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ject 당신/ 특집 ] 04. 이건 정말 영원하지만 영원하지 않은 거거든요 : 타투이스트 Pitta

글 입력 2017.09.2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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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當身)

1. 듣는 이를 가리키는 이인칭 대명사
2. 문어체에서, 상대편을 높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


"이건 정말 영원하지만 영원하지 않은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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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ject 당신 >이 만난 첫 번째 외부인. 피타Pitta. 인스타그램으로만 접했던 ‘당신’의 흥미로운 작업들에 대해 직접 물을 기회가 생겨 설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인터뷰 팀원 모두 타투의 세계에 발도 들여 본 적 없는 새하얀(?) 몸뚱이들인데 준비한 질문들이 과연 어떤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문래동 작업실로 향하는 발걸음 속에 조금은 주눅 드는 감정도 있었던 것 같다.

‘Unionway Krew’ 앞. 흰 라인들로 가득 채워진 검은 문 앞에 도달하자 그제야 앞으로 나눠야 할 대화가 어떤 모습일지 알 것 같았다. 저 선들을 상상하고, 그리고, 칠하는 ‘당신’이 누군가에게 그림을 각인시키는 모든 과정들에게 대해서 우리는 ‘들으러’ 찾아 온 것이다. 어디든 도달하고 싶은 미흡한 질문들을 완성시켜 줄 ‘당신’의 이야기들을 말이다.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초인종을 누른다. 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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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인사이트 구독자분들이 알 수 있도록 일단 자기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릴게요!
  
저는 ‘Badhands Tattoo’라는 크루에서 타투이스트로 작업을 하고 있는 ‘피타Pitta’입니다. 예명으로 쓰고 있는 ‘피타’의 의미를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예전에 친한 사람들이랑 크루를 만들었어요. 그땐 가죽공예도 했었거든요. 그래서 ‘pitta leathers’라는 걸 먼저 만들어서 시작을 했는데, 인스타 계정을 그냥 피타라고 하면 크루가 되니까, pitta에다가 제 본명 말고 집에서 부르는 이름 이니셜 kkm을 붙였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제 앞글자만 불러서 이렇게 이름이 됐네요. 

그냥 사전적인 의미로 첫 번째는 피타 브래드라고 빵 이름이고, 두 번째는 팔색조라는 뜻이거든요. 제 작업 스타일이랑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이 이름을 쓰면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활동하고 있는 크루에 대해 잠깐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냐면요. 원래 대표님 형들 2명이 계셔요. ‘유니온웨이Unionway’라고 하드코어 펑크 락 레이블 대표 형들이 ‘Badhands’라는 타투 팀을 만든 거예요. 그래서 일본에도 ‘Badhands’가 있어요. ‘유니온웨이Unionway Japan’도 있어서.
  
- 타투이스트로는 언제부터 활동하셨나요? 타투 작업을 해봐야겠다, 하고 이 직업에 매력을 느낀 계기가 있었을까요?
  
처음 사람한테 해본 것은 2015년 4월. 그런데 제가 작업을 초반에 많이 해서 실력이 빠르게 늘 수 있었던 건 그 기간에 친구들이나 형들 가운데서 저를 믿고 받아준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하루에 4개씩 하고 5개씩 하고 그랬어요. 이걸 해봐야겠다, 하고 결심한 때는 제가 기억력이 안 좋긴 한데.. 제가 예고를 나왔거든요? 17살 때 피어싱, 타투, 이런 ‘바디 수정(body modification)’이라고, 신체 개조와 관련된 큰 카테고리가 있는데 거기에 빠지다 보니 타투가 너무 예쁜 거예요. 그래서 타투도 할 수 있고 작가도 됐으면 좋겠다 했는데.. 작가 현실에 관해서는 너무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낀 게 있다보니 포기를 했고 그러면서 타투이스트를 해야겠다, 하고 계속 꿈을 갖고 좋아하고 그랬죠. 그러다가 타이밍이 맞물려서 바로 작업을 배워서 시작하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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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모습은 이곳 사람들과 너무 잘 어울렸다. 하드하면서도 리드미컬한 음악 덕분에 눈앞에 펼쳐진 여러 도안들이 유쾌하고 더 감각적으로 보이는 것 같았다. ‘당신’과 ‘당신’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어떻게 작업을 진행하는지 더 궁금해졌다.
  


- 피타님이 생각하시기에 타투가 새겨졌을 때,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신체 부분이 있나요?
  
