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맥베스 공연- 인생이란 걷는 그림자에 불과한 것

글 입력 2017.11.26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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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선택을 하라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상의 공간, 현대적인 공간에서 맥베스는 세 가지 예언을 마녀로부터 듣는다. 그 예언 중 하나는 맥베스를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한다.

 무엇을 선택하라는 것은 이 세상에 나오면서 우리가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 선택의 결과가 운명일 수도, 타인의 말로 결정될 수도 있는 것이다. 혹은 그저 나의 타고난 욕망으로 감각적으로 결정될 수도 있다. 선택과 결정에 대한 결과는 무엇일까.


맥베스_컨셉사진 1.jpg
 

 루프스테이션과 피치 시프트를 이용해서 공연에 입체감을 더하고, 맥베스의 감정선을 관객이 함께 할 수 있게 도왔다. 무대에서 배우가 직접 라이브로 노래하고, 극을 진행하는 것도 새로웠다.

 연극의 음향효과는 맥베스를 현대적으로 만드는데에 기여했다.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해주고, 무대를 꽉 채워 관객의 감정까지 움직인다. 음향이 관객을 극에 참여하게 한다. 또한 맥베스의 심리를 쫒아가고, 앞으로 나올 장면을 예측하는 것이 즐거운 공연이었다.



선한 것이 악한 것
악한 것이 선한 것


 대규모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세 마녀가 말한 대사이다. 동시에 맥베스의 운명을 말한다. 역적을 처단하려고 함과 왕좌를 탐해 자신이 역적이 되는 상황. 아이러니하다. 맥베스에는 두 가지 뜻을 가진 문장이 많다. '순결한 꽃처럼 보이되, 그 밑에 숨은 뱀이 되세요.' 사랑이라는 선택의 기로에서 흔들리는 맥베스의 감정에서 이미 자신의 욕망에 빠짐을 암시한다. '마음이 전갈로 가득차 있는' 그에게 선과 악은 무엇일까. 그는 무엇이 선인지, 무엇이 악한 것인지 심리적인 불안감과 함께 끝까지 안고가며 고뇌한다.

 이 극의 프리뷰에서 그랬듯, 우리의 인생은 항상 양면성을 가지며 살아간다. 맥베스가 '인생이란 걷는 그림자에 불과한 것'이라며 비극적인 운명을 앞둔, 모든 것을 잃은 상태가 되었을 때, 우리는 그를 공감할 수 있다. 우리는 항상 찰나의 순간에 흔들리고, 질문을 받고, 타오르는 욕망이라는 본성과 선택의 기로에 내밀어진다. 극의 첫 장에서 세 마녀들이 맥베스에게 운명을 예언했던 것처럼, 그리고 맥베스가 그 운명의 굴레 속을 돌았던 것처럼, 우리도 보이지 않는 예언 속에서 맴돌며 운명에 속해있을 수 있다. 인생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그것이 운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
 

맥베스_포스터.jpg


[손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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