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무한도전의 문제점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10.16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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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mbc 파업 사태를 맞아 6주째 결방중이다. 근 10년 동안 국민 예능으로 불렸던 만큼 무한도전의 복귀를 바라는 시청자들이 많다. 그러나 파업 전 무한도전이 가지고 있던 문제점을 재정비 하지 않는다면 시청자들의 애정이 예전만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은 실정이다. 파업 직전 무한도전의 시청률은 10%대 초반으로 여전히 안정적인 시청률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전성기 시절에 비하면 다소 떨어진 시청률이고 점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힘들다. 실제로 무한도전이 방영되는 동안 종영설은 잊을 만하면 불거졌고, 초창기의 도전정신을 잃었다는 반응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기존 무한도전이 갖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숙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무한도전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을 짚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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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무한도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한도전의 도전과 게임이 이제는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자극할 뿐이라는 것이다. 한때 예능계에 ‘리얼 버라이어티’ 시대의 장을 열었던 무한도전이 이제는 시대 흐름에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한도전의 포맷은 제작자들이 출연자의 유쾌한 도전과 경쟁을 지속하도록 미션을 만들고, 출연자들은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고 상대 출연자들과 경쟁을 하여 목표를 달성하는 형식이다. 몇 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시청자들은 이러한 도전과 경쟁을 오락으로써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러나 저성장 기조와 경제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2017년 현대인들은 피로와 불안을 위로받기를 원한다. 이런 사회상을 반영하듯이 역동적이지 않고 화려하지도 않은 편안한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끈 JTBC의 ‘효리네 민박’, ‘비긴어게인’, tvn의 ‘윤식당’은 편안하게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무한도전도 이런 시대 흐름에 맞춰 오락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조금 더 편안한 예능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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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멤버들 간의 ‘가스라이팅’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한다는 점도 문제이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정신적으로 황폐화시켜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주로 가깝고 친밀한 사이에서 일어나기 쉬운 정신적 학대를 뜻한다. 특히 프로그램 내 리더로서 최상위 권력을 갖고 있는 유재석을 중심으로 출연자들 간의 보이지 않는 서열화가 가스라이팅을 유발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무한도전은 그간 한 사람에게 ‘재미없다’는 딱지를 붙여 놀림감으로 쓰는 방식이나 출연자들의 외모를 지적 하는 방식으로 웃음을 유발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 시청자들은 이러한 웃음유발 방식에 더 이상 공감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시청자들의 인권 감수성은 점점 더 예민해지고 있는 반면에 ‘무한도전’이 출연자나 게스트를 운용하는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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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무한도전의 남성 중심적인 시각을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요인으로 꼽을 수 있겠다. 무한도전은 그간 가장 먼저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젊은 이미지를 구축했었고, 사회 이슈에 대해 비판적이고 풍자적인 시각을 갖추며 명성을 쌓아왔다. 무한도전이 국민예능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된 요인이다. 그러나 여성혐오와 젠더 차별 등이 사회 내 주요 쟁점으로 2년 가까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제작진을 포함한 출연자들은 일반적인 이성애자 남성의 시각에 머물러 있다. 또한 무한도전에서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찾아보기 힘들다. 여성 게스트들이 등장 할 땐 ‘여성’으로 대상화 된 이미지로 소비 될 뿐이다. 예쁘고 어린 여성은 숭배와 칭찬의 대상이 되고 결혼을 하지 못한 게스트들은 불쌍하고 한 많은 캐릭터를 부여해 개그소재로 이용된다. 남성 중심적인 서사에서 벗어나지 못한 남자 출연자들에 의해 여성의 이미지는 왜곡되고 고착화되고 있다.

예능은 대중들의 자화상이 되어야 한다. 대중은 항상 같은 시각으로 같은 자리에 있지 않다. 2017년 대중들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시청자들의 행복조건을 캐치하지 못한다면 프로그램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지금 무한도전의 멤버들이 무작정 웃기기 위해 애쓰고 가학적으로 자조하는 것은 시청자들이 바라는 모습이 아니다. 희망적인 것은 무한도전이 항상 프로그램의 혁신과 질 좋은 컨텐츠를 양성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해 왔다는 것이다. mbc 정상화가 이루어진 후 돌아온 무한도전이 시청자들의 요구를 받아 들여 예능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길 바란다.

 
[김윤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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