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회를 바꾸는 게임 (※스포일러 없음) [게임]

글 입력 2017.11.3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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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는가? 상대방을 죽이고 공격하는 폭력적인 것, 몇 시간씩 매달리는 중독적인 것들을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혹은 요즘 유행하는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등을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 유명하지도 많은 유저들을 보유하지도 않지만, 우리가 주목해야하는 게임이 있다. 우리는 이것을 간단히 ‘사회적 게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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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는 게임을 숨겼다!>라는 게임은 매우 간단한 인터페이스의 일본게임이다. 엄마가 게임을 못하게 하려고 닌텐도를 숨겨버렸다는 배경을 토대로, 엄마를 피해 게임기를 찾아야하는 미션이다. 게임은 매우 단순하다. 스테이지마다 숨겨진 게임기를 찾으면 그만이다. 다만 스테이지가 올라갈 수록, 그 방법이 기발하고 창의적인 것이 이 게임의 포인트이다. 이 점에서 ‘병맛게임’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뻔한 상식에서 벗어나야 게임기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너무 쉬워 곧 질리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튜토리얼에 해당하는 것이다. 곧 도저히 게임기를 어디 숨겼는지 알 수가 없어 공략법을 검색하게 될지도 모르니 자만하면 안된다. 하지만 사실 이 게임의 묘미는 엔딩에 있다. 끝까지 스테이지를 깨고 나면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감정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히 적을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 매력에 빠지면 자연스레, 다른 시리즈의 게임에도 관심이 생길 것이다.

 위의 게임이 일본의 게임 오타쿠적인 감성을 잘 나타낸다면, 한국적인 특성을 잘 반영한 사회적 게임도 있다. 바로 국내 정치 풍자 인디게임 <레플리카>이다. 이 게임의 재미 중 하나는 바로 화면 구성이다. 모바일 게임인데다 인터페이스 역시 전화기를 그대로 본뜨고 있어, 매우 큰 몰입감을 주고 있다. 게임을 시작하면 전화가 걸려온다. 그리고 국정원과 같은 곳에 붙잡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테러리스트들의 휴대폰을 불법으로 뒤져 범죄 증거를 찾아내면 나갈 수 있게 해준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게임을 계속 수행하는 도중 익명의 지시자는 국가에 대한 희생정신을 강조한다.

 얼핏 보기에 이 게임은 정치적인 요소를 가진 재미있는 탈출게임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게임의 제작시기를 보면 좀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다. 2016년에 만들어진 게임으로 당시 우리나라의 국정은 매우 어지러웠다. 각종 정치 관련 의혹들이 세상을 뒤덮는 이슈였고, 그 중심에 국정원도 있었다. 이러한 현실적 배경을 살펴볼 때 이 게임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정치를 다시 생각해 보면서 그 속에 살고 있는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려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실제로 제작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던 날, 하루 종일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였다.)




 다시 말하지만 이 두 게임을 해본 사람들을 주변에서 찾기는 꽤 힘들다. 엄청나게 재미있거나, 거창한 미션이 있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그래픽이나 기술을 자랑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대중적으로 흥행하기 당연히 어렵다. 그럼에도 이 게임을 소개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을 제대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게임들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재미만 있는 것을 만드는 것은 어떻게 보면 비교적 간단한 문제이다. 그러나 정치나 사회문제는 그렇지 않다. 언제나 반대 의견이 존재하고, 자칫 잘못 건드리면 논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공확률 대비 리스크가 굉장히 크다. 그래서 더 이 게임들이 좋다. 민감한 사안들, 남들이 이야기하기 꺼려하는 메시지를 담고 게임이라는 매체로 풀어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참 멋진 게임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번 주말 사회적 게임을 하며 의미있는 주말을 보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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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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