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랑의 묘약 – 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

글 입력 2017.11.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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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묘약–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展



  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이라는 소제목을 가지고 있는 이번 전시는 10명의 작가와 남자, 여자, 그리고 두 남녀의 마음 이라는 주제, 그리고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기반으로 한 독특한 구성의 전시이다. 오페라와 미술 전시의 결합인 만큼 전시장 입구에서는 오페라 극장을 연상시키는 빨간 커튼과 현악기의 조율하는 소리를 연출함으로써 오페라를 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뿐만 아니라 오페라 ‘사랑의 묘약’과 마찬가지로 2막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구성을 가진다. 이러한 기획 속에서 10개의 방에 놓인 보면대, 그리고 그 위에 올려진 오페라 악보와 함께한 미술작품설명은 묘하면서도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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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막


네모리노의 방 #1_타쿠 반나이(Taku Bannai)


‘일상’이라는 제목을 가진 첫 번째 방은 종이를 겹쳐서 오려붙인 종이 콜라주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인물은 작게, 배경은 크게 여백을 많이 둠으로써 큰 여백을 통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상상을 하도록 연출되었는데, 극중에서는 네모리노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아디나를 보고 사랑에 빠지는 장면으로, 정적이면서 차분한 색감과 분위기 속에서 작품속의 남성이 어떤 일상을 보내는 지 상상해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아디나의 방 #1_이르마 그루넨홀츠(Irma Gruenholz)

처음 이 공간의 작품들을 보았을 때 컴퓨터로 작업을 한 후 프린트 한 것인 줄로 알았는데 사실은 점토와 실, 그리고 색종이로 구성된 10cm에 불과한 소형의 조각 작품이라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 조각 작품을 사진작업을 통해 완성한 것으로, 붉은 실을 소재로 인물들의 감정 선을 뚜렷하고 강렬하게 표현해내었다. 고통을 느끼는 듯한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에서 복잡하게 얽혀있는 관계 속에서 극중 아디나가 사랑을 찾아가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네모리노의 방 #2_안민정

네모리노가 사랑의 묘약 구매하며 사랑을 차지하기 위한 욕망을 표현하는 부분과 연결되는 이 공간은 안민정작가의 두 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작가 본인과 남편이 서로가 사랑에 빠졌을 때 어떠한 모습을 취하는 지를 표현했다고 하는데, 보이지 않는 것을 수치와 수학적인 증명방식을 통해 보여주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아디나의 방 #2_정보영

아련하고 몽환적이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내뿜는 작품들로 구성된 이 방에서는 아디나의 공허한 마음을 떠올릴 수 있는데 작가는 유리구슬, 촛불, 빛과 같은 낯익은 소재들을 통해 우리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아디나의 방 #3_신왕(Hsin Wang)
‘집착’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방의 작품들은 포스터에 사용될 정도로 남녀 간의 사랑을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감춰진 얼굴들로 표현되었는데 작품 간의 통일성이 느껴지면서 간략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주고 있었다. 작품속의 여성은 작가자신으로, De-selfing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이 자신에게 있어서 치유의 과정이 되었다고 한다. 자신을 한 조각씩 재발견하며 자신감을 되찾고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이 작가의 말과 작품을 보고 예술이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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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막


아디나의 방 #4_신단비이석예술

실제 장거리 연애를 하는 연인관계에서 탄생한 작품으로, 사랑의 순간순간을 기록하고 있다. SNS를 통해 다른 작품들과 작업 과정 또한 엿볼 수 있었는데, 이번 전시 이외에도 다른 여러 경로를 통해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고 계속해서 지켜보고 싶은 작가였다.


네모리노의 방 #3_이이언&홍은희
뮤직 비디오가 틀어진 이 방은 ‘고독’을 표현하고 있었다. 아디나를 끊임없이 그리워하는 네모리노의 마음처럼 비디오에서도 남자 주인공의 고독함, 외롭고 쓸쓸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피아노나 기타가 아닌 컴퓨터를 사용해서 음악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얼핏 슬로우 작업을 한 비디오를 보는듯하지만 15,000장의 사진을 모자이크 방식을 통해 표현된 것이라고 한다.


네모리노의 방 #4_밥 캐리(Bob Carey)
마치 합성 같기도 한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이 작품들은 자신의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사진작품들이다. 유방암에 걸린 아내에게 희망과 웃음을 주기위해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작업했다고 하는데, 오페라의 두 인물들의 용기 있는 사랑처럼 우스꽝스러운 차림이지만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그의 용기 있는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네모리노의 방 #5_김현수
실제 사람을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설치미술과 섬세한 드로잉 작업들로 구성되었다. 극 사실주의 기법으로 사슴뿔을 달고 있는 소년과 한 성인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 인상 깊은데 사슴뿔은 그들의 성장과 희생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들의 방 #1_홍지윤
보헤미안 에디션이라는 제목의 홍지윤작가의 작품들은 동양의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것들이었다. 사진 위에 직접 시를 얹어 완성한 작품으로 한국적인 멋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동양화적인 특징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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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오페라가 재생되는 음악 감상실, 박스 속 구멍을 통해 아리아를 들을 수 있는 아리아의 방에서는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어서 한참동안 머무르며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고, 전시회 티켓을 통해 올라가 볼 수 있는 석파정에서는 아름다운 단풍과 맑은 공기까지 만나볼 수 있어서 꼭 추천하고 싶다.

이렇게 여러 시각과 언어로 표현될 수 있는 사랑이라는 주제도, 각자의 사랑을 개성 있게 표현한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들도, 네모리노와 아디나의 사랑을 노래하는 오페라도, 기존의 전형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전시기획도 너무 마음에 들었고 누군가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만한 전시였다.





사랑의 묘약
- 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 -


일자 : 2017.09.26(화) - 2018.03.04.(일)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입니다.

시간
10:30 – 18:30
(입장마감 17:30)

장소
서울미술관 제 1 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 9,000원
대학생 | 7,000원
학생(초/중/고) | 5,000원
어린이(3-7세) | 3,000원

주최/주관
서울미술관

문의
서울미술관
02-395-0100


[정나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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