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다르게 하지만 똑같은, [사랑의 묘약 - 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

글 입력 2017.11.12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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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하지만 똑같은
<사랑의 묘약 - 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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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2017 기획전 <사랑의 묘약 - 열 개의 방, 세 걔의 마음> 전시회에 다녀왔다. 가기 전부터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전시에 대한 기대는 한층 높아져 있었다. 다녀온 결과? 대만족이다. 전시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까 걱정에 앞서 여러 가지 찾아보고 갔으나 그러지 않았어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전시회임에 틀림없다. 

친절하고 재밌는 전시회, 사랑의 묘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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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중간중간 써있는 오페라의 가사일부


본 전시는 2013년부터 영화, 가요, 동화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 콘텐츠와 미술 작품의 만남을 시도한 서울미술관의 시리즈 전시 중 하나로, 이번 2017년에는 종합무대예술의 대표 오페라와의 결합을 시도한다. 본 전시는 도니체티의 희극 오페라 작품인 ‘사랑의 묘약’을 사진, 일러스트, 영상 등으로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전시는 크게 3개의 마음으로 나뉘는데, 주인공 두 명(네모리노와 아디나)의 마음과 사랑을 이루어 하나가 된 마음으로 구성되어 있고, 두 주인공이 시간에 따라 변화되는 감정을 다양한 예술가의 표현으로 느껴볼 수 있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사랑 앞에서 방황하는 순간
사랑을 원하는 순간
사랑에 실망하는 순간
집착하는 순간
서로를 믿는 순간
사랑에 좌절하는 순간
사랑을 위해 용기내는 순간
희생하는 순간

그리고 마침내 이뤄진, 사랑에 기뻐하는 순간.


아마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는 여러 가지 순간들을 기억할 것이고 각자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가 더욱 참신하고 재밌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티스트들이 참신하게 표현한 사랑의 여러 가지 순간들에 대해서 우리는 ‘공감’하고 오페라의 스토리를 넘어 여러 가지 각기각색의 감정과 순간들을 함께 떠올리고 맞이함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신단비이석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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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단비이석예술, 만짐(TOUCH),타임스퀘어x서강대교, 2015, print on canvas.jpg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는 신단비이석예술의 작품인 < Half And Half > 프로젝트. 주제는 신뢰.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누군가를 믿고 사랑하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라는 말이 있듯이. 아마 장거리 연애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할 말일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장거리 연애. 나의 낮과 상대방의 밤이 같다는 것. 가까운 공간에 상대가 없다는 것. 시간과 공간이 같지 않은 연인과의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존재를 느끼는 것이 아닐까.

이 작품이 인상 깊고 크게 와 닿았던 이유는 서로가 다른 공간, 다른 시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라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서로의 모습을 보고 있는 순간에 그치지 않고 나만의 시간 속에서도 서로의 존재를 느끼는 것. 내가 걷고 있는 거리, 가로등 밑, 커피잔을 바라보며 서로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너무도 멋진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물리적 거리와 시간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진정으로 함께 하고 있음을 계속 느낄 수 있는 것.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신뢰구나.



그 외 전시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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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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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마 그루넨홀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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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캐리





사랑은 그 자체가 하나의 감정이기보다는 많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사랑은 아픔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 사랑은 희생일 수 있고, 또 다른 이에게는 사랑은 행복 그 자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을 하고 있는 서로의 모습에 공감한다. 우리는 그렇게 형형색색, 각기각색으로 다르게 하지만 똑같은 '사랑'을 하고 있다.

순수한 사랑의 가치를 재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 다채로운 작품들을 가까이서 재밌게, 또 쉽게 즐길 수 있었던 <사랑의 묘약>전시회였다.


[김정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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