띄는 활약도 적어서 캐릭터의 매력과 능력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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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

플래시와 마찬가지로 아직 히어로로서의 자각이 적은, 이제 막 정체성을 확립해나가고 있는 초보 히어로이다. 아직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캐릭터의 매력을 100% 보여주기는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가장 많은 변화를 보여준 캐릭터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편에서는 아쉬웠지만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캐릭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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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맨

물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은 멋졌지만 지상에 올라와서 싸우는 '아쿠아맨'은 당연히 캐릭터에 대한 것을 다 보여주기가 힘들었다. 확실히 지상 전투씬에서는 캐릭터가 어떤 파워를 가지고 있는지 가늠하기가 어려웠으며. 활약도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다. 하지만 캐릭터 자체에서 나름대로 호쾌한 매력이 느껴졌기에 저스티스 리그에서의 모습보다는 '아쿠아맨' 솔로무비가 훨씬 기대되는 캐릭터이다. 물 속에서 맘껏 헤엄치는 그를 어서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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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혼자서는 세상을 구할 수 없다. 하지만 슈퍼맨 혼자라면 가능하다.', 최근 저스티스 리그를 관람한 이들 사이에서 퍼진 말인데 사실상 이 한 줄로 저스티스 리그를 요약할 수 있다. 슈퍼맨은 살아 돌아오자 마자 나머지 히어로들을 압도한다. 나머지 히어로들이 힘을 합쳐봐도 슈퍼맨을 상대하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후에 마지막 결전에서도 슈퍼맨이 대부분의 일들을 처리하고 액션에서도 가장 돋보였다. 다른 캐릭터들은 그저 슈퍼맨의 활약을 옆에서 소소하게 도와주는 정도의 느낌을 받았다. 따라서 부활한 슈퍼맨의 액션을 보게 되어 좋기도 했으나 다른 캐릭터들과의 파워 밸런스가 붕괴되면서 영화의 긴장감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음 영화에서는 이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또 '슈퍼맨과 아이들' 느낌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이 여러 명의 히어로들이 애초에 왜 뭉쳤는지, 그 의미가 모호해질 수 밖에 없다.



총평

최고의 히어로들이 한데 모였다는 쾌감이 별로 들지 않았다. 다시 말해 각각의 캐릭터 라인업은 정말 쟁쟁한데 막상 함께 두고 보니 그만큼의 시너지가 나지 않는 느낌이었다. 먼저 2명이나 되는 초보 히어로들이 좋지 않게 작용했던 것 같다. 마블은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이미 히어로로서의 자각이 뚜렷하고 경력이 쌓여있는 상태였지만 저스티스 리그에서는 플래시에 사이보그까지 아직 성장이 필요한 캐릭터가 둘이나 된다. 따라서 짧은 영화에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와중에 각자 히어로로서 성장까지 시키려니 약간 버거운 느낌이 들었다. 마블은 오랜 시간을 들여 솔로 무비들을 내보내며 '아이언맨'같은 히어로들을 처음 단계에서부터 지금껏 길러냈고 '어벤져스'에서 그 노력의 결실을 제대로 보여주었던 것에 비해 DC는 이런 팀업무비를 조금 성급하게 낸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좀 더 시간을 들여서 캐릭터들을 소개하고 성장시킨 뒤에 '드디어 뭉쳤다!'라는 인상을 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강력한 리더십의 부재 또한 눈에 띄었다. 마블에서는 캡틴 아메리카가 확실한 리더 역할을 하고 아이언맨이 가끔 그 비슷한 역할을 맡아 주로 이 두 캐릭터 중심으로 리더십이 모이는 느낌이라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저스티스 리그에서는 배트맨, 원더우먼, 슈퍼맨, 이 세 캐릭터들이 조금씩 리더의 역할을 나눠 가져서 누가 이 팀의 리더인지가 명확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그 구심점이 되는 캐릭터가 부재했다. 따라서 이 팀이 하나라는 느낌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캐릭터들간의 ‘케미’가 부족하다는 게 문제점이었다. 마블이 각 캐릭터들의 솔로 무비에 다른 캐릭터들을 조금씩 끼워 넣어서 캐릭터들끼리 서로 안면을 트고 어느 정도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여 케미스트리를 조금씩 만들어간 반면, 저스티스 리그 멤버들 중 절반에 해당하는 플래시, 사이보그, 아쿠아맨은 모두 처음 보는 사이라 어색함을 떨치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앞으로 나오게 될 솔로무비에서는 마블처럼 다른 캐릭터들을 계속 조금씩 등장시켜 서로간의 '케미'를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결국 이 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다음 영화에서도 좋은 평가나 성적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화 이후에 여기 저기서 터져 나오는 평가들을 DC가 잘 수렴하여 다음 영화에서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마블을 훨씬 더 좋아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DC 또한 성공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부디 DC가 좀 더 힘을 내기를 바라본다. 굳세어라 DC!


[차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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