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자연과 한 여인을 사랑한 화가. 모네 [전시]

글 입력 2017.10.1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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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이는 인파를 걱정하면서 본다빈치뮤지엄에 도착했다. 쓸데없는 기우였을까. 한적한 모습에 한시름 놓으며 전시관에 입장했다. 입장하자 잔잔한 노랫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인상파 화가인 모네를 천천히 경험하라는 전시관의 배려일까,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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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반기는 장소는 [클로드모네: 빛의 초대]였다. 모네의 이력과 그의 대표작을 화면에 전시한 그곳은 가만히 앉아서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경험하는 장소였다. 모네가 인상파의 시작을 알린 인물이라는 사실과 몇 개의 대표작은 인지하고 있지만, 그의 생애를 알지 못한 사람에게는 그를 알아가기에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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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대표작을 디지털로 접한 뒤 [지베르니 연못: 꽃의 화원]으로 이동했다. 이 장소는 모네에게 가장 중요한 장소인 지베르니가 있었다. 비록 지베르니 그 자체는 아니었지만, 재현된 그 장소는 모네가 왜 그곳을 영감의 원천으로 여겼는지 느끼게 했다. 자연과 빛의 환상을 만들어낸 최적의 장소인 그곳을 연출한 기획자에게 고마웠다.
 
지베르니의 기운에 몸을 지배당하면서 [미디어 오랑주리: 수련연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방에는 4개의 대형 화면이 있었고, 그 속에는 모네의 최고의 작품인 수련연작이 하나씩 그려지고 있었다. 수련연작의 황홀감에 빠져 있을 때, 현실과 환상의 접점으로 사람을 인도하는 천장의 화면을 바라봤다. 그 순간 마치 자연 속에서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기분을 느꼈다. 모네는 자신이 그린 그림이 감상자를 캔버스를 벗어나 자연으로 인도하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그에게 묻고 싶어졌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면서 [영혼의 뮤즈: 그녀 카미유]로 입장했다. 앞서 자연을 대하는 모네의 모습을 봤다면, 이곳은 인간 모네를 경험하는 장소였다. 뮤즈인 카미유를 그린 그의 작품은 화사했지만, 실제 그녀와는 달랐기에 예술과 현실의 양면성, 이중성이 보였다.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죽음의 침대에서 카미유 모네>였다. 죽어가는 순간의 카미유를 그린 그의 감정은 어땠을까. <양산을 쓴 여인>에서는 따뜻한 화풍이 느껴지지만, 이 작품은 슬픔이 강렬하게 지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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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모네를 뒤로하고 마지막 장소 [빛의 모네: 환상의 정원]에 도착했다. 자연이 간직한 아름다움의 정점이 꽃이었을까. 모네가 수년간 가꾼 지베르니의 정원은 환상 그 자체였다. 그곳에 앉아 작품을 감상하면, 모네가 정원의 아름다움을 뛰어넘어 꽃 자체의 색채와 고유의 미학성에 집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내 그림과 꽃 이외에 이 세상 어느 것도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없다.”라는 그의 말처럼 그의 인생은 지베르니, 카미유 그리고 꽃, 이 세 단어로 압축된다.
 
전시관을 나가면서도 따뜻한 기운이 온몸을 떠나지 않았다. 모네. 이름만으로 따뜻함을 주는 그. 인상파 화가라는 이름으로 나에게 다가온 모네는 이제 한 여인과 자연을 평생 사랑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종국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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