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극장을 열다, 관객을 만나다! '2017대학로소극장축제'

글 입력 2017.10.02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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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ART Insight : Art, Culture, Education,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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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을 열다, 관객을 만나다 '2017대학로소극장축제


 ‘대학로소극장축제’가 올해로 11회를 맞이했다. 십 년 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지난 11년 간 대학로소극장축제는 끊임없는 변화를 거듭하며 그 명맥을 이어왔다. 아무런 의미 없이 개최하는 축제가 어디 있겠냐마는, 대학로에서 ‘대학로소극장축제’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뜻 깊은 축제다. 대학로의 꽃은 곧 소극장이요, 소극장은 연극이 탄생하는 창작의 장이다. 현재 대학로에는 170여개의 소극장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곳에서 한국 공연예술이 태동하고 끊임없이 성장해왔다.

 허나 창작예술의 메카인 대학로 소극장도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을 쉽게 피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대학로의 제일가는 오픈 런 연극은 타 자본에 판권을 넘겼고, 명망있는 연극 연출가들은 운영의 어려움으로 인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열정만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분명 한계점에 다다랐다. 그렇기에 지금 더욱이 필요한 것은 소극장을 위한, 소극장을 향한 구심점이 되어주는 힘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개최된 ‘소극장 축제’에서 대학로 소극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었고, 소극장이 처한 현실을 걸림 없이 마주할 수 있었다.
 
 ‘대학로소극장축제’는 지난 9월 19일부터 10월 1일까지 개최되었다. 올 해는 ‘극장을 열다, 관객을 만나다’라는 캐치프라이즈로 다가온 소극장축제다. 이들이 함의하고 있는 축제성은 ‘소극장’이 지닌 상징성을 대변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개최 목적과 의도 또한 소극장의 역할과 ‘관계성’에 집중한다. 소극장은 하나의 공간을 운영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예술가-예술가, 관객-예술가, 공연-공연의 만남이 이뤄짐으로서 새로운 창작활동의 탄생의 모태가 되는 것을 꿈꾼다.

 올해는 이러한 질문들을 함께 고민하는 장으로 좀 더 내밀하고 깊은 이야기를 건넬 수 있는 축제로 나아갔다. 이에 프레스는 소극장축제에서 선보인 ‘해외초청작’에 집중을 해 보았다. 오로지 축제를 통해 접할 수 있는 해외초청작이기에, 동시대 예술의 흐름과 소극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섹션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둘둘둘’과 ‘안티고네에서 메데아까지’를 만나보았다.
 


◆ 대학로=소극장=연극? 공식을 깨다! <둘 둘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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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로 하면 떠오르는 것은 소극장이고, 소극장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연극이다. 대다수의 사람들도 ‘대학로소극장축제’하면 대학로에서 선보이는 하나의 연극제로 느낄 것 이다. 하지만 ‘대학로소극장축제’는 대학로 하면 떠오르는 고정된 생각들을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완전히 뒤집어 버린다. 소극장 하면 떠오르는 연극 대신, ‘무용’을 선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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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둘둘 댄스 씨어터 프로젝트 <둘 둘 둘>은 한국, 대만, 일본의 현대무용수들이 만나 세 나라의 세 단체가 펼치는 듀엣 댄스 씨어터 무대다. 오늘을 살아가는 무용수들이 선보이는 무용 속에는 저 마다의 특징과 동시에 무용의 동시대성이 담겨져 있다. 대만, 일본, 한국 순으로 선보인 공연은 비교하는 재미와 소극장에서 만나는 무용이란 신선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었다. 게다가 주최 측에서 공연 이후 관객과의 대화를 마련해 주었는데, 무언의 예술인 무용을 그저 관람하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타국에서 온 무용수들과 작품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 또한 인상 깊었다. 페스티벌이 아니었더라면, 소극장에서 무용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극히 드물었을 것이며 한국, 일본, 대만의 현대무용수들이 한 데 모여 그들의 몸짓을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자리도 만나보지 못 했을 것이다.
 


