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中國人文學 총망라, 중국핵심강의

글 입력 2017.11.2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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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으시기 전,
BGM을 틀어놓고 글과 함께하세요-





감히 말하고 싶다.
이 책은 '위험한 책'이라고...

한 번 손을 댄 그 순간,
장대한 세계관에 빠져 몇날 며칠을 허우적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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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중국이라는 나라에 그다지 호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 나는, 중국 이야기만 나왔다 하면, 그냥 '더럽고', '사람들이 시끄럽고', '짝퉁이 판을치고', '황사가 심각한' 뭐 그런 키워드들 밖에 떠올리지 않는, 중국에 굉장히 무심하고도 탐탁치 못한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이었다.

중국에 대한 나쁜 이미지는, 다른 많은 이유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고등학교 때 배웠던 '중국어'로 부터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 당시 어려운 한자로 줄줄이 나열되어 있고, 성조까지 맞춰서 읽어야 하는 나에게 있어서 난이도 최상의 언어로 인해, 나는 언어 뿐만 아니라 그 나라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에 정이 떨어져 버렸고, 고등학교 1학년 이후로는 중국과 관련된 생각은 일절 하지 않으며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어느새 영어를 배우려는 사람만큼 중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 졌다. 주변에서는 중국어 일상 회화 정도는 가볍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늘어가기 시작하고, 아무리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잠시 시들시들 해졌다고 한들, 지리상 바로 옆에 위치한 나라와의 관계가 중요하지 않을리 만무했다. 

모두가 중국에게 눈을 돌리자, 그저 일본 문화만 좋아라 하던 나는, 중국에 곁눈질을 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다들 왜저렇게 열광하는거야?'라는 말만 일관한채,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 볼 생각은 하지도 않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아트인사이트 문화초대로 이 책을 권유받게 되었다. 그 이름도 장대한 <중국 핵심 강의>. 중국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 작은 것 조차 알고있지 못한 나에게는 이 모든 궁금증을 풀 열쇠와도 같은 책이었다. 그렇게 내 배게 두께 와도 같은 454페이지의 장대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번 리뷰에서는, 이 많은 것들을 일일히 설명할 수 없으니, 내가 책을 읽으면서 감동받았던 포인트 두 가지를 기준으로 하여 진행해 나가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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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 문화란 무엇일까. 한자 그대로 유라시아 동쪽의 아시아 국가의 문화를 의미하는 것을 넘어서, 서구 사회에서 그토록 탐구코자 노력했던 오리엔탈을 총체적으로 포괄하는 의미인 것일까?

흔히 우리가 서양 사상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떠올릴 수 있는 여러가지 특징적인 것들, 이를테면 많은 사상가들, 많은 유명한 정치가들 혹은 시대를 더 거슬러 올라가 왕까지도, 그리고시대를 뜨겁게 달군 위인들, 그들의 산업혁명, 종교혁명, 많은 이들의 죽음을 부른 큰 전쟁들, 우리와는 전혀 다른 의식주 문화, 또한 동양과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라틴어까지. 이 모든것들을 단 몇초만에 머릿속에서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처럼 서양인들이 동양을 떠올렸을 때, 주가 되는 특징적인 것들은 자연사상, 지극히 동양스러운 종교 문화, 산 속의 고요한 사원, 곱게 땋은 머리, 고운 전통복, 장군들의 전쟁, 유명한 사상가들 등등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바로 중국의 문화들이 아닐까-라고 나는 생각한다.

