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Wanna One’이 쏘아 올린 작은 공 -1 [공연예술]

글 입력 2017.10.07 23:4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크기변환_3.jpg
 

 여러모로 특별한 신인이 아닐 수 없다. 바로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선발되어 데뷔한 11인조 남성 아이돌 ‘워너원’이다. 지난 초여름, 거대한 피라미드 모형 아래에서 국민 프로듀서들에게 데뷔 후를 기약했던 11명의 소년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워너원’이라는 이름으로 대중들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얼마 전까지 ‘프로듀스 101’ 세계 속의 이들이 마치 시청자들에 의해 성장하는 RPG 게임 속 캐릭터와 같은 모습이었다면, 현재 워너원 멤버로서의 이들은 마치 게임의 끝판을 깬 후 재탄생된 ‘완성형’ 캐릭터의 면모 또한 함께 획득하게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이 대중들 앞에 완성된 채로 등장하는 다른 여타 아이돌의 모습들과는 달리, 워너원의 경우 그들의 탄생 과정이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그리고 거의 여과 없이 대중들에게 공개되어 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크기변환_1.jpg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들의 이러한 ‘유리창 전략’은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두어 냈다. ‘프로듀스 101’ 방영 당시의 화제성은 식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의 데뷔에 대한 기대감으로 고스란히 옮겨갔고, 그러한 대중들과 업계 전반의 긍정적인 기대와 관심은 몇 달 전 곧 데뷔를 앞두고 있던 그들에게 일종의 ‘피그말리온 효과’로 작용한 듯 싶다. 여러모로 현재 대중문화계에서 이들의 화제성과 파급력은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뜨겁다. 즉, 워너원의 데뷔가 곧 올 한 해 대중문화를 정리할 때 가장 중요하게 기록될 키워드 중 하나로 남을 것임이 분명해진 것이다. 이제 불과 데뷔 두 달 남짓, 이 신인 그룹의 작은 날갯짓에서 비롯된 거대한 나비효과는 이미 현재진행 중이다.





크기변환_2.jpg
 

-광대한 스펙트럼을 가진 새로운 팬덤의 탄생

 그 생명력을 좌우하는 데에 있어서 팬덤이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아이돌 그룹에게, 팬덤의 확보와 지속성의 문제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대다수의 신인 아이돌들은 데뷔 초부터 대중에 강력한 임팩트를 남기기 위한 여러 가지 전략을 활용한다. 그러나 워너원은 ‘프로듀스 101’이라는 창문을 통해 자신들의 모습을 미리 노출하고, 시청자들이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연습생’ 타이틀로서의 그들이 해나가는 노력, 그들이 가진 성격과 인성, 장애물에 부딪히는 모습 등의 전반적인 발전 과정, 그리고 심지어는 사소한 잠버릇과 맨 얼굴까지도 여과 없이 지켜보며 함께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후 "당신이 던지는 ‘한 표’가 곧 응원하는 대상의 꿈에 큰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서바이벌이 계속 진행되고 자신이 데뷔를 응원하는 연습생이 점점 성장하고 변화해가는 과정을 그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하니, ‘팬심’이 단단해지며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 또한 당연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프로듀스 101’이라는 유리창을 통해 이들의 결성 과정을 모두 지켜본 ‘국민 프로듀서’들이 곧 ‘워너블(워너원의 팬클럽)’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워너원은 충성도 높은 그들의 팬덤을 데뷔도 전에 단단하게 확보하는 데에 성공했다.


크기변환_4.jpg
 

 한편, 워너원의 팬덤 ‘워너블’은 팬덤 그 자체만을 떼어놓고 보아도 다른 팬덤들과 꽤나 색다르며 흥미로운 모습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바로 연령대가 비교적 매우 다양하게 구성되어져 있는 광대한 스펙트럼의 팬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앞서 언급했듯 ‘워너블’이 TV 프로그램을 통해 당시 시청자들이 소위 그들에게 ‘입덕’되며 형성된 팬덤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때, 이러한 모습은 쉽게 이해가 가능해 진다. ‘프로듀스 101’이 하필 방송가의 ‘프라임타임’이라고 할 수 있는 금요일 밤 11시에 전파를 타다 보니, 기존 아이돌 팬덤의 주요 연령층인 10대는 물론 20대와 30대, 심지어는 40대 이상 연령층의 시청자들도 자연스럽고 쉽게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팬덤에 흡수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하나의 예로 워너원의 멤버 중 센터인 강다니엘의 경우, 서바이벌 진행 당시 득표 수 분석 결과 특히 20대, 3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선발되었다는 점에서 이 팬덤이 다양한 연령대의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즉, 그의 데뷔에 ‘누나팬’들이 결코 적지 않은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불어넣었다는 것이다.


크기변환_5.jpg
 

 사실 과거부터 아이돌 그룹에게는 각 세대의 대중문화를 대변하는 ‘아이콘’으로서의 역할이 주어지곤 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90년대 후반의 시간들을 H.O.T로 대변하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동시에 아이돌 그룹은 자연스레 세대를 구분하는 기준이 되었고, 어떤 ‘팬덤’에 속하냐의 문제는 곧 자신이 어느 세대에 속하는 것인지의 문제와 결부되기도 했다.

 그렇기에 워너원의 팬덤이 이처럼 비교적 다양한 연령대의 스펙트럼을 포괄하는 모습으로 구성된 것은 그만큼 워너원의 타겟층이 타 그룹보다 넓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결과적으로 이들이 ‘어떤 한정된 연령층만의 아이콘’에서 그치지 않고 보다 확장된 브랜드로서 남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분명한 지표이다. 이 강력한 무기를 워너원은 과연 어떻게 활용해 낼 수 있을까. 이미 ‘꽃길’의 문을 연 그들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되어 지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진 출처
Wanna One
프로듀스 101 시즌 2 공식 페이스북
Wanna One 공식 인스타그램
비즈엔터


2편 에서 계속


[김현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