◆ 시인, 비극을 노래하다 <안티고네에서 메데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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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멀리 그리스에서 ‘대학로소극장축제’를 위해서 날아왔다. Idea Theater Group은 <안티고네에서 메데아까지>를 통해서 이 시대 그리스 연극의 현주소를 알렸다. 그리스 하면 비극이 떠오르고, 비극은 한국에서도 연극의 소재로 많이 회자되고 있는 주제다. 어쩌면 연극 탄생의 시작을 알리는 주제인 비극이다. 그렇기에 비극의 본고장 그리스에서 온 ‘Idea Theater Group'표 비극이 궁금했다. 그들은 비극을 어떻게 그들의 연극적 언어로 풀어내는가에 집중하며 <안티고네에서 메데아까지>를 살펴보았다. 제목에서부터 유추 가능하겠지만, 이 연극은 비극 속 여인들에 집중한다. 전형적인 신화적인 모습을 띄면서도 인간의 내면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작업을 계속한다. 따라서 이는 여성의 본성에 초점을 맞춘 시적 연극이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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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 속에는 두 인물이 등장한다. 비극 속 여성과 시인이다. 고대 그리스 비극을 이야기한 시인 아이스킬루스, 소포클레스, 유리피데스.. 이들을 사로잡은 비극 속 열 명의 여성을 다룬다. 이때 시인은 스스로의 인생을 창조하는 사람이자, 그가 시를 통해 만들어낸 인물의 삶을 노래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시인은 스스로에 질문을 던짐과 동시에 비극 속 여인을 계속해서 이야기한다. 열 명의 여인마다 저마다의 키워드를 제시하면서 그녀들의 삶 속 비극적 요소에 관하여 계속해서 질문한다. 비극 속 여인을 보고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는 과정은 곧 시인 스스로의 내면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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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dea theater Group’은 “연극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완전히 별개의 ‘인종’이다. 그 인종들은 완전히 다른 언어, 목소리, 몸짓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별개의 인종이란 오로지 극을 통해서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의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이 보여준 무대는 곧 그들이 내뱉는 모토와 일치했기 때문이다. 그리스어로 그리스 극단이 선보이는 연극이라 백 퍼센트 온전한 이해로 나아간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선보이는 극적 몸짓과 언어로는 충분히 그러하다고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이들의 무대는 실험적이었다. 비극을 모티브로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시인이란 새로운 인물을 덧대어 여성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는 점과 비디오와 라이브 캡쳐 영상, 미니어치로 만들어진 유토피아와 클로즈업 된 배우들을 통해서 다채로운 상징적 이미지를 극이 진행되는 내내 계속해서 표현했기 때문이다. 비극, 시인, 노래라는 근본 되는 핵심 키워드는 그대로 안고 가되, 그들만의 연극적 언어로 새로이 선보였기에 상당히 신선하고 독특했다. 이 또한 페스티벌이 아니었더라면 국내 무대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연극이었을 것이다. 언제 어디에서 그리스 극단이 선보이는 그리스 비극에 관한 연극을 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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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밖에도 대학로소극장축제에서는 지역 초청 공연, 종로구 연계 공연 등 다양한 연극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300석 미만의 민간 소극장 활성화를 지향하는 ‘대학로소극장축제’가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던 까닭은 이처럼 다양성의 지향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 느꼈다. 무조건 대학로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공연들로 구성한 것이 아닌, 지역 곳곳의 우수한 작품과 동시대의 해외 예술가들을 만나볼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페스티벌이다. 이는 곧 대학로 소극장이 겪는 문제를 소극장에서만 해결하려는 것이 아닌, 외부로 시선을 돌려 그로부터 답을 구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장르의 도입, 소극장 밖의 작품을 소개 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계속해서 시도하는 것이다.

 소극장이 처한 현실은 더이상 연극계의 문제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자본에 관한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그렇기에 소극장은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하면서 현실의 위기로 부터 벗어나야 한다. 따라서 예술가와 관객, 작품은 서로 대학로, 소극장, 연극의 관계처럼 불가분의 관계가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대학로소극장축제'는 그 사이에서 구심점이 되어 모두를 연결시킬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계속해서 존재해야 한다. 부디 내년에도 다채로움으로 무장하여 소극장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다가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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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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