딱히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것 같은데 그냥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엄청 청순한 여성분이 긴팔을 딱 걷었는데 빽빽하게 문신이 있어도 멋있을 수 있고 남자 분인데 뭔가 여리여리한 분위기의 것을 해서 멋있을 수도 있고. 다 그럴 수 있는 거라서 딱히 어느 부위가 타투가 있어서 아름답다,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네요.
  
- 작업하기에 편한 부분은 어디인가요?
  
팔이나 다리? 그쪽이 쉽죠. 편하고. 몸통 같은 경우엔 숨 쉬고 그러면 살이 자꾸 늘어나요. 작업 할 때는 피부를 당겨서 팽팽하게 하고 해야 하는데. 그러니까 손님도 되게 많이 아파하고 움직이고 힘들어하죠. 그리고 여성분들도 몸통에 받는 경우가 많은데 전 남자니까 불편한 경우가 있죠. 아무래도 터치하기가. 왼손으로는 텐션을 잡아야 하는데 왼손이 가슴 쪽인 경우가 있으면. 사실 저는 아무렇지 않거든요. 원래 전공이 조각이어서 누드모델도 엄청 많이 봤고 별 생각이 없지만 그래도 배려하는 차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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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당신’의 작업들을 보며 심심찮게 나왔던 말이 있다. ‘한국화 일러스트 같애. 굳이 타투가 아니더라도 벽에 걸어놓을 법한 그림이야.’ 채운(彩雲)과 같은 고풍스러운 문양들. 탱화가 연상되는 선명한 오방색. 그러나 또 한편으로 단지 민속적이고 옛 것 같다는 느낌이 아니라 상당히 재치 있고 현대적인 관점이 돋보이는 것들이었다. 매번 제한적인 색을 사용하는 데도 작품마다 일관성은 보이지만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신기하기도 했고.



- 동양적, 특히 한국적인 패턴과 색감이 인상적인데 본인만의 스타일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요? 
  
구름이죠. 제가 맨날 쓰는 거다 보니까. 다른 거로는 색감 같은 거? 색도 제가 보라색을 아예 안 쓰거든요. 제 그림엔. 탱화 같은 거에서도 그러다 보니까. 무조건 오방색을 쓸려고 하는데. 그래서 되게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긴 해요.
  
- 이미지적인 영감은 보통 어디서 얻나요?
  
원래 예전부터 불교미술을 좋아했어요. 작가가 되고 싶었던 것도 그런 쪽으로 작업을 하고 싶어서였고. 그래서 단청이나 탱화 같은 거 많이 보고 따라 해보고 지금도 막히면 그런 걸 많이 보거든요. 그래서 보통 영감은 다 그런 쪽으로 얻어요. 조리개나 전통 악세사리에서도 동양적인 패턴이 있으니까. 거기서도 영감을 얻죠.
  
- 애니 캐릭터나 클림트 작품, 르네 마그리트 작품 같은 것도 패러디하시던데 되게 인상 깊었어요.
  
그것도 원래 작가 되고 싶었을 때 생각해놨던 도안들이에요. 예전엔 히어로물을 불상화시켜서 신격화하는 것도 생각했는데 솔직히 요즘 현대미술에서 그런 건 되게 진부한 사고방식이죠. 무튼 그런 식으로 계속 서양 거랑 동양 거랑 합치는 걸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많이 시도해 본 것 같아요. 바꾸는 게 일단 재밌는 작업이기도 하고, 사람들도 원래 알던 그림을 새로운 스타일로 패러디가 되는 걸 좋아하니까.
  
- 피노키오나 제리처럼 피타님의 스타일로 재창조한 도안이 재밌었는데 '이건 꼭 내 방식대로 바꿔 보고싶다.' 하는 캐릭터 내지는 도안이 또 있을까요?
  
그거 안 한지가 오래되긴 했는데 디즈니 캐릭터를 많이 해보고 싶었어요. 근데 디즈니가 그런 쪽으로 많이 예민하니까 마음을 접고. 된다면 디즈니 캐릭터를 재밌게 해보면 좋을 것 같네요.
  
- 작업 초기와 현재를 스스로 비교해 봤을 때 달라진 점과 앞으로 더 보완하고 싶은 점이 있을까요?
  
