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의 가치에 소비하세요! [문화 전반]

소비를 통해 스스로 만들어가는 문화
글 입력 2017.11.1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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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께서 쓰신 책을 주제로 하는 <저자와의 대화> 행사에 갔던 적이 있다. 행사에서 해주셨던 모든 말씀이 유익했지만,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말은 너무나 단순하고도 당연한 말이었다. ‘기업은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주체들 중 하나일 뿐이다. 따라서 사회적 가치를 넘어서는 기업이 이 세상에 존재할 이유는 없다.’ 너무나도 당연한 논리의 말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사적 이익 VS 사회적 가치?


 우리나라의 몇 대기업들의 운영 행태를 보면 기업의 사적 이윤추구와 사회적 가치 추구는 대척점에 놓여있어 절대 함께 이루어낼 수 없는 것인 듯하다. 이러한 상황에 익숙해진 대중은 기업들을 사적인 이윤 창출만을 위한 단체로 인식하고, 마치 대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우리 국민 모두의 살림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사회적 가치 추구는 기업들의 의무가 아니라며 사회적 가치를 위반하는 기업들에게 면죄부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은 단순히 자사 상품을 개발하고 그것을 팔아서 돈을 버는 집단이 아니다. 기업이 우리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생산한 다양한 종류의 상품들은 우리의 생활, 문화 전반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문화생활 또는 문화예술이라고 여기는 영화, 연극, 전시회 등은 모두 하나의 '상품'이다. 또한 기업에 노동을 제공하는 주체도 사람이고, 노동을 통해 만들어진 상품을 소비하는 주체 또한 사람이다. 기업의 경제적 ‘이윤’이 ‘사람’보다 우선시 될 수 있다는 면죄부를 주는 순간,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을 사람은 우리이다. 물론, 면죄부를 준 사람 또한 예외가 아닐 것이다.
    


당신의 가치에 소비하세요!


 가격 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지는 시장에서 윤리적인 기업으로 남는 것은 사실상 매우 어렵다. 동종 제품을 생산하는 타사보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노동자의 임금을 낮추고, 원재료의 질을 낮추는 등 비윤리적인 일을 하는 것이 매우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윤리적인 기업이 살아남는 것이 우리에게 좋은 일이고, 따라서 윤리적인 기업을 도와주어야 할 주체도 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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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좋아하는 친환경 영국 핸드메이드 화장품 기업 LUSH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사회적 가치를 위반하지 않는 기업의 제품을 사는 것, 소비를 통해서 우리 스스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 문화를 통해서 문화 전반을 우리 스스로 구성해나갈 수 있다. 우리의 소비가 사회적 가치를, 그리고 그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을 지지하는 하나의 투표 행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얼마 전 유행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MC가 했던 멘트가 생각난다.

 당신의 가치에 소비하세요!


[최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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