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친절한 연극씨 _ 연극 '소설을보다-이태준편'

이렇게 보게 되어 반가워
글 입력 2017.12.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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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게 되어 반가워.


한국의 모파상, '이태준' 의 작품이 연극으로 나왔다.

글자로만 존재하던 안초시와 인물들이
이젠 생생하게 말을 하고 우리 앞에서 숨을 쉰다.
이렇게 보게 되어서 너무나도 반갑다.


연극 <소설을 보다-이태준>편이
특별한 이유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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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연극들이
소설을 연극화 할때 중요시하는 것은,
'가져옴'이다.

 스토리 라인을 가져오고,
재미있는 부분을 가져오고,
그들의 유명세를 가져온다.

 하지만 이 연극은 다르다.

 여타 원작이 있는 연극은 그것들에서
좋은 플롯과 인물을 가져와서 흥미를 얻지만,
이 연극은 받은 관심을 '원작'과 '작가'에게 돌려주려 노력한다.


다른 연극들은 원작에서,
좋은 것만 가져오려고 한다면,
<복덕방>은 원작에게 도리어
좋은 것을 주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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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차이점을 만든 것은,
아마도 마지막의 작품에 대한 설명이었으리라.
 그들은 작품을 설명하고,
대사를 설명하고,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아주아주 특이하다.

 소위 '커튼콜'은,
지금까지 짧은 손 흔들기와 미소와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것이 다였는데,

그들은 관객에게 질문을 받고
연극을 설명하고 정보를 나누어 준다.

그것이 이태준을 위해서든, 청소년을 위해서든,
 다른 시공간 차원에서 존재하는 두개의 예술 장르가
 서로의 발전을 도우려고 하는 것 같아 내심 마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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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쁜 점일 수도 있다.
 연극은 자고로 '비현실'적인 것인데
 '비현실 세계'에 머물던 배우들이 굳이 앞으로
 나와 현실감있는 이야기를 해주며
친밀감을 쌓는 것이니까.

 연극이라는 장르 특성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이라면?
너무나도 환영이다. 너어무 너무.


 사실 연극이란 자고로, 어려운 것이다.
 이해가 안가서 어렵고,
 이해를 해도 그 속뜻을 알지 못해 어렵고,
 심지어 옛날 작품이나
방언이 쓰인 작품은 알아듣지 못해 어렵다.
 (당신이 그 지역의 방언 사용자가 아니라면)

 하지만, 어려워도 이해하고 싶은 것이 관객 마음이다.
 내 시간 내 걸음을 들여 갔으니,
다른건 몰라도 '이해'는 해야겠다.
 이 작품이 내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관객의 심리에 이 연극은
'비현실적 요소'를 살짝 내려놓으면서 응답했다.
 우리도 이 작품을 당신들께 더 잘 전달하고 알려주고 싶어요!
좋은 친절함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친절한 작품이 조금 더 아니,
많이 더 나와주었으면 좋겠다.

 어려운 책을 왠지 읽기 싫을 때,
 그 대안이 '포기하기'가 아니라
'실물로 접하기'가 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커피를 마셔서라도 책을 보기가 아니라,
 왠지 가벼운 걸음으로 '극장'으로 가서 읽고 싶던 책을
읽을 수 있는 문화가 더더욱 만들어지면 좋겠다.

 또한 그 연극들이, 마지막에 이렇게
좋은 친절함까지 베푼다면 더 할 나위 없을 것같다.

 2017년에, 이태준이라는 사람을
만날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해
'극단 목수'에 고마움을 표한다.


 딱딱한 글자의 2차원 세상을
우리네 세상으로 데려와주어서,
 우리에게 재미있고 의미있는 이야기를
'친절하게' 들려주어서 감사하다.

  

[손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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