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네, 빛을 그리다 시즌 2', 모네의 삶을 조망하다 [전시]

글 입력 2017.10.2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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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 빛을 그리다> 시즌 2
지베르니, 꽃의 시간과 마주하다


모네의 삶을 조망하다


모네빛을그리다2_포스터(일자표기).jpg
 

인상주의자라 하면 가장 우리에게 익숙한 화가는 모네가 아닐까.

모네의 그림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모네라는 화가의 이름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작품은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충분한, 어떻게 보면 모두에게 열려 있는 그림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 역시 처음으로 모네를 알게 된 것은 초등학생의 어린 나이었다. 당시 학교에서 읽어보았던 ‘모네의 정원에서’라는 동화책은 아직까지도 내 기억에 생생하다. 한 아이가 할아버지와 함께 모네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느낀 모네의 이미지는 따뜻함, 아름다움, 포근함 등의 것이었다. 어린 마음에도 모네는 풍경을 아름답게 그려내는 화가로 기억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모네 이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감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그림은 작품이라고 할 수 없었다. 회화의 목표는 very similitude, 곧 모방이자 재현이었기 때문이다. 인상주의자들 역시 완벽한 재현을 달성하기 위해 빛을 이용하고자 하였다. 그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빛을 포착하기 위해 연작을 그리고,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였으나 재현이라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빛을 물감으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점점 재현으로부터 멀어져가는 행동이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네는, 재현이라는 거대한 프레임에서 탈피하고자 하였다. 비록 재현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그림들은 ‘감각적으로’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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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네의 작품들을 미디어아트로 표현한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그림에서 가장 중요했던 빛의 효과들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한 벽면을 뒤덮는 모네의 작품들은, 그가 추구하려던 빛을 무엇보다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모네의 작품세계에서 중요했던 속성들을, 미디어라는 방법들을 통해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빛의 향연과 지속적으로 변하는 시간성은 미디어라는 매체를 통해서도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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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공간으로 이동해서 볼 수 있었던 것은, 전시의 테마인 지베르니를 전시해 놓은 공간이었다. 이 공간에서, 내가 처음으로 접했던 모네의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었다. 글의 첫머리에서도 밝힌 바 있듯이, 모네를 접했던 당시의 순간을 이곳에서 환기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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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외에도 전시장에는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에 있는 큰 수련 연작들을 미디어아트를 통해 실제 크기만큼 표현해 놓은 모습들, 모네의 식탁 등 다양한 공간이 구성되어 있었다. 관람객 각자가 모네의 그림과 소통하고, 모네에 대한 기억들과 만나는 경험들을 이룰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롭게 경험하게 된 것은 ‘모네라는 한 개인의 삶’이었다. 인상주의에 한 획을 그은 화가라는, 역사가 평가하는 그의 사회적 이미지가 아닌 모네 그 자체로서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인생에서 너무나도 중요했던 아내를 떠나보낸 후 그에게 그림은 치유이자 행복이었다. 계속해서 변하지만,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자연은 그에게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희망과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그의 마음이 유일하게 쉴 수 있었던 자연의 모습들, 그리고 그 모습들에 온 인생을 헌신했던 모네를 통해 한 인간의 삶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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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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