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안녕? 새로운 프렌즈, 니니즈. [기타]

글 입력 2017.11.2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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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새 얼굴, 니니즈


 지난 14일, 카카오에서는 새로운 캐릭터 니니즈(NINIZ)를 내 놓았다. 출시 전부터 중독성 강한 노래와 함께 티저를 내 놓더니, 톡특한 설정으로 중무장한 7개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지금부터 그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왜 니니즈가 나왔을까?


 기존에 있던 카카오 프렌즈(약칭 카톡 프렌즈)는 호조작가가 그린 기존의 캐릭터에서 카카오톡 자체 제작 캐릭터인 라이언까지 추가한 맴버로, 총 7개의 캐릭터이다. 귀여운 설정과 외모의 이모티콘으로 인기를 끌었고, 꾸준히 '움직이는 이모티콘', '시즌 이모티콘', '캐릭터 스페셜 에디션', '3D이모티콘', '베이비 시리즈' 등 수 많은, 그리고 심장 무리가게 귀여운 이모티콘을 내놓고 있다. 또한 카카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다양한 프로모션과 홍보도 이루어졌으며, 거기에 그치지 않고 실물로, 즉 인형이나 다른 아이템으로도 출시하면서 바야흐로 카톡프 렌즈 세상이 열리게 되었다. 누구나 카톡 프렌즈 아이템 하나 정도는 있는 세상.  카카오 뱅크가 생겼을 때, 실물 체크카드가 카톡 프렌즈여서 신청한 사람도 적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그 인기는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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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카카오 프렌즈.
카카오프렌즈샵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그런 카카오가, 카톡 프렌즈가 있음에도 새로운 캐릭터를 내놓는다는 것이 사실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한 캐릭터를 가지고 오랫동안 인기를 끌고 간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국내에는 뽀로로라는 신화적인 사례가 있지만, 뽀로로는 애초에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며, 캐릭터 상품을 많이 소비하는 어린이가 주 타겟 층이기 때문에, 그리고 새로운 아이들은 계속 태어나고 뽀로로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도 계속 생겨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카톡 프렌즈의 주 소비층은 현대 젊은 세대이다. 트랜드에 민감하고, 유행이 1년도 안돼서 바뀌는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 말이다. 그렇기에 카톡 프렌즈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예견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내놓았을 수도 있는 일이다.  여기서 카카오 프렌즈 차원의 새 라인이 아니라, 카카오의 새로운 캐릭터라는 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두고 볼만 하다.



카카오 프렌즈를 넘어설 만한 캐릭터일까?


 외형은 오케이다. 연필 선의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 애니메이션 <아따맘마>나, 최근 핫한 캐릭터 오버액션토끼와 같은 이미지를 연상시키지만, 동물을 캐릭터로 만들 때 흔히 쓰는 동물들들 많이 쓰지 않았다는 점이 좋았다. 그런 면에서 토끼 형태의 스카피는 조금 아쉬웠지만 캐릭터들이 대체적으로 생김새에 특색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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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애니메이션 아따맘마
(오) DK작가의 캐릭터 오버액션토끼


 움직임도 좋았다. 마치 연필로 여러 장을 그려 연결한 듯한 그 움직임이 오버액션토끼를 연상시켰지만, 애니메이션 기법의 문제이므로 패스할 수 있었다. 액션토끼가 인기를 끄는 이 시점에 굳이 비슷한 기법을 썼다는 것이 조금은 의아했지만, 그게 유행이겠거니 싶다.

 이렇게 캐릭터 생김새도, 부드러운 움직임도 다 좋은데, 몇 가지 단점들이 보였다.  바로 그들의 행동과 캐릭터 설정이었다. 니니즈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상세 설명들을 볼 수 있는데, 스토킹과 미행이 취미이거나(지금은 논란이 되어 없어졌다) 부모님의 복수를 하기 위해 온 랫서팬더처럼 생긴 외계인이라거나, 북극곰이었지만 마녀의 저주로 토끼가 되었다거나 등등. 하나같이 모두 특이한 설정을 갖고 있다. 이게 한 두 개거나, 적절한 수준이라면 상관 없지만, 약간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설정을 넣으려 했다는 느낌이 든다. "너희는 독특해야 해!"하면서 설정 MSG를 들이부은 것 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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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니즈의 이모티콘 중 일부


 하지만 설정이야 어차피 사용하는 데에는 잘 보이지 않으니까 아무렴 어때, 괜찮다. 하지만 정말 귀여운 캐릭터를 가지고 이렇게 혐오스럽게 만들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경악하게 만드는 이모티콘들이 있었다. 바로 위 사진의 이모티콘들이다.

 개인적으로 이모티콘은 ‘병맛’ 이라는 B급 코드를 사용할 수는 있을 것이나, 이모티콘을 씀으로써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지금의 니니즈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모티콘이란, '나'를 대변해 주는 하나의 표정이다. 나를 표현하기 위해 돈을 주고 이모티콘을 사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다. 그러면 대답이 돌아온다 ''귀엽다, 산거야?'" 혹은 "이거 되게 너 닮았어" 또한 이모티콘을 산다는 행위 자체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자랑하고 싶은 것이기도 하고. 때문에 이모티콘을 소비하기 위해선, 어떤 것이 내 취향에 맞는지. 혹은 내가 구매해서 평생 사용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 인지를 판단하고 구매를 한다. 내가 고객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 니니즈 이모티콘은 귀엽지만 병맛을 넘어서나를 표현하기에,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에는 너무 그로테스크 하기 때문에 구매하기 꺼려졌다.

 그래서 일까. 카카오의 전폭적인 지지와 프로모션, 그리고 받은 관심에 비해서 현재(11월 28일) 이모티콘 순위 24위에 불과했다. 한참 전에 나온 <리틀 프렌즈 러블리 라이프>가 7위인 것을 보았을 때, 충분히 아쉬울만한 성과이다. 뿐만아니라 니니즈가 가진 그 폭력성에 대해서도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아쉬운 결과물, 그리고 그 이후


 카카오의 새로운 도전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지만, 그 결과는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의 카카오프렌즈에 버금가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과도한 설정을 넣으려는 욕심을 좀 덜었으면 좋았을 걸. 비주얼적인 구현은 좋았으나 기획 과정에서 너무 큰 욕심을 부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니니즈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보이는 지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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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니즈 홈페이지 메인 화면


 위의 사진처럼 메인 화면이 지도처럼 구성되어 있다. 이를 보면, 이야기가 더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더 나아간다면 애니메이션으로도 풀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카카오의 추진력과 기획력은 무시 못하니까, 그럴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카카오 프렌즈가 이렇게 거대하게 성장해서 일상 속에 스며들 줄 누가 알았을까? 니니즈도 그렇게 성장할 수 있다. 캐릭터 자체가 귀엽고 카카오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으므로. 다음 이모티콘의 성공이 니니즈 자체의 성패를 가르지 않을까 싶다. 과연 니니즈는 카톡 프렌즈를 따라잡아 성공할 수 있을까? 니니즈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사진 출처
- 니니즈 공식 홈페이지
- 카카오프렌즈 공식 홈페이지
- 카카오 이모티콘 샵


[김미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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