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진실이라 믿을 수 없는 기억의 이면, 기억하다 [공연]

기억하고 싶은 것만 남긴다면 사라질 것들
글 입력 2017.10.0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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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기억하다'는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다룬 연극이었다. 다소 무거운 주제로 관객들에게 의미를 전달하려던 배우들의 열연과 주제의식, 여운이 오래 기억에 남을 좋은 연극이었다는 생각이 시간이 갈수록 깊어진다.



Synopsis.


고등학생 기억이는 자신을 떠난 엄마를 찾기 위해 방송국에 제보를 한다. 하지만 소장과 기억이의 아빠 꼬르끼는 방송에 사연이 나가기를 꺼리고 급기야는 기억이의 엄마를 도둑, 불륜을 저지른 사람이라는 소문을 퍼뜨려 마을 사람들의 기억까지 왜곡하려 한다. 이에 포기하지 않고 결국 사실을 알게 된 방송국 pd는 기억이의 엄마가 오래 전 소장의 강요로 폐수 밸브를 여는 일을 하다 건강이 나빠져 죽게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이를 알면서도 외면한 것인지, 정말 몰랐던 것인지 답하기를 피할 뿐이다. 그리고 남겨진 피해자, 꼬르끼와 그의 아들 기억이가 감당해야 하는 슬픔은 어떤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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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가 외면당하는 현실


이 이야기를 통해 가장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이주노동자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외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억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극중 현재 배경까지 약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주노동자에 대한 대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 소장은 과거 불법체류자들을 신고하지 않고 숨겨준다는 명목으로 많은 이들에게 불합리한 요구와 협박을 일삼으며 노동을 시켰다. 이 일을 아무리 함구했더라도 좁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을 마을 사람 한 명쯤은 모르지  않았을 텐데, 그들은 혹여 자신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하기에 급급하다. 불법체류자들은 감싸주고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나, 최소한 인간적인 도리로 그들을 대했다면 기억이의 부모와 같은 피해자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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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나라 사람들도 중동, 독일에 파견되어 이주노동자로 살았던 때가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 체류하며 이주노동자에 차별 대우를 하고 있을 이들의 부모님 세대가 아마 그 시절일 것이다. 우리의 아픔은 슬프고 위로받아야 할 희생으로 매체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면서 그들의 아픔은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편협한 사고에서 비롯된 것인지 깨달아야 하는 이유이다.

장애인에 대한 대우도 마찬가지이다. 이주노동자인 꼬르끼와 언어 장애가 있는 기억이의 엄마는 사회에서 소수자로 분류되는 이들이다. 이들에 대한 폭언과 무의식중에 내뱉는 차별적 발언 그리고 행동은 어쩌면 극중에서보다 더 심하게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은 이들에 대한 대우와 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함이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를 통해 관객에게 절실하게 전해져 연극을 보고 나서자 슬픈 책임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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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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