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고발자들

내부고발, 할 수 있으십니까?
글 입력 2017.10.13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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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발 자 들
그래도 내부고발자로 나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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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내부고발 종합지침서라고 불리는
『내부고발자, 그 의로운 도전』가 발간되었다.

33인의 경험담을 담은 이 책은 내부고발의
고난과 시련, 지원과 지침을 전달한다.

연극 <고발자들>의 박상현 연출은
내부고발의 삼중고에 주목하고,
위의 책과 언론 자료들을 통해
내부고발자들의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 파괴가 담긴 극을 만들어냈다.






프로그램 북에 나와있는
내부 고발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1985년 보도지침을 폭로한 김주언 기자
-1990년 감사원 감사 비리를 폭로한 이문옥 감사관
-국군 보안사령부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윤석양 이병
-1992년 군 부재자투표 부정을 고발한 이지문 중위
-거대 비자금관리장부를 발견한 대기업 임원
-목사의 부정축재와 성범죄를 알게 된 교회집사
-혈액관리 부실로 희생자의 발생을 알게 된 적십자사 직원

연극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KT 제주도 7대 자연경관 국제전화 폭로와
광주 인화학교 사건도 다루었다.


객석에 앉아 13명의 배우가 다역을 소화하며 보인 다양한 부조리와 내부고발과 마주했다. 처음엔 정의감을 느꼈고 진행되면서 답답함과 거북함, 그리고 두려움을 느꼈다. 연극은 관객에서 카타르시스를 전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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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
"그래도 내부 고발자로 나설 것인가"

평범한 소시민이 거대 권력과 싸우는 게 과연 가능할까? 우리 모두 정의감을 배우지만 사명감을 타고나지 않았다. 사회생활이 개인에게 알려주는 건 '좋게 좋게 넘어가라'라는 것과 '사회는 원래 그렇다는 것'이다. 세상은 힘의 논리에 의해 돌아가는 걸 우리는 살아가면서 절감한다. 나 역시 짧은 사회생활 중에 정의를 내려놓고 침묵을 올려두길 여러 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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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사회 속 깊이 병들어 있는 권력

'절이 맘에 안 들면 중이 떠나라'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만약 절이 잘 못되었을 경우 중은 어떻게 해야 할까? 문제를 외면하고 지내는 것, 제대로 된 절을 찾아 나서는 것, 그리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 그런데 나를 둘러싸고 있는 소속감과 주변 사람들과의 유대감, 그리고 보복으로 인한 나의 경제력 상실의 피해를 떠안을 가족 위에 정의감을 올려두는 일은 쉽지 않다. 연극은 해피엔딩을 말하지 않는 데서 내부고발의 무게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내부고발은 어렵고 버겁다. 정의 실현의 가치는 혹독하다. 한순간에 자리를 잃고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재판은 지지부진, 일이 풀리나 싶으면 꼬이고 복직의 대가는 퇴사 종용, 그리고 몸에 병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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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세상, 병들어 가는 개인

연극은 총체적으로 병들어 있는 사회에 온몸으로 맞선 개개인이 병들어 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입이 까끌하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온몸 내던진 내부고발자들에 경외심이 든다. 나는 할 수 없는 것 같단 생각과 동시에 건강한 개인이 병들지 않을 건강한 사회의 필요성을 느낀다. 문제는 나서고말고 가 아니다. 나서지 않으면 모든 것이 병들고 만다. 우리는 나서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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