라인이 가늘어지고 디테일이 많아졌어요. 그냥 실력 자체가 늘었죠. 그런데 방향성은 항상 같았던 것 같아요. 한국적인 소재를 이용하는 거. 그때는 지금이랑은 다르게 쓰긴 했는데. 그때는 한국적인 소재 자체만을 중요하게 썼다면 지금은 좀 더 제 스타일을 녹여 표현하는 걸로 바뀐 것 같아요. 보완할 점은 계속 스타일을 바꿔나가고 싶다는 것? 근데 손님들이 지금 스타일을 좋아하니까 딜레마가 좀 있죠. 손님의 경우엔 저한테 그거 하나 받는 거지만 저는 비슷한 작업을 계속 반복하는 거니까. 아무래도 계속 (기존의 것으로) 돌아가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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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작업에 대한 우리들의 연이은 호의와 호기심 어린 눈빛에 상당히 쑥스러워하는 듯 보였다. ‘피타pitta’라는 이름을 알고 여길 찾아오는 손님들은 이미 충분히 ‘당신’의 그림을 찾아보고 좋아해서 오는 사람들일 텐데. ‘당신’과 소통했던 손님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도 물어보고 싶었다.



- 작업은 보통 어떻게 진행되나요? 피타님이 하고 싶은 대로? 아니면 꼼꼼한 디테일적인 주제도 손님들의 의견을 받나요?
  
그냥 케이스 바이 케이스에요. 손님에 따라서. 세세한 부분까지 다 말을 해서 ‘해주세요’ 하는 사람도 있고. 위치, 사이즈, 디자인까지 다 맡기는 경우도 있고. ‘알아서 해줘’ 하고. 외국인들이 보통 그러는데 제 의견대로 가는 경우가 더 많기는 해요. 그렇게 한 게 반응도 제일 좋고. 이건 제 그림이고 제가 잘 할 수 있는 건데 사족이 계속 들어가면 제가 최선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게 바뀌게 되잖아요. 그래서 선호하지는 않아요. 그러면 점점 제 작업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일로 바뀌는 것 같고 재미도 없고 부담도 되고. 우선은 거기서 손님이랑 트러블이 생기는 거니까요. 그래서 외국인 손님들이 상대적으로 더 편해요. 어떤 경우엔 소재도 정해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어요. 클림트 작업도 손님에겐 첫 타투였는데 제가 하고 싶은 거 하라고 그래서 그냥 그려 드렸죠. 그런 게 많아요. 제 그림이 기존에 있던 스타일이 아니라서 더 그런 것 같긴 해요. 만약 레터링 작업을 많이 했다면 글씨체 하나 하나 손님의 입김이 많이 컸을 텐데 그런 게 아니라서. 그래도 정해진 소재 안에서 계속 하게 되는 건 있죠. 동그라미 계속 들어가고. 손님이 그걸 하고 싶다고 하면 그 플랫폼 안에 갇혀서 최선을 다 해야 하는 거니까.
  
-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을까요?
  
사연이 기억 남는 건, 독일에서 온 친구인데 그 친구가 (한국을) 떠나기 며칠 전이었어요. 첫 타투를 저에게 받고 싶다고 찾아오셔서 작업을 하는데 어떤 분이 애기를 데리고 왔는데 애기가 계속 우는 거예요. 작업 내내. 너무 시끄럽기도 하고. 거치대 나사가 풀려서 계속 삐그덕 삐그덕 거리고. 이런 저런 상황이 계속 생겼어요. 너무 미안했죠. 첫 타투인데 너무 미안하다고 그랬더니 손님은 괜찮다고 하면서 작업을 잘 끝냈어요. 팁까지 주시고. 어쨌든 옆에서 제가 재밌게 하려고 노력한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그 손님은 그런 상황들이 펼쳐지는 거, 한국에서의 기억을 담아 가는 거 자체를 좋게 생각 해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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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 인터뷰팀이 인터뷰이에게 꼭 요청하는 것이 있어요. 질문릴레이라고 하는데 다음 인터뷰이가 누가 될지는 비밀로 해두고, 그냥 막무가내로 떠오르는 질문 하나 해보도록 시키거든요! 이전 인터뷰이는 '고양이 좋아하세요?'라고 물었어요. 여기에 답변 해주시고 피타님도 아무렇게나 질문 하나 던져보시면 됩니다!
  
어, 저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서. 그래도 고양이 좋아해요, 좋아하는데. 얼마 전에 알았어요. 알레르기 있는 거. 개냥이 같은 아이가 다가오길래 만졌더니 갑자기 두드러기가 이후가 막올라오더라고요. 어, 그리고 다음 인터뷰이에게 질문은. (뜸을 들이더니) “살면서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 음, 다음 인터뷰이.. 상당히 답변을 힘들게 준비하셔야겠어요. 그럼 마지막으로 타투의 매력을 한 마디로 정의해 볼 수 있을까요?
  
