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AMF - 암스테르담 EDM 페스티벌의 현장에서 [공연예술]

We Own the Night - 전율이 지배하는 이 순간!
글 입력 2017.11.0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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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AMF - 암스테르담 EDM 페스티벌의 현장에서
We Own the Night - 
전율이 지배하는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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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M(Electronic Dance Music)을 좋아하시나요? 따로 좋아하는 DJ가 없으시더라도 들어보면 '아, 이 곡?'하시는 곡들이 많을 거에요. 특히 작년 Chainsmoker의 Closer는 국내에서도 크게 히트했고 체인스모커의 내한 공연은 순식간에 매진된 바 있습니다. EDM 음악이 그야말로 '대세'가 된지는 꽤 오랜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KPOP이라고 불리는 아이돌 음악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세븐틴의 '울고 싶지 않아', 그리고 방탄소년단의 신곡 'DNA'였죠. SM스테이션에서는 EXO의 첸과 세계적인 DJ Alesso의 작업을 만나볼 수도 있었습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암스테르담은 EDM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네덜란드의 국왕 취임식에서도 EDM이 연주되었고, 대중음악이 곧 EDM인 나라거든요. 아마 들어보셨을 수도 있는 하드웰(Hardwell), 마틴 개릭스(Martin Garrix), 돈 디아블로(Don Diablo) 등이 대표적인 네덜란드 출신 DJ입니다. 그리고 10월 말, 암스테르담에서는 5일간 ADE, Amsterdam Dance Event를 도시 전역에서 진행합니다. 극장에서는 업계 관계자들과 DJ들이 모여 컨퍼런스를 열고 업계 종사 희망자/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도 진행됩니다. 신인 DJ들을 소개하는 공연도 열리고, 유명 DJ의 이름을 딴 팝업스토어, 단독 공연도 열립니다. 또한 도시 곳곳에는 ADE가 쓰여진 노란 깃발이 휘날리고 옷가게에서 DJ의 라이브 공연이 열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AMF(Amsterdam Music Festival)는 이 모든 행사의 절정같은 행사로, Arena라는 가장 큰 실내 공연장 -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같은 형태입니다 - 에서 저녁 9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DJ들의 공연이 이어집니다.


 음악과 공연을 사랑하는 저는 암스테르담에 오기 전부터 내내 이 공연을 기다려왔습니다. 사실 저의 주종목(오버워치로 치면 본캐라고나 할까요)은 인디, 락 음악에 가깝지만 세계적인 DJ들의 고향이자 EDM의 가장 큰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암스테르담에 머물면서 이런 공연에 갈 기회를 놓치는 건 정말 큰 실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캐치프레이즈를 보세요. "We Own the Night". 보자마자 심장이 두근두근하면서 공연장에 있을 저를 그렸습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시험 전전날에 열린 AMF.. 그렇다고 놓칠 제가 아닙니다. 시험 공부는 그 전날, 그리고 다음날까지 불태우고 공연장에 다녀왔습니다. 귀가 떨어질 것 같은 음악과 함성소리, 다들 미쳐있는 열기까지. 암스테르담 뮤직 페스티벌의 열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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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은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지하철로 약 20분이 떨어진 Amsterdam ArenA에서 열렸습니다. 집에서 지하철을 타고 Amsterdam Bijlmer ArenA 정류장에 내려 간단히 끼니를 해결한 뒤 공연장에 들어갔습니다. 9시부터 열리는 공연이지만 다음 날 새벽 6시까지 놀아야하니, 체력을 아끼기 위해 9시에 줄을 서고 나름대로 여유롭게 들어갔습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경기장 앞에 줄을 서있었고 몇몇 사람들은 각자의 국기를 두르고 있었습니다. 얼핏 들리는 언어들도 전부 달랐습니다. 프랑스어, 스페인어, 영어, 네덜란드어. 9시 반쯤 입장했지만 아직까지는 넓은 경기장이 거의 비어있었습니다. 이 경기장이 꽉 찬다니 믿기지 않았습니다. 경기장에 들어가면 일반 티켓을 산 관객은 옆쪽 좌석으로는 올라갈 수 없습니다. VIP 티켓을 구매한 고객만 좌석에 앉아서 디제잉 공연을 볼 수 있는 것이죠! 대신 무대 바로 옆, 뒤쪽 공간에는 올라갈 수 있었기 때문에 너무 힘들때는 그 곳에 앉아 레이저 쇼와 열광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잠깐 숨을 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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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증샷도 찍고 하이네켄 생맥주(하이네켄은 암스테르담을 베이스로 한 맥주회사죠!)를 마신 뒤  흥을 돋우고 슬슬 무대 앞쪽으로 향했습니다. 저는 월요일 아침 시험이었고, 공연은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아침까지 진행되었기 때문에 저는 일요일 오전 3시 쯤 적당히(!) 집에 돌아왔기 때문에 총 5팀의 DJ를 만났습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세 팀은 MARSHMELLO, DON DIABLO, 그리고 DAVID GUETTA! 마시멜로는 처음 들어보는 DJ였는데 힙합을 연상케 하는 그루브와 LED 조명이 바뀌어 들어오는 머리에 쓴 인형, 배경 영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혀 모르는 음악인데도 이렇게 좋을 수 있다니! MARSHMELLO는 그야말로 '오늘의 발견' 같은 느낌이랄까요!




