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BORUTO, 세대를 잇는 자. 장대한 바톤 로드의 시작.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11.2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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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 만화 좋아한다고? 너 오타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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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화를 좋아하게 된지 어느덧 10년이나 되어버린 스물세살의 나는, 이제는 일본사람들의 취미나 유행까지 따라갈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지금 일본에서는 어떤 개그나 유행어가 많이 쓰이는지, 어떤 문화적 트렌트가 있는지, 어떤 가게가 인기있는지, 어떤 옷이 잘 팔리는지 등등 조금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충분히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일본의 트렌드를 좇다보면, 우리나라와 참 많은 것이 다르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모든 것이 획일화, 정형화 되어있고, 한 번 유행하기 시작하면 미친듯이 물타기를 시작하는 우리나라 유행의 스펙트럼과는 달리, 일본의 유행은 조금 더 폭 넓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그 트렌드 또한 그들이 만들어 내는 것임이 틀림없다. 나는 그 유행과 트렌드 중 하나가 바로 '애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나 만화 좋아해~'라고 하면 거의 99%의 확률로 듣게되는 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너 오타쿠야?' 이다. 오타쿠란 하나에 빠져 몰두하는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이며, 우리나라에서는 '특히나' 애니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쓰이는 단어이다. 주로 상대를 비꼬거나, 놀릴 때 쓰곤한다. 어쩌다 '오타쿠'라는 말이 비꼬는 단어가 되어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우리나라 사람들은 '만화를 좋아해서, 일종의 덕질 행위를 하는 사람'에게 그리 관대하지만은 않다.

그러나 역시나 애니의 본고장과도 같은 일본은 달랐다. 내가 일본에 5개월 정도 살았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모든 친구들의 기숙사 방에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책 한 시리즈 정도는 다 있다는 것이었다. 장르를 불문하고 본인이 좋아하는 만화책을 사모아서, 깨끗한 비닐 커버로 포장을 해놓고, 서랍장 한 칸을 주욱 차지하고 있는 그 풍경은, 나에겐 굉장히 색다르게 느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점에 가서 만화책 코너만 가도 친구들에게 핀잔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애니가 일상 속에 침투되어서, 일반적이고 보편화되어져 있었다. 지하철에서도 만화책을 보거나, 애니를 보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고, 가방에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열쇠고리를 달아두거나 캐릭터 상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종종 목격할 수 있고, 편의점에 가면 당연하다는 듯이 만화책 코너가 자리잡고 있고, 심지어는 TV나 영화관에서도 애니의 광고나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소위 말해 '오타쿠'인 나에게는 정말 신세계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한참 일본에 가있을 무렵, 내가 좋아하는 만화 <나루토>의 후속작인 <보루토>라는 애니가 TV에서 방송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10년 넘게 챙겨봐왔던 애니를 이제는 TV를 통해 생방송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나를 흥분하게 만들었고, 나는 매주 수요일 6시만 되면 어릴 때 그 기억을 되살리며, 차분히 TV앞에 앉아 <보루토>를 감상했다. 이제 막 30화가 나온 따끈따끈한 이 애니. 이번 글은 내가 이 애니를 보며 느낀 것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2.
태초에 '나루토'라는 닌자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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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란 슈에이샤의 주간 소년 점프에 연재된 닌자무협만화이다. 1999년 43호부터 연재를 시작해 2014년 50호로 완결. 총 15년 동안 연재되었다.

원제 《NARUTO -나루토-》, 작가는 키시모토 마사시.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한 제목은 작중에서 지라이야가 라면먹다가 나루토를 보고 연상해서 대충 지은 소설 주인공의 이름을 나루토의 부모가 그 이름으로 지었다고 나온다.

2015년 12월 30일 기점으로 72권+외전 1권(完)까지 국내에 완간되었다. 닌자와 인술이라는 일본 특유의 소재를 토대로 방대한 세계관과 박력 있는 스토리로 많은 인기를 불러모았다. 리믹스판은 총 24권.

2014년 11월 10일 발매된 주간 소년 점프 2014년 50호에서 완결. 공식 홈페이지 공지 완결은 2화가 동시에 연재되었고, 소년점프 사상 슬램덩크를 기점으로 20년 가까이 없었던 마지막화 풀컬러가 오랜만에 실렸다. 

이 만화의 주제는 노력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며 타인의 사회적, 정신적 고통을 이해하고 진정한 사랑을 통해 세계의 평화를 이루는 이야기이다.

