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무용, 힙합을 만나 외침이 되다 '2017SIDance 영국특집 GEN 20:20'

글 입력 2017.10.1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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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ART Insight : Art, Culture, Education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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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서울세계무용축제 (SIDance)'

≪영국 특집≫
 'GEN 20:20' - Far From The Norm

2017년 10월 13일 ~ 10월 14일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무용은 말 대신 몸짓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예술이다. 그래서 일까. 무용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는 어떤 몸짓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이때 전하는 메시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일 수도 있고, 우리의 사회를 바라보는 하나의 통찰일 수도 있다. 기나긴 고찰을 통해 탄생한 몸의 목소리는 개인과 사회, 이 틈에서 나오는 여러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되어 보는 이들 앞에 새로이 다가온다. 오늘의 문제를 동시대의 안무가들이 바라보고 표현하는 ‘2017SIDance'에서 몸짓을 통해 무용이 전하는 메시지을 만나볼 수 있다. 그 중에서 오늘날 동시대의 문화의 최전선에 있는 힙합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 있다. 영국 'Far from the norm'컴퍼니의 ‘GEN 20:20'이 되겠다.
   
 


 안무가 보티스 세바에 의해 탄생한 ‘GEN 20:20'은 2017SIDANCE를 통해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으로 지난 13일과 14일 양일간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맞이했다. 특히 이 작품은 페스티벌에서 선보이는 여러 섹션 중 ’영국특집‘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영국 무용의 동시대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다. 더욱이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하는 한영수교를 기념하기 위하여 4명의 한국인 무용수가 무대를 같이 꾸렸다. 한국과 영국의 문화교류 일환으로 워크숍을 통해 단원을 모아 합작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지구 반 바퀴를 지나 만난 영국과 한국의 무용수들은 다채로운 매력으로 21세기에 마주하고 있는 사회의 여러 모순들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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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 From The Norm' 공연 이미지ⓒ2017SIDANCE


 ‘GEN 20:20’은 강렬하지만 모든 것을 포용하는 ‘부드러운 힘’을 지닌 작품이다. 작품은 대립의 연속을 계속해서 보여주며 불일치 속에서 피어나는 조화의 순간을 맞이하며 막을 내린다. 이때 대립되는 것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기술과 원시, 여성과 남성, 전통과 미래가 서로 충돌하는 것을 끊임없이 무용수들의 대형, 무대의상, 음악을 통해서 정교하고 세밀하게 표현한다. 가령 기술과 원시의 충돌은 정장을 입고 총을 겨누는 시늉을 하는 자와, 맨 몸으로 그들의 압박에 저항하지만 또 순응하고 있는 무용수들의 안무를 통해서 섬세하게 표현된다. 또한 작품 속에서 독무를 추는 사람은 주로 여성이었는데, 이는 여성의 사회적 목소리(외침)이 강화되고 있는 오늘날의 모습을 표현한다. 여성이 취하는 또 다른 모션으로는 이제껏 자신을 억압하던 남성을 때리고 그들의 몸짓을 억제시키는 동작이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양한 요소와 모션을 통해서 갈등의 불꽃을 첨예하게 표현한 것이다.

 극의 초반부터 중반부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사회에서 볼 수 있는 갈등의 구조를 다방면에서 표현하는 ‘GEN 20:20'이지만, 공연의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갈등하는 것들의 조화를 지향한다. 원시적인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함께 모여 원을 만들고, 서로 같은 방향을 향해 달려 나가는 것은 원시로부터 현재에 대한 해답을 얻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여 희망찬 미래를 바라보는 것의 의미한다. 또한 이것은 시대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바라볼 것이 아닌 모두의 과제로 보며 함께 풀어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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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 From The Norm' 공연 이미지 ⓒ2017SIDANCE


 안무가 보티스 세바는 20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 속에서 사회는 많은 변화를 맞았고, 그 속에서 인류애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줄곧 느껴왔다고 밝혔다. 그래서 그는 그가 느낀 바를 힙합을 통해 표현한다. 이때 힙합은 그 문화 자체의 특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부조리에 대한 이유 있는 분노를 표현하는 행동을 뜻한다. 따라서 이러한 힙합적 특성에 대한 유의미한 몸짓을 꾸며낸 보티스 세바는 그가 보고 느낀 21세기를 ‘GEN 20:20’에 고스라이 담아냈다. 이것은 비단 개인이 느끼는 사회적 단편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제라는 것을 보는이들에게 다시금 일깨우는 작품으로 다가온다.
 
