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아내의 서랍 [연극]

아내가 없는 빈방, 문득 아내의 서랍이 궁금해졌다!
글 입력 2017.11.1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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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서랍
대학로 소극장 명작극장
출연 : 주호성, 김순이
(매주 월, 화 : 박민관, 신혜옥)




synop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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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기획조정실의 5급 사무관으로 정년퇴직한 채만식은 은퇴 후의 인생을 다채롭게 꾸미기 위해 활발히 친구들도 만들고 사회참여에도 적극적인 반면에, 아내 유영실은 원래 조용한 품성답게 집에서 조용히 책을 읽으며 소소하게 인생 후반기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라 누가 봐도 대조적인 면이 많은 부부이다. 그럼에도 누가 봐도 견실한 모습으로 비치며 남의 부러움과 질시를 받고 있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자라온 채만식은 결혼 후 당연히 자기 아버지가 그랬듯이 온갖 집안의 책임을 고단하게 떠맡은 채 40여년을 가정과 가족을 지켜왔으므로 남편으로서의 자부심은 남과 달리 드높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대형 곰솥에 뼛국을 가득 끓여놓은 채 아내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채만식은 시장에 갔으려니 생각하며 태연히 시간을 보내지만 웬일인지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던 아내가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자 갑작스레 불안감에 휩싸이고 만다. 만식은 평소 아내가 만날만한 친구나, 갈 만한 곳을 알아보려 하지만 대체 친구가 누구인지, 갈만한 곳이 어디인지를 전혀 모르고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거기에다가 당장 처리해야 할 집안일은 왜 이렇게 많은지, 아내가 없는 사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들을 해결하느라 만식의 진이 다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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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날 아내는 돌아오지 않고 만식은 뜬눈으로 밤을 지샌다. 그러자 만식은 혹시나 단서가 있을까 하여 아내의 서랍을 뒤지기 시작한다. 서랍에서 나오는 많은 비밀스런 사연들. 채만식은 일일이 그것들을 살펴보며 그 안에 녹아있는 아내와의 여러 과거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것이 자기가 아내에게 저지른 많은 오류의 역사였다는 사실을 처절히 깨닫는다.

많은 걱정 끝에 아내는 사흘 만에 집으로 돌아오지만 이미 요양원에 갈 생각을 하고 그곳의 실태조사를 마친 후이다. 이미 몸속에 자리 잡은 병이 깊어져 남편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스스로 치료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결과이다. 만식은 아내의 병이 자기로부터 기인한 것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결심한다. 이제 아픈 아내를 위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인생을 살겠노라고. 곁에서 정성을 다해 남은 인생 끝까지 아내의 치료에 전념하기로. 그것이 아내에게 일생 빚을 지고 살아온 남편이란 자가 반드시 해내야 할 책임이자 남은 생의 최대한 목표가 될 것이라며.





아트인사이트에서 보내준 연극관련 자료의 줄거리와 제작의도를 보며 아내의 서랍을 관람할 날만을 기다리게 되었다. 가부장의 권위시대, 아내의 덕목인 내조로 일평생을 살아온 한 부부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한 연극에 녹여낸 작품이 아닐까 하는 기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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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부부생활에서도 불협화음은 존재했고, 그 불협화음을 아내가 사라진 어느 날, 그제서야 알게된 남편이 아내의 서랍 속에서 무엇을 보게 되었을까? 그 서랍 안에는 그들의 어떤 민낯이 숨겨져 있을지 궁금하기만 하다.

이 연극은 기성세대의 회한을 신중하게 이해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느낌으로 연출하고자 했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연극을 통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나의 세대가 아닐지라도 나의 부모님 세대, 내 주변에서 충분히 볼 수 있는 세대의 아픔과 사랑과 지혜를 어떻게 연극으로 표현해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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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을 비범하게 표현하는 문학적 장치가 작품 안에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어렴풋이 이해하겠으면서도 아리송하다. 아마도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일들과 충분히 '나의 일'이 될 수 있는 것들을 결코 평범하지 않게 연출했다는 것이 아닐까. 내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어떻게 연극적인 요소로 재해석했을지 연극을 본 후에야 비로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내의 서랍> 주최측에서는 무대 실연 사진을 직접 촬영하여 보내주시기도 했다. 초대를 받아 연극을 관람할 수 있는 것이 고마울 따름인데도 풍성한 프리뷰와 연극 진행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연기자들의 열정과 노력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었던 사진들이다. 컨셉사진만으로도 충분히 기대가 되는 연극이었지만 실연 사진을 보니 더더욱 기대가 된다. 좋은 내용의 연극을 열정적인 연기자들을 통해 마음 깊이 감동받으며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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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만 봤을 뿐인데도
배우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생생한 표정연기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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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태수, 배우 김순이, 배우 신혜옥,연출 신유청, 배우 박민관, 배우 주호성2.jpg
 

이 글은 아트인사이트의 초대로 쓰여졌습니다.
http://www.artinsight.co.kr/


[유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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