점프의 슬로건인 우정, 승리, 노력에 충실한 전형적인 소년만화 플롯을 따르고 있는 한편 약자의 소외, 부조리에 의한 고통이라는 무거운 주제 또한 다루고 있다. 나루토는 활발하고 긍정적이면서 장난기가 많은 한편 정의로운 성격을 지닌 전형적인 주인공상이지만 인주력이란 이유로 사회적인 멸시를 받는 약자이자 특출난 면이 없는 열등생이기도 했다. 그런 나루토가 여러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해진다. 

그리고 멸시와 차별 속에서 뒤틀려가는 사람들의 고통을 마주하며 그런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전체를 바꾸려고 마음먹을만큼 성장해간다. 주인공이 마주하는 강적들을 차례차례 쓰러트리는 전형적인 소년만화 형식을 따르면서도 단지 승리하는 것만이 아닌, 마냥 강하고 사악해보이는 적에게도 비극적인 사연이 있음을 보여주면서 사회문제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란 주제를 시사한다.

출처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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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를 본적은 없어도, <나루토>라는 이름은 인생을 살면서 한번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흔히 소년만화 3대장으로 불리우는 <나루토> <원피스> <블리치> 중 하나이다.

장대한 세계관과 수많은 등장인물, 흥미넘치는 스토리, 우리에게 주는 많은 교훈 등의 특징을 업고,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하며 대중적인 인기와 사랑을 누린 <나루토>는, 15년간의 연재 끝에 막을 내렸다. 마지막으로 갈 수록 내용이 부실해져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지만, 나루토는 같은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마음 속에, 언제나 파이팅 넘치고 뜨거운 마음을 가진 소년으로 남아있다.

이 장대한 애니 시리즈가 막을 내리고, 모두가 아쉬워했지만, 길게 슬퍼할 틈은 없었다. 왜냐하면 바로 뒤이어 나루토의 아들인 보루토의 이야기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3. 
BORUTO, NARUTO NEXT GENER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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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루토>는 만화 《나루토》의 정식 후속작이다. 단행본은 2017년 5월 기준 3권까지 나왔다. 한국에서는 챔프 2017년 5호에서 정식 번역을 시작했으며, 2017년 5월 23일 1권이 발매되었다. 2017년 6월 기준 2권까지 정발되었다.

2016년 5월 2일부터 소년 점프에서 월간으로 연재되고 있는 작품으로, 그림은 전작 나루토의 원작자 키시모토 마사시의 어시스트인 이케모토 미키오, 각본은 코다치 우쿄가 담당한다. 감수와 키시모토 마사시가 담당하기 때문에 줄거리는 나루토 세계관 정사작에 포함된다. 

보루토가 연재되는 발단은 키시모토가 나루토 연재 종료 직전에 "나루토를 리부트하여 다른 사람이 그리면 재밌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것에서 시작된다. 그 후 슈에이샤 측에서 속편의 집필을 타진된 키시모토가 "저는 이미 작품을 그렸기 때문에 그리지 않겠지만, 이케모토에게 맡기면 좋겠다."라고 답해, 오랫동안 키시모토의 조수를 맡고 있던 이케모토 미키오가 작품을 그리게 된 것이다.

분위기 자체는 전작 나루토같은 소년만화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여 10대 독자들과 기존 나루토의 팬들을 겨냥한 작품이며, 점프 계열 잡지 중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두고 있는 것이 소년 점프인 특성상, 전작의 인기를 어느 정도 유지하기 위해 후속작도 주간 잡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점프 페스타 2017에서 인터뷰 한 것에 의하면 키시모토는 아직까지 보루토 제작팀에 속해있고, 보루토가 연재되는 한달마다 에피소드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보루토는 나루토보다 좀 더 소년소녀들이 좋아할만한 이야기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 나무위키



4.
부모의 발자취를 따라 세대를 잇다.