 공연이 끝난 후 아티스트와 관객이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제공되었다. 이제 막 SIDANCE를 통해서 ‘GEN 20:20'의 세계 초연을 선보인 안무가 보티스 세바의 표정은 어딘가 모르게 상기되어 있었다.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서 작품에 대한 그의 생각과 의도를 들을 수 있었는데, 아래는 대화 중 오고간 질문의 일부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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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후 안무가 보티스 세바와 관객과의 대화가 이루어졌다.


Q.작품명 'GEN 20:20'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A.'GEN'은 기원의 Genesis와 시대의 Generation을 이중적으로 의미한다. 그리고 20:20은 지난 20세기 동안 인간의 역사와 앞으로 나아갈 인간의 미래를 뜻한다. 기원으로 부터 시대의 문제를 바라보는 작품인 셈이다.

Q.'GEN 20:20'은 어떻게 탄생 되었는가?
A.20년 전만 해도 사회는 오늘과 같지 않았다. 오늘의 사회는 어떤가. 모두들 휴대폰 속 사회에 중독되어 있지 않은가. 나는 가상의 세계에 중독된 사회로부터 두려움을 느꼈다. 그리고 지난 20년 간의 변화가 이러했다면 앞으로 마주할 20년은 또 어떻게 변할지 궁금했다. 또한 요즘 사람들이 친밀감을 가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같이 사람들이 나누는 포옹 속에는 감정이 없고 공허함만 있다. 한국 사회도 이와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시대를 마주하고, 우리의 기원으로부터 문제를 해결하고자 을 만들게 되었다.
 
Q.한-영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한국 무용수들과 함께 작업했다. 그 과정과 함께한 소감은?
A.우선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지 않았다. 지난 8월에 1박 2일간의 워크숍을 통해서 함께 할 무용수를 선택했다. 힙합이나 컨템퍼러리 무용을 기본적으로 접해본 이들로 팀을 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약 8:1의 경쟁률을 통해서 팀이 구성되었다. 꽤나 흥미로운 작업이었고, 이러한 워크숍이 계속해서 지속되길 바란다.

Q.작품 속 배경음악이 여러 음악들로 믹스되어 있었다.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A.음악이 먼저냐 안무가 먼저냐라고 한다면 내게 있어 우선하는 것음 음악이다. 현재 나와 함꼐 작업을 같이 하는 작곡가가 있는데, 그가 음악을 만들면 나는 그로부터 영감을 받아서 안무를 창작한다. 그리고 도중에 들리는 외국어는 영화 속 한 대사를 프랑스어로 옮긴 것이다.
 
Q.힙합을 기본으로 한 무용이라 했는데, 힙합이라기 보다는 현대무용으로 느껴졌다. 극 중에서 힙합의 요소는 무엇인지, 그 외에 추구하는 힙합적 요소가 있다면?
A.나는 단지 이 작품을 힙합 하나로 규정짓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 작품은 힙합에 기초를 두고 있다. 안무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안무 곳곳에 팝핀 같은 요소가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힙합적이란 것은 사회적 측면을 바라보고 외치는 것이다. 나는 힙합의 특징을 통해서 사회적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Q.세상에 던지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어떤 주제인지?
A.런던과 서울, 두 도시 모두 사회 속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작품을 통해 정치적인 이슈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여성이 전면에 나오는 것을 다루고 싶다. 가령 이 작품만 보아도 여성의 목소리를 강조하기 위해 남자가 맞거나 쓰러지는 안무가 있다. 사회 속에서 여성의 존재는 점점 더 커질 것이고 이에 대한 문제는 끊임없이 생겨날 것이다. 나는 무용을 통해 이를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Q.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A.하나의 작품을 새로 만들었으니 일단은 휴식기를 가지고 싶다. 그리고 내년에 새로운 작품을 만들며 사회의 목소리를 또 다시 담아내려 하는데 오늘 선보인 작품에서 영향을 많이 받으리라 생각된다. 요즘에는 주로 창작에 몰두하다 보니, 연구할 시간이 없었는데 삶에 집중하고 관심을 가지면서 연구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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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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