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ring Heart] 멀리 갈 것 없어요
그저 일과를 조금만 비틀면 일상은 충분히 다르게 느껴진다.
글 입력 2017.09.2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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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갈 것 없어요illust. by 정현빈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네다섯 정거장만 벗어나니 해방촌이 보였다. 버스에서 내려 십여 분만 걸으니옛 서울을 떠올리는 낮은 건물들과 정감 어린 벽돌집들이 보였다. 개성을 뽐내는 이국적인 간판들과 세련된 카페들 또한 구석구석에서 나를 반겼다. 골목의 작은 카페에 들어갔는데,그 곳은 세탁소를 겸한다고 했다. 가지런하게 놓인 세탁 세제와 섬유 유연제들, 가끔씩 지나가는 자동차 외에는 고요한 길거리. 바쁘게 돌아가는 활기찬 캠퍼스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이 모든 것은 수업이 끝난 후 겨우 삼십 분 안에 일어난 일이었다. 고작 처음 가보는 카페 하나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는데, 나는 지금까지 뭐가 그렇게 급해서 집-학교만 바쁘게 오가는 생활을 했던 걸까 싶었다. 일상 탈출이라는 건 생각보다 거창한 일이 아니었다. 강조한 하찮은 조사들과 부사들이 보여주듯, 그저 일과를 조금만 비틀면 일상은 충분히 다르게 느껴진다.[정현빈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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