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전통과 일렉트로닉의 만남 -넌버벌 국악 퍼포먼스 “썬앤문” 후기 [공연예술]

글 입력 2017.11.30 13:0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0000.jpg
 
 
퓨전이란, 예술의 각 장르들이 기존의 자신의 고유함을 해체하고 다른 것과 합쳐지면서 대안을 모색하는 예술이다. 각기 다른 장르들이 새로운 하모니를 만들어내고, 결국엔 하나의 새로운 장르로 정착하기도 한다. 퓨전은, 장르 간의 장벽을 허물며 각 장르의 장점을 더 부각시킬 수 있는 하나의 장치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퓨전은 매력적이며,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퓨전을 탄생시킨다.

이번에 관람하게 되었던 국악 퍼포먼스 “썬앤문”도 이런 의미해서 선택했다. 필자 개인적으로 국악, 일렉트로닉 두 장르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예술 웹진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많은 퓨전 공연을 관람한 바 있다. 그러나 오로지 6명의 국악 여성 연주자로만 이루어진 공연단은 썬앤문이 최초이다. 또한 “남자의 자격” 합창단 편을 통해 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던 박칼린 감독이 연출을 맡아 더욱 기대가 되었던 작품이다. 박칼린은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를 비롯하여 ‘시카고’, ‘아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 등 다양한 뮤지컬뿐 아니라 멀티미디어 불꽃쇼, 파사드쇼 등 다양한 공연들을 성공시켜왔다.





“썬앤문” 은 전통 국악에 록, 팝,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영상 홀로그램, 조명쇼 등이 결합된 디지털 융복합 공연으로 역동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가야금, 해금, 대금, 타악기, 아쟁 연주자들과 아름다운 춤사위를 선보이는 무용수가 함께 부드러우면서 정열적인 무대를 만든다. 뿐만 아니라 클라이맥스엔 타악놀이, 판소리 등 신명나는 무대를 통해 격정적이면서 웅장한 느낌까지 준다. 본 공연은 썬앤문 전용관에서 공연하며 공연장 규모가 매우 크진 않다. 그러나 관객과의 거리를 가깝게 만들어 어떤 자리에서든 무용수와 연주자의 손짓이나 표정을 관찰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매일 공연하기 때문에 공연장은 전체적으로 사람이 많아 붐비는 분위기는 아니었으나 공연을 관람하기에 매우 안정적이었다.

공연 전체 플로우 모두 기억에 남았지만 그 중에서도 다양한 사물로 “폭풍우가 몰아치는 해변”을 표현했던 것 과 고무(鼓舞)를 추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먼저 언급한 다양한 사물을 이용해 소리를 만들어 내는 부분은 6명의 연주자가 각각 라면봉지, 헤어롤, 빗자루, 알루미늄, 막대기 등 다양한 사물을 이용해서 바람, 벌레, 비, 풀 등 자연의 소리를 내는 것이다. 사실 사물을 이용해서 자연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주 새로운 건 아니었으나, 각 연주자들은 스크린의 배경을 보면서 리듬 하나, 손짓 하나 허투로 내는 법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정말 폭풍우가 몰아치는 해변의 소리를 듣는 느낌이었으며 실제로 녹음한 것과 별반 다른게 없던 것 같은 퀄리티였다.

고무(鼓舞) 는 더 말할 것이 없었다. 6명의 연주자가 군무를 하는것과 같이 모든 동작과 리듬을 완벽하게 맞춰가면서 북을 치는데, 비록 소규모의 공연이나 여타 대규모의 공연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오히려 가까이서 그들의 손짓과 몸짓, 표정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그들 역시 이를 통해 관객에게 더 강력한 인상을 남겨 주는 것 같았다. 이렇게 가까이서 고무(鼓舞)를 보는 건 처음이었으나 다른 공연에서 감상하게 된다 하더라도 이번 공연에서 선보여준 군무는 절대 비할 바가 없을 것 같았다.





물론 본 공연도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우선 연주자들의 의상이 공연의 체계적임에 비해 다소 Old-fashion 한 느낌이 있었다. 연주자들의 의상은 모두 퓨전 한복이었는데, 요즘 같이 다양한 디자인의 세련된 한복이 많이 나오고 있는 추세 속 에서 하필 다소 언벨런스하고 그리 아름답지 않았던 디자인을 선택했던 이유는 의문이었다. 본 공연이 내용이 비해 명성이 높지 않았던 터라 많은 협찬을 받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공연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쓴다면 더 유명세를 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정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