만리장성, 진시황, 칭기즈칸, 삼국지, 공자와 맹자, 한자, 치파오 등등... 너무나도 동양스러운 고고한 문화들을 그대로 담아 받아온 국가이기 때문이다. 결코 짧지 않은 역사 속에서, 유라시아 동쪽 지역의 거대한 토지를 차지하며 그 자리를 굳건히 해온 중국은, 단언컨대 우리 동방 역사에 지극히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할 수 있다. 철학과 사상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파트에서 다룰 것이기 때문에 우선은 넘어가고, 다른 영향을 준 것들에는 언어라든가 문학이라든가 학문이라든가 종교라든가 신화적 요소라든가. 무엇하나 빠트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작가가 정리한 중국 역사는 '북방 유목민과 남방 농민들이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전쟁하며 벌어지는 수 많은 이야기'라고 한다. 이처럼 중원이라는 특수한 지역을 두고 앞다투어 경쟁하는 중국의 역사적 특징이 수많은 국가를 만들었고 또 그 많은 사상이 존재하는 국가 속에서 다양한 사상을 갖고 시대를 대표하는 다양한 위인들을 배출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하나라, 은나라, 주나라를 거쳐 춘추시대와 전국시대까지 이어지는 이 장대한 시대를 우리는 진나라 이전의 시대라는 의미의 '선진시기'라고 한다. 그리고 최초의 통일제국 진나라로 거듭나고 다시 초한전을 거쳐 한나라가 탄생되는 시기를 '진한 시기'라고 일컫고, 그 이후로부터 우리나라의 삼국시기가 시작되는 즈음을 함께하는 시기가, 바로 '위진남북조 시대'이다. 그리고 그 이후는 아래와 같이 이어진다.


북조: 312~581
수, 당: 581~907
5대 10국: 907~960
북송: 960~1126
요, 금: 1121~1234
몽골: 1209~1368
명: 1368~1644
청: 1644~1912


이러한 역사속 흐름 속에서 중국은 수 많은 인물을 배출해내며 그로부터 나온 모든 것을 중국 만의 것이 아닌, 우리 동양문화권 전역에 널리 전파 했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나 같은 동아시아권인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중국은 언어의 기원도 같으며, 조금씩은 차이가 있겠지만 의식주 생활환경도 상당히 비슷한 편에 속하고, 문화 예술을 향유하는 방식 또는 방법이나, 혁명을 이끌어냈던 방식, 그리고 근원이 되는 종교나 사상 또한 같이 하며, 그 유대의 끊을 단단히 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로 보았을 때, 이 책은 마냥 중국을 무시만 하던 나에게는 굉장히 큰 반성을 하게 만들어준 책이다. 물론 현대 중국과 과거의 중국이 같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이렇게나멋지고 든든한 선조들을 뒤에 두고, 외교에 가장 유리한 위치로 세계 무대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이 왜 중화사상이라는 틀 안에서 긍지와 의지를 갖고 살아가는지, 언제나 당당한지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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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먼저 이야기 하자면, 본인의 입으로는 말하기 조금 쑥스럽지만, 20대 여대생의 속이라고는 하기 어려울 정도로, 내 마음 속 세상은 굉장히 광활하다. 그렇다고 해서, 남들과 다르다, 지식 수준이 높다 라는 의미가 아니라, 언제나 생각이 많고 항상 호기심을 갈구하며 사물의 저 너머를 생각하며 본질을 이해하려고 애쓴다는 의미의 광활함이다. 그리고 나의 이런 사고방식의 중심에는 항상, '철학과 인문학'이라는 키워드가 자리잡고 있었다. 

처음 인문학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것은 대학에 들어온 이후이다.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나는, 형식상 '인문학부'에 소속되어 있다. '인문'이란 무엇을 갈구하고 탐구하는 집단인 것일까? 인문학부라고는 해도 그 안에 속해져있는 과들을 주욱 나열해보면 전혀 공통점이 없었고, 그저 인류의 문화, 인간과 문물에 관련된 것들의 집합이라는 아주 방대한 공통점 밖에 찾지 못하여 의아해하고 있었다. 대개 나의 사고는 이런식으로 피가 혈관을 타고 흐르듯이 빠른 속도로 다양한 방향과 각도로 흐른다. 그리고 타인이 캐치하기 어려운 엉뚱하고 특이한 쪽으로 말이다.