이처럼 <보루토>는 <나루토>와 같은 세계관 아래서 흘러가는, 다만 다른 세대의 이야기일 뿐이다. 닌자세계라는 동일한 세계관에서 새롭게 펼쳐지는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다 거기서 거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점을 염두에 둔 제작진들은 <나루토>때와는 다른 분위기로 <보루토>를 이끌어 나가기 시작했다. 초반 도입부의 시리어스 스포일러와, 그 이후 이어지는 학원물 스러운 전개는 남녀 불문하고 <보루토>에 흥미를 갖게 했고, 아직은 극히 초반 단계라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어쨌든 많은 이들이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증오와 사랑'에 대한 것이 초반의 주제였던 <나루토>와는 달리, <보루토>의 주제는 '부모와의 유대'이다. 그만큼 부모자식이 연관된 감정이나 스토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보루토에게 아버지 나루토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고민거리이다. 또한 작품 초반부터 우치하 사스케의 딸인 우치하 사라다도 항상 임무로 인해 집을 비우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증오'라는 감정으로 스토리를 전개해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전작의 나루토가 부모 없이 고아로 자라면서도 모두를 가슴에 품고 유대를 맺고 마을 전체의 영웅이 되어 그들을 모두 자신의 가족과 같이 만들었던 것과 비교하며, 독자들은 현 세대를 '금수저'라고 칭하기도 한다. 실제로 제 7대 호카게를 아버지로 둔 보루토, 그런 나루토의 가장 가까운 측근인 사스케를 아버지로 둔 사라다이기 때문이다. 이 점들은 앞으로 이 어린 아이들이 시대의 난관과 본인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 지켜보게 만든다. 

1화 스포에서는 심지어 나루토가 저 세상으로 가있는 듯한 표현으로 시작되는데, 다시 찾아온 닌자세계의 종말이라는 상황에서 과연 넥스트 제너레이션- 다음 세대의 주인공들은 이전 세대의 주인공들과 어떻게 다르게 종말을 극복해나갈 것인가도 주목해볼만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부모 세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되지만, 결국 해결하는 방법은 비슷하면서도 다를 것이라는 것. 그것이 내가 기대하고 있는 포인트이다. 



5.
평행이론 나루토 & 보루토

보루토를 보고 있자면, 전작인 나루토와 굉장히 특징상 유사한 부분들이 많이 나오곤 한다. 평행이론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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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보루토와 나루토는 유년기 시절부터 각자의 마음에 아픔을 담고 살아간다. 나루토는 구미호에게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마당에, 자신의 몸에 봉인된 구미호 때문에 마을사람들에게 망할 인주력이라고 불려지며 살아왔다. 무시, 천대, 비난은 어제 오늘일이 아닌. 매일 반복되는 일상일 뿐이었다. 보루토 또한 그렇다. 보루토는 호카게가 된 나루토를 아버지로 둔 덕분에 물질적으로는 부족함 없이 살아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가득한 상태였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나루토는, 자기 나름대로는 그의 아들에게 신경을 쓴다고 썼겠지만, 그 마음이 보루토에게까지 전달되지는 못한 모양이다. 언제나 일 때문에 바쁜 아버지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보루토의 이야기는 극장판에서도 잘 드러나있다.

이처럼 마음 속에 아픔 하나씩을 갖고 살아가는 두 사람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헤서 마을의 호카게 얼굴 바위에 낙서를 하고 도망가는 등, 애정결핍의 증상을 보이며 마을 사람 혹은 아버지로부터의 사랑을 갈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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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유사점은 바로 동료애이다. 그렇게 사람의 온기를 갈망하던 나루토도, 닌자 아카데미에 들어오고 나니 주변에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 7반으로 한 팀을 이루게 된 멤버가 바로 수재인 우치하 사스케, 별 특징 없는 하루노 사쿠라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호흡도 맞지 않고, 사건사고도 잦았지만, 점차 동료의식을 갖추어 나가며 한 팀으로 성장하게 된다. 보루토의 제 3반 또한 그렇다. 보루토는 닌자 아카데미에서 만나게 된, 어딘가 수상한 미츠키와, 우치하의 피를 물려받아 역시나 수재인 우치하 사라다와 한 팀을 이루어가면서 성장해 나간다. 아직 작품의 초반이라 세명이서 그렇다 할 큰 활약을 세운 것은 없지만, 이전 7반과 비교했을 때 어떤 인술로 연계 작전을 피며 팀워크를 보여줄지 꽤나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다만 특이한 것은, 나루토와 사스케는 라이벌이자 형제를 뛰어넘는 친구라는 유대의 설정으로 나와, 작품의 거의 70%의 지분을 차지할 정도로 둘의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아직 보루토에서는 그렇다할 라이벌이자 강한 동료애를 가진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았다. 전작인 나루토가 애니 30화 즈음에 중급닌자 시험을 치뤄가며 동료애를 쌓았던 것에 비해서, 보루토는 확실히 현재 33화까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일상적인 스토리들로만 진행되고 되고있다. 소위 말하는 '시리어스'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앞으로 누가 보루토의 전우가 되어 다음 세대를 함께 이끌어 나갈지, 정말 기대가 된다.

