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사랑의 묘약- 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

글 입력 2017.11.0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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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술관에서 <사랑의 묘약>이라는 전시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프리뷰를 작성하면서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여러 작가들이 참여한 작품전이라는 것을 알고, 그들의 조화가 얼마나 아름다울지 기대했었는데 참 괜찮았던 전시였습니다. 하지만, 사전에 정보없이 관람한다면 어려울 수도 있을만한 부분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시려는 분들은 작품마다 놓여진 글들을 유심히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전시장의 큰 공간에 각자만의 특징을 가지고 이야기의 한 부분을 표현한다는 것은 독특하고도 처음 보는 구성이라 '어떻게 관람하면 좋을까...'를 고민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 가보니 잘 구분지어 놓았고 설명도 상세히 나와 있어서 헷갈리지 않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의묘약_이야기_1_타쿠반나이.jpg
 
사랑의묘약_이야기_2_이르마그루넨홀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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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쿠 반나이의 작품은 파스텔톤을 기반으로 한가롭게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한 남성이 주인공으로 비춰졌습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색감들과 여백이 기분 좋은 느낌이 들게 하였습니다.' 나도 주말에는 저렇게 여유롭게 쉬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라는 부러움을 자아낼만큼이나 부드러운 감정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르마 그루넨홀츠의 작품 중에서는 붉은색의 실이 복잡하게 엮여있었던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인연'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처럼 쉽게 끊어지지 않음을 표현한 것 같았습니다. 사랑에서의 인연도 중요하지만 내 주위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안민정은 실제 작가부부의 사진으로 작업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을 수치와 문자로 표현했으며 복잡한 설계도면으로 콩깍지가 쓰인 서로의 상태를 나타내는 작품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사랑에 대한 수치화가 아직까지는 어려운 연구이지만 그게 증명된다면, '누가 더 사랑하는지 밝혀낼 수도 있을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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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영은 '빛'을 주제로 하며 유리구슬과 유리병을 소재로 사용하였습니다. 빛을 투과하여 만난 세상은 새로운 부분을 보여주어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그렇지만 결국 그 공간을 채운 것은 빛이었음을 알게되고 공허함이 찾아오게 됩니다. 그렇지만 모든 의미를 내려두고 작품 속에서만 봤을 때 반짝반짝하게 빛났던 유리구슬은 다른 것을 제쳐놓을만큼 관심을 가지게 되는 예쁜 존재였습니다.

신왕은 '집착'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서로의 몸이 비닐로 꽁꽁 싸여있던 것, 남자가 여자의 팔을 물어 이빨 자국을 냈던 것. 사랑에 중독되면 집착이 찾아오는 것을 주의해야하는데 집착은 그동안 함께했던 행복한 기억들을 하나씩 지워버리는 무시무시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그 한계치를 넘었을때는 그 둘 사이가 건강하지 못하게 될 것 같습니다.

신담비이석예술은 서로 떨어진 공간에 있으면서도 함께 있음을 표현했습니다. SNS에서도 유명했던 사진찍는 기술이었던 것 같은데, 한번쯤은 따라해보고 싶은 기술이었습니다. 몸은 떨어져있지만 서로를 만나기 전에 같이 있다는 느낌을 주는 따뜻한 사진이었습니다.

이이언+홍은희는 '그저 함께 있어줘'라는 멜로디가 맴돌던 곳이 생각이 납니다. 뮤직비디오도 감상했는데, 나노 스케일의 수작업을 통해 영상이 일초 단위로 잘려지고 배열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화면을 구성하는 한장 한장의 사진들은 입체적이었고 '만드려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겠구나..'라는 감탄과 함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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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캐리는 유방암에 걸린 아내를 웃게 해주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바로, 핑크색의 화려한 치마를 입고 특정 장소에 가서 사진으로 남기는 것입니다. 그의 직업은 사진작가였는데, 완벽한 구도 속에 있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아내를 정말 사랑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김현수는 '뿔'을 통해 소년이 성인으로 성장하는 것을 나타내었습니다. 그에게 성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본성을 억압하고 순수함을 상실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커다란 뿔을 꺾는 행위를 통해 어른으로서의 성장을 막고 영원히 소년으로 남고자 하는 욕망을 표출하였습니다.

홍지윤은 글씨와 자작시, 대중음악의 가사가 그림과 함께 등장하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림의 주제에 맞는 시를 골라 특유의 서체로 글씨를 썼는데, 문화적 전통을 따르면서도 형광색을 섞어 실험적인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참신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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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묘약 - 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

- 기간 : 17.09.26 ~ 18.03.04
- 장소 : 서울미술관 제 1전시실
- 관람안내
 · 관람일 : 화~ 일요일(월요일 휴관)
 · 전시장 관람시간 : AM 10시반 ~ PM 6시반(전시마감 1시간 전까지 입장가능)
 · 관람요금 : 성인 9,000원, 대학생 7,000원, 학생(초/중/고) 5,000원
 

[최서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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