 DON DIABLO는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이전부터 나름 예습으로 여러 곡을 듣고 가서 더 좋았어요. 역시 Cutting Shapes와 Don't Let Go! EDM은 전율이 쌓이고 쌓이다가 고조되는 부분이 정말 벅차 오르는데 수천 명이 한 공간에서 같은 감정을 느끼고 뛰다 보니 열기가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주위에 있는 사람과 - 전혀 모르는 - 셀카도 찍고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춤도 추고!




 그리고 기억에 남는 또 한 장면은, DAVID GUETTA의 공연 중에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스탠딩 존 안에서 작은 원을 만들면서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던 겁니다. 댄스 스테이지를 만들어서 배틀을 하는 건가..? 긴가민가하던 사이 동행했던 친구가 "이거 그건가봐! 준비됐어?"하더니, 물음표가 잔뜩 떠있는 상태에서 음악은 최고조에 도달했고 사람들은 갑자기 한가운데로 달려들었습니다. 락페스티벌 공연에서만 보았던 슬램!! 당황스러웠지만 너무 재미있었고 한편으로는 부딪힌 팔이 아프기도.... 아는 노래인지, 긴가민가하던 상황에서 아는 노래의 후렴구가 나오면 정말 짜릿했습니다.(오열) 유독 데이빗 게타 공연에서 그런 경우가 많았는데, 저스틴 비버의 목소리인 2U,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열심히 춤을 췄던 HEY MAMA! 그 중에서도 역시 최고는 제가 좋아하는 보컬리스트인 SIA의 목소리가 담긴 TITANIUM!




 후우 여러분께 다시 그 열기를 전해드리려다가 저 혼자 흥이 나고 있네요! 여러분도 같이 신나주세요 저 혼자 신나면 창피하잖아요! 꼭 첨부된 음악 중 하나는 들어주세요!! (느낌표더미) 표값은 9만원 정도였고, 세계 TOP CLASS DJ들이 모인다는 점과 9시간 연속 공연임을 감안하면 전혀 비싸지 않았어요. 하지만 락커 비용이 7유로였고 핫도그와 맥주가 비쌌죠.. 하하 페스티벌이 다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티켓값만큼 무언가를 더 쓰고 오는 그런 것 하하하(눈물)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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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객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대개 우리나라 페스티벌에 가면 20-30대밖에 찾아볼 수 없었지만 AMF에서는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딱 봐도 40-50대의 중년 여성, 남성 분들도 많았거든요! 많지는 않았지만 휠체어를 탄 관객도 있었습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듯이 정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였었습니다. 그리고 가서 알게 된 사실은, 각자의 국기를 가져오는 것이 일종의 관습이라는 점이에요. DJ가 바뀌는 시간대 동안 MC가 SHOW YOUR FLAG, SHOW YOUR LOVE FROM THE WORLD라며 국기를 보여달라고 말하거든요. 목마를 타고 올라간 사람들은 각자의 국기를 펴 보여주고 관객들은 이 공간에, 같은 음악을 들으며 얼마나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즐기고 있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이 날은 네덜란드, 브라질, 프랑스, 미국, 이스라엘, 일본, 한국 외 수많은 국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관객들은 개성 넘치는 의상으로 공연장에 등장했습니다. 노출이 많은 과감한 의상의 여자들, 열기가 넘쳐 상의를 탈의한 남자들, 코스튬처럼 유니콘 뿔이 달린 머리띠와 발레 튜튜 치마를 입은 관객들까지! 의상에서도 각자의 개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관객들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만의 스텝을 밟고 소리를 지르며 그 시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LET ME HEAR YOU SCREAM, AMSTERDAM!!!"



ARE YOU HAVING A GOOD TIME, AMSTERDAM! (SCREAMING 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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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이 허용된 국가지만, 공연장 내에는 마약이 반입 불가였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들어온 것인지 공연장 안에서는 군데군데 익숙한 풀의 향이 풍겼고 담배냄새도 묻어났습니다. 유럽의 유일한 안좋은 점이랄까요 너무 자유로운 흡연문화! 누군가에게 얻어맞은 듯 힘들면서도 정말 짜릿하고 즐거웠던 AMF!! 저는 아직도 공연장에서 제 머리위로 떨어졌던, 지금은 제 책꽂이에 있는 노랑 빨강 종이 폭죽을 보며 그때 그 광란의 새벽을 기억합니다. 귀가 멍멍해질 정도로 컸던 스피커 소리, 화려하게 펼쳐졌던 레이저쇼, 반 이상 미쳐있던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 나! 아쉬움이 있다면 AMF 이외에도 ADE에 펼쳐졌던 Alan Walker와 Martin Garrix의 공연에 가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미리 알았더라면!


 저는 음악에 있어 굉장히 보수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재작년 여름에 처음 Zedd의 Clarity를 접하고 무지 좋은 음악임에 동의하면서도 이게 무슨 라이브야 생각했었어요. 악기를 연주하는 밴드도 아니고 그냥 음악을 틀어주는 것 아닌가, 왜 이걸 공연장에서 보는 것인지 의아했거든요. "락밴드 공연이야말로 공연이지, EDM이 무슨 공연이야!" 했던 과거의 저.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 깨달은 것은 DJ도 아티스트이고 EDM 공연도 라이브 공연이라는 것! 비트를 깔고 그 위에서 음악을 폭발시키고,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 자체가 공연의 본질이니까요. 적어도 제가 관객으로 그 장소에서 다른 관객들과 함께 열광하고 아티스트에 열광했으니, 제 입장에선 확실히 라이브 공연입니다! EDM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클럽 분위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열광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꿈꿔볼 무대와 공연장이 아닐까요! AMF 후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함께 열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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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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