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화가의 진정성은 작품으로부터 온다. '모네, 빛을 그리다 展 II'

글 입력 2017.10.1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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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 빛을 그리다 展 II'


화가의 진정성은 작품으로부터 온다.


모네를 아는 이는 많다. 그러나 모네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림을 그렸었는지, 왜 그렇게도 수련과 정원에 집착 아닌 집착을 했었는지를 소상히 알고 있는 이는 드물다. 전공자이거나,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면 모네는 그저 자연을 열심히 그렸던 유명 화가쯤으로 치부될 수도 있다.

'모네, 빛을 그리다 展'은 이런 허점을 공략한 전시인 듯하다. 당신이 아는 정도의 모네와 당신이 궁금해하는 모네, 우리가 몰랐던 모네를 그가 반평생을 살아간 지베르니와 정원에서의 삶을 통해 보여준다.


1.jpg
모네의 작품이 살아 움직인다.
모네 작품에 음악이 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네는 모네다.


전시의 방법은 과히 트렌디하다. 얼마 전부터 영상으로 그림을 재현하다 못해 조금 더 창의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또 다른 작품으로 승화시킨 전시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그림을 가만히 정적으로 바라보기 보다 음악이 곁들여진 동적인 화면을 통해 그림 보기를 선호하는 이들 또한 늘고 있다. 일부 미술관가 갤러리가 점차 엔터테인먼트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전시의 인터랙티브 요소 삽입과 전시의 탈 그림화는 인기 기획 요소로 자리 잡았다.

'모네, 빛을 그리다 展' 역시 이런 방법을 따랐다. 대부분의 화면은 모네의 작품이 보다 진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하는데 충실하고 있으나, 이따금씩 모네와는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모션그래픽들도 등장한다. 모네만을 진하게 느끼고 싶은 이들에겐 약간의 불편을 줄 것이나, 다양한 연출을 높게 사는 이들도 있을 듯하여 잘못된 것이라 말하기는 어렵겠다. 다만 필자의 경우 약간 지나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은 받았다.


2.jpg
모네 작품과 모네로부터 영감을 얻은 것일지,
단지 전시를 위한 연출일지는 모르겠으나 
이 전시의 일부에는 이런 모션 그래픽들도 공존한다.


블록버스터급의 전시이든, 명화를 소재로 한 2차 전시물이든, 기획에 충실한 신선한 전시이든, 모든 전시와 시도는 자유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 전시가 시즌1의 성공과 관심을 이어받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적어도 전시의 흥행은 성공적이리라 본다. 내용 역시 그저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모네가 정원을 사랑했던 이유, 모네의 정원, 카미유와 모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좀 더 깊게 모네를 이해하기에 좋다. 다만, 모네가 아무리 빛을 그렸다 해도 형형색색의 컬러로 공간을 연출한 것은 살짝 무리가 있지 않나 싶은 개인적 견해도 조심스럽게 적어 본다. 아이들은 화려함과 다양한 컬러에 좀 더 신나할 수도 있겠다. 전시장이 어린이대공원 근처에 있어 이 전시의 핵심 관람 타깃이 혹 아이와 함께하는 학부모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 (혹여라도 전시 관계자가 이 글을 보시게 된다면, 그저 다양한 의견 중 하나로 조심스레 드려보는 것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네가 주는 당연함이 신선함으로, 모네가 사랑한 정원이 까닭 있는 공간으로, 모네가 아련한 정서를 갖게 된 연유를 카미유와의 시절에서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이 전시는 퍽 흥미롭고 가치 있다. 


나는 위대한 화가도 위대한 시인도 아니다.
내가 아는 것은 자연에서 느낀 것을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뿐이다.

- claude monet


[에이린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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