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맥베스 'King's choice' - 맥베스의 예언과 욕망, 우리들의 예언과 욕망

글 입력 2017.11.1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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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베스 연극에 대한 프리뷰를 적어야 한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맥베스를 읽는 것이리라. 그래서 맥베스를 읽었다. 사실 극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고 맥베스 극을 본 적이 없는데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책을 읽고 생각한 것을 적어보고자 한다.

 맥베스의 주축은 인간의 욕망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인간은 욕망의 동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현대사회에도 욕망에 몸부림치는 한 사람의 이야기는 큰 의미가 있는 법. 이것이 맥베스라는 작품이 오늘날까지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맥베스처럼 욕망에 그렇게 몸부림치고, 욕망의 이면에서 고통받을 수 있는 사람은 현대사회에 얼마나 될까? 청년들이 스스로를 n포세대라 칭하는 오늘날의 한국에서 그렇게 욕망에 충실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맥베스의 예언과 욕망, 우리들의 예언과 욕망

 반란을 진압하고 돌아오는 맥베스에게 마녀들은 3가지 예언을 한다. 3가지 예언 중 마지막은 놀랍게도 자신이 왕이 된다는 것. 이 예언은 비극의 신호탄이 되어버린다. 예언. 비현대적이고 허무맹랑한 소리로 보이지만 어쩌면 오늘날은 예언의 시대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예언은 데이터라는 옷을 걸치고 다가와 “이쪽이 더 잘 되는 길이야.”, “이쪽이 앞으로 잘 될 거야.”, “이쪽으로 오지 않으면 실패해.” 등등의 말들을 속삭이고 있을 것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런 예언을 안 들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며 한 번도 휘둘린 적 없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얼마 전에 떠오른 ‘Yolo’라는 문구 역시 어찌 보면 예언이다. 그것도 다른 예언에 휘둘리면 자신의 삶을 잃어버릴 것이라며 다른 예언을 짓밟아 버리는 잔인한 예언.
 
 “그 빌어먹을 예언들이 날 여기까지 데리고 온 거잖아?”
 
 공연 포스터에 적혀있는 대사다. 어쩌면 우리를 지금 각자 있는 위치까지 끌고 온 것도 예언일지도 모른다. 작고 작은 예언들이 모여 우리의 위치를 재단한 것은 아닐까. 물론 우리가 마주하는 예언들은 맥베스의 예언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작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맥베스처럼 삶을 걸고 몸부림치며 예언에 매달렸던 적은 없을지도 모른다. 필자 역시 그렇다. 하지만 아무리 작다고 해도 우리는 욕망의 노예, 그러기에 우리는 예언들을 따라왔을 것이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좀 더 만은 돈, 좋은 노후 등등. 오늘날의 예언들이 왕위 대신 속삭이는 것들엔 우리의 욕망이 가득하다. 
 극을 보게 된다면 보기 전에 한 번씩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내게 속삭이는 마녀는 누구이고, 그 예언은 무엇이며, 나는 어떻게 행동해왔는가. 그리고 같은 질문에 대한 맥베스의 답이 어떤지 극을 통해 보게 된다면 우리는 이 극이 걸어놓고 있는 질문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맥베스의 운명은 정해진 것인가? 아니면 개척해 나간 것인가?”
 “나의 운명은 정해진 것인가 아니면 개척해 나간 것인가?”

 여기서 필자는 하나의 질문을 더 던져보기를 권해본다.

 “나는 예언과 욕망 사이에서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가?”
 
 맥베스에게 예언만 있었다면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마녀를 만난 것은 기묘한 기억으로만 남을 것이고, 덩컨 왕의 선정은 명장 맥베스와 함께 부강한 나라를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맥베스에겐 욕망이 있었다. 아무리 예언이 정확했고 아내가 소위 말하는 바람을 넣었다고 할지라고 욕망 없이 그렇게 성급하게 왕을 암살할 수 있었을까? 아니리라.
 앞서 이야기했듯이 오늘날의 한국은 포기의 시대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많은 것을 포기한다. 많은 욕망을 포기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포기를 만들어낸 불가능이라는 사고가 자리한다. 이 불가능은 주변의 욕망에도 전염된다. 그렇게 포기는 늘어만 가기 마련이다.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가? 당신은 아직 욕망에 충실한가 아니면 포기와 이미 함께하고 있는가? 당신은 예언의 앞에서 욕망과 포기 중 누구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가?

 맥베스처럼 예언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나는 어떻게 행동하고 있으며 어떻게 행동하고자 하는 걸까. 지금까지 보지 못했거나 눈을 돌려왔던 자신의 속 모습을 바라보는 계기를 이 극이 만들어줄 것이다.





맥베스
- 상상이 생각을 지배한다 -


일자 : 2017.11.10(금) ~ 11.19(일)

시간
평일 8시
토 4시, 7시 / 일 4시
월 쉼

장소 : 나온씨어터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중고대학생, 25세 미만 청년 50% 할인

제작
창작집단 몬스터

기획
K아트플래닛

후원
서울특별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 90분




문의
창작집단 몬스터
02-742-7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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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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