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날라리 국문학도가 소개합니다. '소설을 보다, 이태준편'

이태준과 안초시를 만나다
글 입력 2017.11.1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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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학과이긴 국문학과인데.. 아직도 교수님 말씀을 절반씩만 알아듣는 얼렁뚱땅 국문학도가 이태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 <복덕방>의 프리뷰를 쓰게 되었다. 말세가 아닐 수 없다.

 간략하게 ‘이태준’에 대해 소개하려한다. 그는 누구인가. 출신학교, 단편집 이런 것 다 빼고 ‘그의 소설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다. 제일 중요한 것이 그것이니까. 필자도 잘 모르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있겠지만, 오해 말아주시길. 저번 주에 배운 내용이다.


 이태준과 소설들 ↘ 

이태준2.jpg
한국의 모파상, 이태준


 1904년부터 1970년까지 살다간 이태준은 ‘허무했다.’ 식민지 현실이 허무했고, 근대화 속에서 허무했고, 그래서 소설 속 주인공들이 허무했다.

 그의 소설에 출연한 사람들은, 주로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었다. 새로운 세상이 찾아왔는데, 그 속에서 적응 못하고 이리저리 떠밀리는 사람들이 이태준 소설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나중엔 적응을 하느냐하면, ‘아니’! 대표작 <복덕방>은 주인공의 자살로 끝을 맺는다.

 그렇다면 이태준이 보여주고 싶었던 게 뭐냐, 하면 그 불우한 주인공들의 선량함과 순박함이다. 이를 통해, 당시 식민지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물론 그도, 착한 사람들의 미덕이 현실에서는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함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태준은 허무했고, 그 시대가 허무했고, 그의 소설들이 허무했다.



<복덕방>을 소개합니다↘ 

 <복덕방>의 주인공은 ‘안 초시’다. 불쌍한 안 초시. 그는 안경다리를 고칠 돈이 없어, 전전긍긍하던 인물이었다. 그는 바램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었다. 보험료는 그렇게 많이 내면서, 정작 자신에게는 쪼잔한 딸이 미웠다.

 ‘정말 날 위해 하는 거문 살아서 한 푼이라두 다구, 죽은 뒤에 내가 알게 뭐냐!’

 그래서 그는 돈을 벌 방법으로 ‘투자’를 택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사기였던 것이다. 불쌍한 안 초시. 그의 마지막은 음독자살이었다.
 안 초시의 가는 길은 더 슬펐다. 하나뿐인 딸이 그의 자살이 자신의 명예에 누가 될 것이라며 진실을 숨겨줄 것을 서 참의에게 부탁한 것이다. 돈과 명예에 눈이 멀은 모습이었다. 마지막에서, 서 참의는 딸에게 보험료로 아버지 가는 길을 잘 닦아 줄 것을 당부하며 비밀을 지켜주기로 한다.



 ↙응답하라 1930          

 연극 <복덕방>은 1930년대, 좋은 것 신기한 것이 마구 들어오던 시절을 그린다. 그 물결에 밀려나 복덕방 구석탱이나 지키고 있던 사람들이 나온다. 이태준이 보았던 ‘새로운 세상’은 못되고 속물적인 사람들에게만 영광과 특권이 부여되던 부조리한 곳이었다. 지금은 다른가? 하면 잘 모르겠다. 그 시대모습과 많이많이 달라진 것 같지는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덕방>의 연극은 가치가 있다. 지금 2017년에도, 1930년대 복덕방 노인의 쓸쓸한 뒷모습은, 모르긴 몰라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종이에만 갇혀있던 소설 속 이야기를 이젠 우리의 피부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안경다리 고칠 돈이 없어 고민하던 불쌍한 안 초시를, 새로운 세상에서 고민하던 ‘한국의 모파상’을 우리는 빨리 만나보러 가야할 것 같다.



더 자세한 이야기

13.jpg
 


연극 <복덕방>
 

만날 수 있는 기간 : 2017/11/20~ 2017/12/26
마주할 공간 : 공간 222
함께 할 시간 : 평일 - 오후 7시 / 토요일 오후 2시


[손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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