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기꺼이 불쾌함을 감수하고 뒷골목에 설 수밖에 : 연극 < 스테디레인 > [연극]

글 입력 2017.11.08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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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전 이후, 사람들은 인간 이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전지전능한 신에게서 인간 이성에게로 사유의 중심이 이동했던 것도 잠시, 전쟁의 잔혹함은 인간의 이성이 최선의 선택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이성과 도덕, 인간의 선에 대한 믿음들이 붕괴된 폐허에, 사람들은 세계와 나 사이의 단절을 겪게 된다. 생각하기에, 고로 날 존재하게 했던, 인간의 이성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면, 전후의 혼란한 사회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우리가 범박하게 이야기하는 ‘부조리’의 문학적 의미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세계와 나 사이의 좁힐 수 없는 간격. 그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감정, 그것이 ‘부조리함’이다.
 
화해될 수 없는 세계는 암울하고 어둡게 그려졌다. 이 ‘부조리'를 바탕으로. 전후에 발달한 할리우드의 필름 누아르(noir)는 범죄와 폭력이 일어나는 대도시의 그림자를 스크린에 담으며, 세계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낸다. 이성이 무너지고 도덕이 무너지는 세계, 뿌연 담배 연기와 총 소리의 굉음, 어두운 도시의 뒷골목. 그 안에서 소외되고,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들. 이성과 도덕의 세계와는 거리가 먼, 이 타락하고, 혼란스러운 세계의 이야기는 현재의 많은 대중들에게도 익숙하다. <대부>, <영웅본색>. <신세계> 등, 포스터마저 짙은 어둠이 내려앉은 느와르 영화들은 아직까지도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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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기가 나오고, 뿌연 담배 연기가 자욱하고, 피를 흘리고, 인간의 내면의 어두움을 포착하는 느와르가 무대 위에 오른다. 이 어둑한 뒷골목에 어쩌면 비가 오는 날의 축축함까지 더해질 것이다. 생각만해도 불쾌하고 찝찔하다. 기분 좋은 잔상을 남기진 않는 이 연극이 어떻게 인간 내면의 어두움을 그려내고, 세계의 불안으로 관객을 뒤쫓을까. 모든 것을 지켜야 하는 남자와 아무 것도 지킬 것이 없는 남자의 이야기는, 세계의 타락을 연극적으로 완성도 있게 보여줄 수 있을까. 보여줄 수 있다면, 기꺼이 타락하고 혼란스러운 뒷골목에 서 있을 수밖에. 기꺼이 불쾌함을 감수할 수밖에.


  
시놉시스


그래도 모든 것이 그럭저럭 잘 돌아갈 줄 알았다.
그 날 밤, 총알 한 방이
대니의 집안으로 날아오기 전까지는.
    
자칭 시카고 최고의 경찰이라 자부하며 언젠가 스타스키와 허치 같은 경찰이 될 것이라 믿는 ‘대니’와 ‘조이’는 성향은 전혀 다르지만 어렸을 때부터 늘 함께였다.
 
가장으로서 가족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가치인 대니는 시카고 뒷골목 창녀들의 뒤를 봐주는 대가로 포주들에게 흉악하게 굴기로 유명하다. 반대로 조이는 여인숙과 다를 바 없는 독신자 아파트에서 혼자 술을 들이키며 시간을 보낸다.
 
대니는 매일 저녁 혼자 사는 조이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이고 어느 날 저녁 자신이 돌봐주는 창녀를 조이에게 소개한다. 그 저녁식사 시간은 엉망이 되고 화가 난 대니는 그녀를 바래다 주러 갔다가 엉겁결에 그녀와 관계를 갖게 된다. 그리고 돌아 나오는 길에 포주 중 한명인 월터 일행에게 위협을 당하고 한 쪽 다리에 큰 상처를 입는다.
 
그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 대니의 가족들과 조이가 여느 때처럼 대니의 집에서 한가로운 저녁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 때 총알 한 방이 창문을 뚫고 들어온다.
 
이 사건으로 아직 걷지도 못하는 대니의 어린 아들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고 이 모든 일이 월터가 저지른 일이라고 믿는 대니는 경찰 업무는 아랑곳 않고 법의 수위를 무시하며 월터를 쫓는다.
 
그 즈음 시카고의 어느 뒷골목으로 출동한 대니와 조이는 약에 취해 벌거벗은 어린아이를 마주한다. 그들은 신분 확인도 하지 않고 아이의 보호자라고 주장하는 남자에게 아이를 돌려보내고 몇일 후 아이는 시체로 발견된다. 두 경찰이 어린 아이를 연쇄살인범에게 돌려보냈다는 사실에 세상은 발칵 뒤집어지고 두 사람의 경력도 심각하게 위협받게 된다.
 
꼬리를 물고 쓰러지는 도미노처럼 계속해서 악화되기만 하는 상황 속에서 대니는 오로지 가족을 지킨다는 명목 하에 월터 일행만을 뒤쫓고 조이는 무너지기 직전인 대니의 가족 주변을 맴돌게 된다.



공연 정보

   

INTRODUCTION

공 연 명 : 연극 <스테디 레인>
공 연 장 : 아트원씨어터 3관
공연기간 : 2017년 10월 27일 (금) – 2017년 12월 3일 (일)
공연시간 : 평일 저녁8시, 주말(토,일) 3시/6시
러닝타임 : 100분
티켓가격 : 전석4만원
관람연령 : 만 13세 이상 관람가 (중학생 이상 관람가능)
기획제작 : 노네임씨어터컴퍼니

CREATIVE STAFFS

프로듀서 : 한해영
작    가 : 키스 허프 (Keith Huff)
연    출 : 김한내
번    역 : 이인수
음    악 : 배미령
무대/조명디자인: 강지혜
의상디자인: 홍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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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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