아무튼, 이런식으로 수많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보니, 그로 인한 허망감과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찝찝함, 그리고 우울함은 언제나 나의 몫이었다. 언제나 진리와 정답을 찾기를 바랐고, 그 속에서 어떠한 이치와 본질을 깨닫길 갈망했었다. 많은 사고방식과 연결되는 많은 서양 사상가의 철학 사상이 있지만, 딱히 내 마음을 대변할 만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살아 오던 중, 이 책에 소개된 여러 학자들의 철학사상을 보고 나는 둔기로 머리를 강타당한 것과 같은 크나큰 충격을 느꼈다. 이 책에는 사상가들 뿐 아니라, 수많은 전쟁 영웅과 정치적 책략가들도 많이 등장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의미로 와 닿은 사람들은 바로 사상가, 학자들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윤리과목을 선택하지 않았기에 이러한 사상들을 자세히 알고있지 못했고, 오로지 내가 책을 읽어가며 의지해야 했던 나의 얕은 지식은 중학교 도덕 시간에 마지막으로 배웠던 것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파트에서는 책을 눈으로 빠르게 읽어가며 흐름을 파악하려 했다면, 이 파트에서는 누구보다 꼼꼼하게 줄까지 쳐가고, 메모장에 정리까지 해가면서 가슴 깊숙이 담아두며 읽었던 것 같다. 그만큼 더 와 닿고, 나에게 큰 영향을 준 파트였다.

흔히 제자백가라고 불리우는 군집안에 속한 사상가들은 저마다 다른 이치를 주장하며 학파를 이끌어왔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자왈 맹자왈'의 그 공자 맹자도 그 대열에 속한다. 내 생각에, 그 제자백가 사상가들 중 대표적인 인물은 바로 노자, 공자, 묵자, 맹자 이렇게 네 명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내 마음속에 가장 와 닿은 인물은 바로 '노자'이다.

흔히 제자백가 사상가들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초나라에서 탄생했다고 알려진 노자. 그는 정확하지 않은 수 많은 추측이 난무할 정도로 (실존의 여부까지) 아주 오래전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노자의 사상서인 <노자>는 도경과 덕경의 상하편으로 이루어져 있어, <도덕경>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것은 도와 덕을 바탕으로 사상을 전개하며, 이 '도'란 우주와 모든 존재의 근원을 말하며, '덕'은 도가 인간세계에 작용하여 어떤 외형으로 드러나는 것을 말한다. 나는 이 대목에서 눈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추구하는 사상과 방향성이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자의 유가에서 강조되던 '효'와는 달리 노자의 도가에서 중시되는 '덕'은 바르다-라는 기본적인 관념을 넘어서는 초월적인 것이라고 한다. 내가 인상깊었던 문장 중 하나가 바로 '도가도 비상도'라는 말이었는데, 이 말의 의미는 '길이라 하면 늘 그러한 길이 아니다.'라는 뜻으로, 인간이 길이라 정의하면 또 그것이 길이 아니라는 이야기라고 한다. 인간이 이성을 초월한 존재인 '도'를 어찌 설명할 수 있겠냐는 뜻과도 일맥상통하며, 인간은 우주에서 존재하는 작고 먼지같은 존재 중 하나일 뿐이다-라고 생각하는 나의 사상과도 일치한다고 볼 수 있겠다.

세상에서 아무리 법과 제도가 존재해도, 상식 밖을 넘어서는 사람과 잔악무도한 범죄가 난무하기 마련이다. 옳고 그름은 한끗차이인 것이며, 그렇다 한들 한낱 작은 존재인 우리가 그 시시비비를 가리기엔 너무나도 깨달음과 앎이 부족한 아직 '도'에 이르려면 한참 먼 존재이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도를 넘어서 '도'라는 절대적 원리 아래에 올바른 가치판단을 이끌어내려 했던 노자의 도가가 더 마음에 와 닿은게 아닐까 싶다. 조금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비판받더라도, 그것이 나의 방식과 같고, 만일 내가 저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노자의 밑으로 들어가 문하생이 되지 않았을까- 상상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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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많은 사상과 스토리가 존재하는 중국. 왜 그 문화에 열광하고 모두가 연구에 뛰어드는지 약 2주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깨달은 것 같다. 사실 이 서평으로는 내 감상을 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 책과 함께 역사 여정을 떠나면서 느꼈던 것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책의 매력은 이렇게 남이 읽은 서평을 보고 느낄 수 있는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읽고 나서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동양인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우리와 연결되는 이웃나라의 뿌리 그리고 그와 이어지는 우리나라와의 관계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싶다면, 꼭 읽어보아야할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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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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