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The Beguiled, 2017)' [영화]

글 입력 2017.10.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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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당한 사람들
(The Beguiled,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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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그가 오고 모두가 달라졌다. 1864년 전쟁으로 인해 모두가 떠난 인적 드문 마을. 심각한 다리 부상으로 죽음 직전 상태에 놓인 군인 '존'이 구조되고, 7명의 여자들만 살고 있는 비밀스런 대저택에 머물게 된다. 유혹하는 여인 '미스 마사'부터 사로잡힌 처녀 '에드위나', 도발적인 10대 소녀 '알리시아'까지. 매혹적인 손님의 등장은 그녀들의 숨겨진 욕망을 뒤흔들고, 살아남으려는 '존'의 위험한 선택은 모든 것을 어긋나게 만드는데… 탐하는 순간 전부 빼앗긴다.


[ 출처 _ http://movie.na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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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능적으로 그려내는 섬세한 감정선


 니콜키드먼(미스마사), 커스틴 던스트(에드위나), 엘르패닝(알리시아) 그리고 콜린파렐(존). 연기파 배우들의 캐스팅만으로도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영화가 아닐까. 배우들을 비롯하여 영화의 배경인 남북전쟁 시절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사용된 의상부터 디테일한 소품까지 관객들의 시선을 즐겁게 한다. 원작과는 조금 다르게 설정된 이 영화는 주인공들의 원작보다 복합적인 심리적 갈등을 더욱 디테일하게 담을 수 있었고, 평화로워 보이지만 그 속에는 절제된 감정들이 조화를 이루어 폭풍전야의 스산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다른 영화에 비해 '여성'의 캐릭터가 중심을 이루며, 여성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특유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리고 우아하게 담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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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고 투명한 비밀의 숲


- 사과 파이는 내가 만들었어요.
- 내가 준 레시피대로 한 거지?
- 사과는 내가 따온거야"


 여자의 순수함. 순수하기 때문에 나약해지기 쉬운 존재가 아닐까. 순수함에 더해지는 소유욕을 인간의 본능이 아닐 수 없다. '가지고 싶은 걸 가지겠다.'라는 이 단순한 순수함이 욕망 앞에서 얼마나 잔인해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순수하기 때문에 본능에 충실했고, 그 행동에 따라오는 결과는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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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혹과 유혹의 사이에서


"내가 자기들 방을 찾아주지 않아서 그런거야!"


 제목이 '유혹한 사람들'이 아니라 '매혹 당한 사람들'인 이유는 무엇일까? 유혹을 하는 사람은 어떠한 이유든 목적성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매혹을 당하는 것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라는 육하원칙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더 위험한 것이 아닐까? 영화 속 캐릭터들의 연령, 성격, 성향 등 모두 다르지만 그들에게 유일한 공통점은 무언가 결핍되어 있고 누군가에게 매혹당했다는 사실뿐. 사랑이라는 감정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누구도 채워줄 수 없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결핍은 서서히 사람을 잔인하게 물들여간다.

 주인공 미스마사역을 맡은 니콜 키드먼은 "여러 명의 여자와 단 한 명의 남자라는 섹슈얼한 설정과 독특한 분위기에 단숨에 매료되어 출연을 결심했다"라고 인터뷰하였다. 여자들의 본능과 욕망이 가득 차있는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여성이라면 조금 더 스산한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대사가 아니더라도 눈빛만 보아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의 충돌들. 그 감정의 충돌 가운데는 비밀이 함께한다. 하지만 그 비밀을 투명하여 그 속이 다 보일 만큼 본능적인 비밀일지 모르겠다. 너무 달콤해서 빠질 수밖에 없는 마성의 매력의 소유자들이 아니던가. 각자의 위치에서 가질 수밖에 없는 욕심과 욕망.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은 여성들의 디테일한 심리를 부끄러울 만큼 적나라하게 묘사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어느 상황에나 적용이 되는 말이 아니던가. 한을 품은 여자만큼 위험한 존재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첫 장면부터 끝장면까지 우아함을 놓치지 않았다. 슬픔, 기쁨, 공포 등.. 그 어떠한 감정들과 연결되는 우아함. 그녀들이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마지막 자존심이 아니었을까. 그래서인지 영화 '친절한 금자씨'가 생각나는 영화였다. 우울한 우아함을 선사하는 그녀들의 모습은 매력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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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 주인공들의 다양한 캐릭터들 가운데에서 과연 누가 가장 나쁜 사람일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나쁨과 착함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영화는 아니라 생각된다. 상황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변화된 상황이 또 다른 상황을 만들어 낼 뿐이다. 나쁘다고 하기에는 그녀들은 본능에 충실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친절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나쁘다고 할 수도 없는 인물들이 아닐까. '사람은 언제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라는 말처럼 '그와 그녀는 본능에 따랐고 그리고 그 결과는 좋지 않았다.' 정도로 해석해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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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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