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오디션: 내 꿈의 엔진이 꺼지기 전에 [뮤지컬]

글 입력 2017.09.1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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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히 기억한다. 중학교 2학년의 여름 방학, 음악 선생님께서 내주신 숙제로 생전 처음 뮤지컬을 봐야 했다. 모든 것을 가정과 학교에서 정해주던 시기, 우리는 몇 안 되는 우리의 선택으로 < 오디션 >을 택했다. 지금 생각하면 아마도, 가정과 학교 다음으로 우리의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돈’에 의한 결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당시 < 오디션 >은 우리가 흔히 뮤지컬을 떠올릴 때의 규모에 비해 아담하고, 우리의 지갑을 무안하지 않게 해줄 가격이었다.
 
그렇게 처음 뮤지컬이라는 것을 보게 됐다. 옆에서 보면 아마 작은 눈을 크게 뜨고, ‘눈을 떼지 못하다.’는 말을 성실히 이행 중인 촌스러운 중학생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눈앞에서 배우들의 호흡을, 대사를, 노래를 듣는다는 것은 열다섯 촌스러운 소년에게 지금껏 알지 못한 두근거림이었다. 그 시절 스마트폰이 있었다면 숫기 없던 소년은 공연이 끝난 후 용기를 냈으리라. 소중한 시기에, 역시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신 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
 
1년 후, 수영을 다니던 스포츠센터의 본관 건물에서 < 오디션 >이라는 이름을 다시 마주쳤다. 그 전까지 충무아트홀을, 나는 그냥 수영장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친구에게 호들갑을 떨어 함께 했던 재관람은 처음의 감동에서 조금도 옅어지지 않았다. 2008년 혹은 2009년, 언제였는지 이제는 기억이 흐릿해졌지만 관람 후 음원을 다운받고, 꽤 오랜 시간 그 음악을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새 그들을 잊고 지냈다.
 
문화초대 연락을 통해 그 이름을 확인했을 때 느낀 감정은 반가움이었다. 잊고 지낸 오랜 친구의 소식을 들은 것 같았다. 아직 하고 있구나. 여전히, 아니 놀라울 만큼 인기 있었구나. 반가움 다음은 안도였다. 뮤지컬의 이야기 때문이리라. 꿈을 찾아 모인 이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결국 그 결실을 함께 하지 못하는, 기분 좋은 로맨틱 코미디는 아니지만 숱하게 많은 우리의 이야기. < 오디션 >과 ‘복스팝’에 감동했던, 꿈 많던 소년은 이제 그들의 나이가 되어 ‘나’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어서 오랜 친구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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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오디션 > 공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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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오디션 > 공연 사진



상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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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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