어쨌든 나루토와 보루토는 개인주의가 아닌 동료를 끔찍이 생각하고 아끼는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들의 동료애와 유대감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수많은 에피소드가 작가가 이 만화들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것을 느껴지게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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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유사점은 바로 인간으로써의 온기이다. 이 유사점에 어떤 말을 붙여야 하나 굉장히 고민했는데, 역시나 둘을 한 번에 아우를 수 있는 문장으로는 이것이 적격인 것 같다. 아직 보루토의 이야기가 많이 진전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보루토의 캐릭터에서 나루토와 닮은 부분을 상당수 찾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최근에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점이다.

<나루토>에서 나루토는 자신과 똑같이 인주력으로 살아오며, 많은 사람들에게 경계당하고 버림받고 욕을 먹으며 살아온 가아라를 일미 인주력 '수학'이 아닌 모래마을의 닌자 '가아라'로 대해주었다. 덕분에 처음에는 자신의 상대가 사스케라고 생각해오던 가아라도, 점차 나루토에게 눈을 돌리고 그에게 마음을 열게 되며, 진정한 친구가 되기에 이른다. 두 사람의 관계는 질풍전 이전의 스토리에서도 꽤 큰 비중을 차지하며, 질풍전 이후에는 국경을 넘어선 우정이라는 프레임으로 종종 아름답게 포장되어 나오기도 한다. 실제로도 두 사람은 닌자대전에서 카제카게와 나뭇잎 마을의 영웅으로서 힘을 합쳐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는데, 나는 이 대목에서 나루토라는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깨달았다. 자칫하면 모래마을의 악동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가아라를 카제카게까지 이끈것은 그 어느 누구도 아닌 나루토였기 때문이다.

<보루토>에서 또한 마찬가지로 진행된다. 보루토는 닌자 아카데미에서 진행된 수학여행에서 안개 마을에 방문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마치 나루토와 가아라가 재회하듯, 카구라라는 동료와 운명의 만남을 갖는다. 카제카게의 후보이자, 신 닌자도 7인방 중 한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카구라는, 천재적인 실력을 가진 닌자임에는 틀림없으나, 과거 자신이 저질렀던 폭력 행위로 인한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상태였기에, 그 모든 기대를 부담스러워하며 현실 도피만을 꾀하고 있었던 닌자이다. 그러나 보루토를 만나게 되고, 그는 달라진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그 동안의 속박에서 벗어나 마침내 자유를 찾는다. 그리고 둘 또한 그들의 부모 세대가 그랬던 것 처럼, 국경을 넘은 진정한 친구이자 동료가 된다. 

나는 소년만화의 쿨-한 부분은 바로 이런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연을 맺고 그 유대를 단단히 해나가는 과정들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며, 일정부분에서는 비 현설적인 면도 있으나, 현실세계에서도 저런 관계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에 아주 마음에 든다.



6.
우리의 다음 세대들에게

나는 나루토와 보루토의 장르가 단순히 소년만화라고 정의하기엔 그 포괄적인 의미를 다 담기에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 만화에는 한 소년의 성장기가 담겨있으며, 그 소년이 인생을 어떤식으로 살아가는지에 대한, 한 사람의 철학과 인생이 담긴 대 서사시 라고 생각한다. 한 마을을 넘어서 한 세계,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수 많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이 장편 애니는, 역사속에 길이길이 남을 대작임에 틀림없다.

나는 이 애니를 보면서 '우리의 이전 세대와 우리의 다음 세대'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았다. 흔히 대한민국이 6.25 이후 다 쓰러져가는 빈민국에서 '한강의 기적'이라고 일컫어지는 반세기간의 급격한 경제성장을 통해 지금의 산업 기반을 다져놓은 이유는 바로 우리의 이전 세대가 우리를 위해 힘써준 것임이 분명하다. 아무리 헬조선이라는 말로 이 세대를 안좋게 포장하더라도, 본인이 힘들지 않은 세대였다고 단언할 수 있는 세대는 단언컨대 한 세대도 없을 것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자기에게 닥치는 시련을 딛고 일어서, 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것. 그리하여 우리 다음의 세대가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다져놓는 것. 그것이 바로 이 만화를 통해 깨달아야 할 점이 아닌가 싶다.

부모가 없었던 나루토가 정말 말 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그의 아들 보루토가 그런 아버지의 의지와 기상을 이어받아 또 다시 한 번 세상에 그 이름을 떨치듯, 우리도 아직 펼칠 수 있는 날개가 등에 버젓이 달려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살아가자.

어쩌면 우리도 보루토처럼 부모님의 자랑이자, 나루토처럼 이 국가의 영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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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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