한 마디는 좀 힘들고.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은데. 먼저, 타투에 의미를 담는 분 있잖아요. 레터링이나 좋아하는 것을 그림으로 남기는. 그런 식으로 의미를 담는 것도 좋겠지만. 그냥 ‘받는 것 자체’도 남는 게 있어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타투를 받고 그 사람이랑 했던 대화들, 그 날의 분위기, 날씨 이런 것들이 기억이 남는 거니까. 기록적인 의미가 있고. 작업자로서 봤을 때는요. 이걸 한 예술의 장르로 본다면, 살아서 움직이는 '그림' 혹은 타투가 여러 개일 경우엔 '미술관'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타투 여러 개를 해줬던 손님이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 외국으로 가게 되고, 그리고 누군가가 타투를 보고, 그 타투 누가 작업 한 거냐고 물을 수도 있잖아요.
  
그리고 이런 말 많이 하는데. 이건 정말 영원하지만 영원하지 않은 거거든요. 받은 사람 주체로 봤을 때는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가는 거라 영원한 건데, 죽으면 이건 없어지는 거잖아요. 남는 건 사진. 그래도 살아있는 사람 몸에 있는 거랑은 다른 거니까. 다른 예술 작품은 보관이 가능한데 이건 그렇지 못하잖아요. 타투는 살아있는 사람한테 하는 거니까. 그런 것에서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 진짜로 마지막으로. 타투에 관심은 많은데 심리적인 진입장벽이 높아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게 해줄 말이 있을까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 그런 게 걱정이 된다면 조그만 거라도 안 보이는 곳에 해보면 되는 거니까 딱히 부담 가질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한국이 편견이 좀 심하니까 눈치가 보일 수 있긴 한데 타투 있다고 나쁜 사람 아니고 타투 없다고 착한 사람 아니거든요. 그런 짤방도 있잖아요. 진짜 깡패는 타투를 입는 게 아니고 수트를 입는다고. 외국은 정말 경찰, 의사, 군인, 장교, 다 해요. 별거 아니에요. 유모차 끌고 다니는 아줌마한테도 있고. 한국에서는 타투에 되게 큰 의미부여를 하는 편이기도 하고 마치 이게 음지에 있고 밝혀지면 안 되는 것인 것 마냥 그런 이미지가 강한데, 저도 타투 많은데 그렇다고 머리가 나쁘거나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인 것도 아니거든요. 다 그냥 편견인 거니까. 

그리고 손님을 그냥 돌려보내는 경우도 많아요. 아무 생각 없이 오는 사람들이요. 제 그림이 좋아서 제 그림 받으러 오는 사람들 말고. 레터링 같은 경우엔 글귀도 안 정하고 오는 분들도 많고 부위도 안 정하고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경우엔 좀 더 고민하고 오라고 해요. 타투는 아무리 늦게 받아도 늦는 거 아니고. 첫 타투 고민하시는 분들, 충분히 고민하고 충분히 생각하고 해도 늦지 않는다는 거죠. 그리고 자기 몸에 돈을 좀 안 아꼈으면 좋겠어요. 비싸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물론 비싼 것도 사실이죠. 하루에 그 정도 금액이면요. 그런데 평생 남는 건데 검증되지 않는 사람에게 가서 후회하고 그럴 바엔 좀 더 고민하고 알아봐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고 평생 남을 예쁜 거 받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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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말이었지만 ‘당신’은 목표가 있다고 그랬다. ‘한국 타투’라고 했을 때 여심을 저격할 만한 세밀하고 여린 감성 디자인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레즈미나 올드스쿨처럼 한국 전통적인 정체성을 해나가고 싶다고. 시종 수줍은 모습으로 일관했는데 인터뷰 끝 무렵에 ‘당신’이 우리에게 보여주었던 타투에 대한 철학은 사뭇 강단지게 느껴질 정도였다. 마치 이미 그 목표가 시작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모든 대화가 끝나고 문래동을 빠져나오는데 저녁 하늘이 꽤나 근사했다. 번진 그림처럼 말이다. 내 몸에 남길 수 있는 저런 색깔이 있다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당신’ 덕분에 앞으로 누군가의 타투를 봤을 때, 그 누군가의 ‘미술관’에 대해서 흥미로운 대화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영원하지만 영원하지 않은 많은 것들을 언급할 때도 ‘당신’의 선명한 그림들을 떠올릴지도.








[김해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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